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귀신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지음,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6학년 1학기 읽기 책 다섯째 마당, 더 나아가기에 '수학 귀신 이야기'란 제목으로 실려있다.  수학을 싫어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는 로베르트가 꿈 속에서 수학귀신을 만나는 이야기다. 날마다 연속적으로 꿈 속에서 만나는 메뚜기 정도 크기의 수학귀신을 통해 수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갖게 된다는 아주 모범적(?)인 책이다. 수학귀신이 화가 나면 점점 커진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나도 우리 애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다빈치 코드'에 나온 피보나치수열과 황금비율을 쉽게 알아 먹었으니까 좋은 책이다. ^^

수학을 싫어하는 우리 애들에게 이 책을 사주지 않고 학교 도서실에서 빌려다 준게 아주 후회된다. 집에 있었으면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 보았을 텐데, 빌려다 봐서 일회성으로 끝나 수학을 좋아할 기회를 박탈한 게 아닐까~ 살짝 후회된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 책으로 수학을 좋아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 막내가 읽기 책에 로베르트에게 쓴 편지를 보면, '꿈 속에서 수학귀신을 만나 공짜로 수학과외를 받은 네가 부럽다. 내 꿈에도 수학 귀신이 나오면 좋겠어. 수학 귀신이니까 설명도 아주 잘 할거잖아. 넌, 정말 땡 잡은거야!'라고 써 놓았다. ^^

이렇게 수학귀신을 만나 땡 잡은 책이라면, 특히나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조금은 흥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추천한다. 6학년 1학기에도 상당 부분이 실려 있으니, 6학년 올라갈 아이라면 먼저 읽기 책을 읽고 관심있어 한다면 사 주어도 좋을 것이다. 컬러플한 삽화도 재미있고 수학적 용어와 공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수학교과서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초등 5,6학년이상 중학생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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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13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보림이도 읽긴 했는데 다시 읽으라고 해야 겠습니다. 재미있어 하네요.

순오기 2008-01-14 01:00   좋아요 0 | URL
수학, 우리 애들 모두 머리 아파하지만 이 책은 제법 재미있게 봤어요.

꿈꾸는잎싹 2008-01-1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딸이 6학년 때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가 좋아하니, 저도 즐겁다군요.

순오기 2008-01-15 13:37   좋아요 0 | URL
큰딸이 지금 중학교 몇학년이야요? 아님 고등학생인가? ㅎㅎ
우리 아이도 이 책만 좋아했지 수학은 좋아하지 않아요. 지금도...

꿈꾸는잎싹 2008-01-1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2학년입니다.3학년 올라가요.^^
아드님과 비슷할 겁니다.아마도..

순오기 2008-01-16 01:45   좋아요 0 | URL
중3 올라가면 같은 학년이군요. ^^ 공통점에 친근함이 더 생기네요.
 
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999년 12월 20일에 초판 1쇄를 찍었는데, 10년도 안 되어 105쇄를 찍었다면, 보통 1쇄를 2~3천부 찍는다면 엄청난 반응이다. 이 책은 이름만 들어도 끄덕이는 '황선미'작가가 저학년을 위해서 쓴 책이다. 초등 1학년이 끝날 시기부터 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어쩌면 초등선생님들을 위해서 쓴 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선생님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손꼽는 이유를 독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번에도 저학년 아이들에게 줄 상품으로 구입했는데, 책표지가 인쇄된 '알림장'이 덤으로 따라왔다. 알림장을 쓰는 1~2학년들이 아주 좋아했다. 애들도 역시 덤에는 약한가 보다.ㅋㅋ 요즘 문화상품권 5천원짜리 하나 갖고 살만한 책도 없고 영화 한편 보기도 어렵지만, 이 책은 5,2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라 책 한권 가볍게 선물하기엔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내가 다독아 상품으로 이용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초등학교에서는 해마다 저학년을 위한 추천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그만큼 읽은 독자도 많고 공감을 받는 책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방학 전에 한 챕터씩 아이들한테 읽어주었는데, 내용을 다 알면서도 좋아했다. 자기들이 읽는거와 누군가 읽어줘서 듣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라, 책을 읽어주면 좋아하는 것 같다. 음,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인기있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이 책 읽어주기가 다 끝났을 때, "선생님이 책에 나온 선생님이랑 닮았어요."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를 치기에, 내가 애들한테 벌을 적용했나 마구 머리를 굴리는데, "안경도 쓰고 생김도 비슷한데, 살만 조금 빼면은요!"라는 말로 나를 넘어가게 했다. 헉~~녀석들 ^^

어머니독서회에서 1월 첫 토론도서로 '황선미 읽기'로 정했기에 여러 작품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나쁜 어린이표'에 대한 엄마들의 반응도 역시, 선생님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다. ^^ '상과 벌'을 얼만큼 어느 선까지 활용하는 게 적절한지는 모든 선생님과 엄마들의 숙제일 것이다. 나도 다 큰 중학생 아들녀석에겐 상과 벌을 적용하고 있으니 참 난감한 문제다.

