가족 앨범을 보다가 아이들의 어릴 적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성인이 된 아이들이 이렇게 조그마한 때가 있었다니. 그때로 돌아가 작고 귀여운 애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육아에 전념하며 고단하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이 잠자는 밤이 되는 게 좋았었다. 내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빨리 커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살았다.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있었던 일이다. 밤에 잠을 안 자고 자꾸 말을 시켜서 그만 자라는 뜻으로 내가 “안녕 잘자.”라는 말로 말하기를 끝내려고 하자 아이가 화가 난 말투로 대답했다. “안녕은 개뿔.”이라고. 그 당시 ‘개뿔’이란 말이 유행이어서 아이가 티브이를 통해 들었나 보다. 그러고 나서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엄마 내 꿈 꿔.”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난 “응.”이라고 대답은 했지만 맘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하루 종일 너한테 시달리느라 피로한데 꿈속에서 또 만나자고? 싫다 싫어.'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였다. 나와 함께 있는 걸 가장 좋아하고 나와 떨어져 있는 걸 가장 싫어했던 그때. 지금 생각하면 그리운 시간이다. 타임머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그 시간 속에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

 


  그리운 날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땐 행복한 줄 몰랐다는 점이다. 지나고 나서야 그게 행복임을 알게 된다.(3.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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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글 하나 썼습니다.
속 시원히 말해 주지 않는 답답한 사람처럼 속 시원히 비가 내리지 않는 장마철 2020년 7월 7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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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7-07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07 23:05   좋아요 1 | URL
저도 안녕은 개뿔, 이란 표현이 재밌어서 그 당시 친구들에게 많이 얘기해 줬어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한 밤, 잘 주무세요. 어젯밤엔 잘 때 추웠어요.
감사합니다.

잘잘라 2020-07-07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싱겁지 않습니다. 아주 상큼해서 생긋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07-07 23:09   좋아요 0 | URL
싱겁지 않아 다행입니다. ㅋ 화요 단상을 쓰려고 계획했는데 아무래도 매주 화요일마다 글을 올릴 자신이 없어서 그냥 페크의 단상, 이라고 했죠. 화요일마다 쓴 게 3회째네요. 과연 계속 쓸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제 능력을 실험 중입니다.ㅋ

이 글은 쓰고 보니 너무 시시해서 올리지 말까, 하다가 다른 글감은 생각나지 않고 외출은 해야 하고 화요일이라서 그냥 올렸답니다. 상큼하단 표현은 과찬~~!!
감사합니다. 응원으로 알겠습니다.


moonnight 2020-07-07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조카아이가 과묵한 중학생이 되고보니, 왜? 왜 그런 거야? 고모 나 봐봐 이거 같이 하자 하며 재잘재잘 시끄럽게 굴던 때가 너무너무 그리워요ㅜㅜ 그 때 내가 더 잘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크고ㅠㅠ 너무 빨리 자라지 말라고 부탁했건만-_-;;
고모도 이런데 엄마 맘은 어떠시겠어요. 토닥토닥 ㅠㅠ;

페크(pek0501) 2020-07-07 23:13   좋아요 0 | URL
조카는 정말 예쁘죠. 어쩌면 친자식보다 더 예쁘다고 느낄 수 있어요. 자식은 늘 옆에 끼고 있어야 해서 예쁘고 귀엽다는 생각보다 힘들다고 느끼며 키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 정말 작고 귀엽더라고요. 그 시절로 돌아가 놀아 주고 싶은 거예요. 이젠 키가 훌쩍 커져서 저보다 더 커요.
아이는 정말 빨리 커요. 무럭무럭 자라요. 그런 거 보면 우리 어른이 늙지 않는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07-07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은 그때 잘 모르고 시간이 흐르고 그때가 좋았다 하기도 하죠 아니 사람은 다 아주 안 좋은 일 빼고 지난 일은 다 좋게 느끼는 듯도 합니다 그걸 생각하고 지금 좋은 걸 느끼자고 하기도 하지만, 그게 마음먹은대로 안 되기도 합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할 일이 있는 것도 좋은 거죠


희선

페크(pek0501) 2020-07-08 21:25   좋아요 1 | URL
그래서 시간이 마술을 부린다고 하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과거의 일이 다 좋게 여겨지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서요.

요즘 책에 많이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가 ‘지금, 여기에 충실해라‘ 인 것 같아요.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있는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죠. 나중에 그때가 좋았는데 하지 말자는 뜻도 될 듯하네요.

밤 공기는 시원해서 아직 견딜 만한 여름입니다. 좋은 여름날이 되시길 빌어요.
고맙고요...

서니데이 2020-07-11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는 오지 않는데 흐리고 눅눅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토요일 저녁시간이 되었어요.
더운 저녁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13 13:47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 오늘은 비가 온답니다. 지금도...
어젠 비가 조금씩 내려 우산을 쓰고 두 시간 가량 걸었어요.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듣기 좋았어요. 걷다 보니 한강이 나오더라고요. 한강을 눈에 실컷 담고 다시 걸어 돌아왔어요. 덥지 않아 비 오는 날 걷는 게 더 낫더라고요. 폭우라면 곤란하겠지만...

뜨거운 커피가 당기는 날이에요. 커피 한 잔 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