노란색의 '나쁜 어린이표'를 네 장이나 받은 건우와, 딱 한 장을 처음 받고도 울먹이는 경식이를 보면서 충분히 그애들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저학년 교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처음 학교를 보낸 엄마들이 가장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력장, 기능장, 선행장 스티커를 10장씩 모으면 표창장을 주고, 표창장을 많이 받으면 또 학교에서 주는 금뺏지를 받는다. 우리 삼남매도 초등학교 때 받은 금뺏지가 장식장 속에 보관돼 있다. 사실 이런 제도를 선생님도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는데, 줄기차게 이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들이 애들을 관리하기에 편하니까, 어찌보면 가장 공정할 것 같아서 이용하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어떤 제도에도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지만, 이것 만큼 확실하게 드러난 부정적인 면이 많음에도 애용(?)되는 제도가 또 있을까? 아이들과 소통하고 좋은 학습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들이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건우가 선생님 책상에 있는 '나쁜 어린이표'를 가져다 변기에 버린 그 마음... 가슴이 짠하면서 이해된다. 또 선생님이 부당하거나 아이들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나쁜 선생님표'를 하나씩 주며 수첩에 적어나가는 건우를 보면, 선생님이 아닌 엄마 입장에서도 섬뜩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이들도 나쁜 선생님이나 나쁜 엄마라고 소리치고 싶을 때가 왜 없을까? ㅠㅠ

자꾸만 벌을 받고 나쁜 어린이표를 받는 건우를 보며 뭐가 문제인지 선생님께 여쭤봐야겠다는 엄마에게, "나에 대해서 왜 선생님한테 물어야 돼? 나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엄마도 나를 알잖아?"라고 하는 건우의 말은 어른 독자들이 곰곰 씹어봐야 할 말이다. 이 책처럼 '나쁜 어린이표'를 쓰는 선생님은 안 계시겠지만, 부정적인 의미의 스티커를 받거나 부정적인 말을 들은 아이 마음이 어떨지 헤아리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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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1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었는데.....차라리 착한 어린이표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순오기 2008-01-14 01:02   좋아요 0 | URL
그러죠, '나쁜 선생님'표를 주는 건우의 수첩을 본 선생님이 뜨끔하면서 아이들 기분을 이해했겠죠! ^^

2008-01-14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잎싹 2008-01-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책이지요.
저도 물론 재미있게 읽었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저 서재분위기 좀 바꿨어요.헤헤^^

순오기 2008-01-15 13:38   좋아요 0 | URL
서재 구경하러 갈게요~~~~숑===333
 

작년이었나요? '연리지'라는 영화가 있었죠. 저는 그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고요~~

지난 가을(10.15) 어머니독서회원들과 화순 운주사와 나주의 불회사로 가을 여행을 갔었죠. 전에 운주사는 와불 사진만 올렸었고, 이번엔 부처가 모인다는 '불회사' 진입로에서 보았던 '연리목' 사진을 올려보려고요. 불회사는 다른 곳에 비해 단풍이 늦게 든다는데 그때 예쁘게 단풍이 들기 시작했고, 절 마당엔 코스모스도 피어 있었죠. 자~ 일주문을 들어서면 세속과는 단절해야죠~~^^







연리지는 가지가 한 몸이 된 것이고, 연리목은 나무의 밑둥치가 한 몸이 된 것이라는군요. 처절한 몸부림인지 그리움인지 모르지만, 너무나 리얼해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는데...... 연리목이나 연리지를 '사랑나무'라 한다는데, 아마도 생존을 위한 동거 아니었을까? 바위 아래 부분을 찍은 사진은 흔들려서 못 올리고...  야한 페이퍼라고 혼날까봐 겁나고, 새해 벽두부터 이런 거 올린다고 뭐랄지 모르지만, 살청님이 올린 사진을 보고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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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1-1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리지와 연리목이 그렇게 다른 것이군요.
전 실제로 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 와, 신기해요~

순오기 2008-01-13 01:58   좋아요 0 | URL
앗, 안 주무시고 님도 밤마실이에요? ^^
저도 몰랐는데, 이웃집 언니가 불회사 입구에 있다는 걸 알고 인터넷 검색해 왔더라고요. 다들 감탄하며 감상했었죠~~~

세실 2008-01-1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해 향일암에도 연리지가 있습니다. 보면서 참 신기해 했었는데....
자연의 신비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순오기 2008-01-14 01:0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몇 곳에 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저도 처음 봤어요. 자연의 신비가 새삼 놀랍죠!

마노아 2008-01-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의 비틀린 사람 이미지가 같이 떠올라요. 한계절 전의 모습이네요. 바람 내음이 나요. ^^

순오기 2008-01-14 20:20   좋아요 0 | URL
살청님 비틀린 사람 이미지와 살청님 서재에 올린 사진...그걸 보며 생각났거든요.
지난 가을의 일인데도 벌써 오래 전 일 같아요. 바람내음~~~~흠~~~~~! ^^

전호인 2008-01-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고향에는 연리지가 많습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쪽에 많습니다. 특히 저희 동네(괴산 청천 송면리)에도 연리지(소나무)가 있답니다. 글구 저희 선산(가족묘)의 단풍나무 또한 연리지로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처음 인것 같네요.
첫방문에 사랑이란 글을 접하게 되어 더욱 즐겁군요.
즐찾하고 갑니다.

순오기 2008-01-15 02:0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전호인님!
저는 님의 서재에 마실도 가고 자주 뵈었는데, 인사는 처음인 것 같군요. 꾸벅^^
좋은 동네에서 사시네요. 소나무, 단풍나무 연리지도 보고 싶고...즐찾도 감사합니다!
 
대양에서 꿈틀대는 우리 아이들의 꿈
미혼모가 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BF, 베프 - 우리 청소년들의 현주소
호기심 - 10대의 사랑과 성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 창비청소년문학 6
김리리 외 지음, 김경연 엮음 / 창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2008년 1월 따끈따끈한 신간도서인 이 책의 표지처럼, 성에 대한 청소년의 조심스런 호기심은 핑크빛이 딱 어울린다. 두근두근 울렁울렁 연분홍빛 사랑을 꿈꾸던 시절을 거쳐, 이제는 내 아이들의 사춘기를 겪어내는 엄마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을 엿보려는 마음으로 '호기심'을 펴들었는데, 어라~~ 내가 보이는 거다. ^^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사랑과 성에 대한 호기심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딸들의 마음이야 내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짐작하지만, 남자의 마음이라 여겨질 아들의 마음은 잘 읽혀지지 않아, 자꾸만 머슴아들의 사춘기와 성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청소년 문학을 기웃거리고 청소년도서를 친구삼게 된다.

나는 단편소설을 차례대로 읽으면, 제목 따로 내용 따로 뒤죽박죽 기억하는 한계 때문에 내 맘대로 골라 읽는다. 특별히 편애하는 작가부터 전작들과 비교하며 의미부여를 해야 비로소 나의 장기기억 창고에 살뜰하게 갈무리된다. 이 책에는 일곱 개의 작품이 실렸지만 수록 순서에 상관없이 호기심이 땡기는 순서대로 보았다.

지난 겨울, 우리 막내한테 사인해주며 사진 찍기도 수줍어하셨던 이용포 작가의 '키스 미 달링' 집중력을 높여주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그 물건이 야한 생각을 하는 부작용이 있다면 판매금지를 시켜야 한다는 시작부터 유쾌했다. 키스데이(6월 14일)가 되어도 17년을 살면서 키스 경험 한 번 없는 나는 반 친구 현서에게 짝사랑을 키운다. '키스미 달링 키스 미 키스미 투나잇' 노래를 들으며 용기낸 녀석을 따라가며 킥킥 웃었다. 숨어 있을 땐 불끈불끈 잘도 화를 내던 녀석이었지만 진영이의 물건 앞에서는 깨갱, 꼼짝을 못했다.(135쪽)는 등 적절한 성 묘사에 내 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얼굴 빨개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키스를 해 봤다고 큰소리 치던 녀석, 졸지에 현서에게 기습 키스를 당하면서 아, 구취제거 스프레이를 뿌려야 하는데......사내녀석의 속내를 밝고 유쾌하게 풀어낸 작가의 솜씨가 좋았다.

작년 1월과 11월 두번이나 만났던 이금이 작가의 '쌩레미에서, 희수'는 수록 작품 중 유일하게 제도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다. 자신의 인생 설계에 따라  얼마 전, 고등학교 2학년에 자퇴하고 혼자 공부하는 작가의 아들이 모델이 되었을 듯 싶다. 그저 부모의 품안에서 조종당하는 청소년이 아나라, 자기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살아내는 희수를 통해 희망을 품고 싶었을 작가 마음이 느껴졌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계획했던 파리, 아를, 쌩 레미에 가겠다고 주유소 알바로 돈을 모은 희수. 드디어 고흐가 마지막 생을 보냈던 쌩레미에서 희수가 보낸 편지를 읽으며, 내 인생에서 조연이 아닌 빛나는 주연으로 살아갈 희수의 미래를 그리며 뿌듯했다.

임태희 작가의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을 읽으며, 우리 아들 또래 사내녀석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다. 아하~ 여자들과는 다른 사내녀석들의 성에 대한 생각, 스킨십을 갈망하고 뻥치고 싶어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쪼다로 불리는 태우가 쪽팔림을 면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가 민희에겐 얼마나 치명적인지 깨닫고, 다시 쪼다로 불릴지라도 해명하며 호기심에 책임을 진 태우가 멋져 보였다. 음, 그래서 민회는 마음을 열고 태우에게 진짜 키스를 해 줬을거라 그려지는 결말... 너무 바람직한 청소년상인가?

박정애 작가의 '첫날 밤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수작으로 꼽을 만하다. 소재의 차별성과 청소년 화자가 풀어내는 전개방식의 참신함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에도 요렇게 당차고 똑똑한 딸이 있었기에, 이 땅의 딸들이 야무지게 세상을 살아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마구 밀려오는 작품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예나 지금이나 '첫날 밤 이야기'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귀 기울이는 소재를 현재에 살려낸 멋진 옛날이야기다. 가끔가끔 칡덩굴 같은 것에 조이고 입속에 새콤달콤한 침이 고이기에, 외할머니의 외할머니 유전자가 오늘의 내게 대물림되는 것이다. ^^

신여랑 작가의 '서랍 속의 아이'는 비교적 무거운 소재다. 성에 대한 관심과 무지에 대책없이 팽개쳐졌던 열두 살, 혹은 열다섯 살 자신을 서랍속에 꽁꽁 처박아두고 닫아버린 아이. 어쩌면 자신은 더러운 아이라는 죄책감에 짓눌려버린 기억으로 현실 적응을 못하는 성인을 위한 이야기로도 읽힌다. 그 또래 여자애들이 성에 대해 관심으로 스스로 저질러버린 경험이 올무가 되지 않도록 이해와 배려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상담선생님이 가슴 뭉클했다. 청소년들은 그들의 서랍 속에 어떤 이야기를 숨겨두고 있을지 마음이 심란해진다.

김리리 작가의 '남친 만들기' 이혜경 작가의 '공주, 담장을 넘다'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이성친구 사귀기로 우정과 오해 등을 풀어내지만, 다른 작품보다 비교적 가볍게 읽힌다. 10대들에겐 가장 큰 관심과 고민거리라 빠져서는 안 될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내게도 콩닥거리던 심장소리가 들릴 것 같던 경험이 있었기에, 내 아이들도 소중한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는 아름다운 10대를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훗날, 추억의 보물창고에서 하나씩 건져올리며 배시시 웃을 수 있는 빛나는 10대를 경험하기 바라며 '호기심'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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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1-12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쟁쟁한 작가들이 모여 만든 청소년소설이라 관심이 갑니다.
거기다가 사랑이야기라니...^^

순오기 2008-01-12 09:10   좋아요 0 | URL
그렇죠? 게다가 우리가 잘 아는 작가들의 신작을 보는 즐거움이 추가됩니다!
뽀송이님, 아들도 이런 생각 하지 않을까 가늠하면서... ^^
 
땡스 투, 30위권 집입!

0연님의 말씀처럼 땡스 투에 미치면 날마다 로그인해서 계정 확인한다는데,

언제 이렇게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보겠나~ 싶어서 흔적을 남겨둔다.


주간 Thanks to의 달인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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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1-12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지난 번보다 몇 계단 더 올라간거죠?!
축하, 축하 드려요~~~

순오기 2008-01-12 09: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지난번에 26위로 올랐던데...많이 올라갔군요.^^

세실 2008-01-1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위라 경이로운 숫자입니다. 축하축하^*^ 아 제 이름은 보이지도 않네요.

순오기 2008-01-12 09:12   좋아요 0 | URL
19위가 왜 19금처럼 보이죠? ㅎㅎ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게 땡스 투 순위겠지요~~~~ ^^

물만두 2008-01-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순오기 2008-01-13 00:01   좋아요 0 | URL
만두님의 축하를 받다니요~ ^^
님은 제가 바라보는 큰나무인걸요!

시비돌이 2008-01-1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순오기 2008-01-13 00:0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보는 님의 흔적 감사합니다.
요즘 많이 궁금했는데요......잘 계시죠?

순오기 2008-01-1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오늘은 16위까지 올랐습니다. 땡스투 누르신 분들께 감사 ^^

순오기 2008-02-0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 순오기 계속 30위 안에서 버티고 있답니다! ^^

순오기 2008-02-05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 순오기 이 이상 올라가긴 힘들거 같아서 남기는 흔적! ^^

순오기 2008-02-1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 순오기 최고의 기록이당! ㅎㅎ

순오기 2008-02-1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 순오기 기록 갱신이다.^^

순오기 2008-02-1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 마노아, 님 반만 따라가야지 했는데~~~ㅎㅎ 바로 뒤에 7. 순오기 가 붙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