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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ㅣ I LOVE 그림책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평점 :
전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보고 열광했던 독자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후속편이다.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질리거나 물리지 않는다. 아기나 어린이에게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하자!^^
이 책은 누구에게 주는 책인지 분명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 하트에 쓰인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에게' 받는 이의 이름을 써 준다면 아기를 비롯한 어린이나 연인이라도 좋을 것이다. 글자를 아직 깨치지 못한 아기들도 자기 이름이 써진 걸 주면 좋아한다.^^ 1편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아가의 신체 부위를 콕 짚어가며 사랑을 표현하고, 아가의 행동을 하나씩 들어가며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후속편인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에서는 조금 더 자란 곱슬머리 아가를 주인공으로 추상적인 사랑을 한 편의 시로 그려낸 예쁘고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아가들이 이런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사랑은 느낌으로 알 수 있으니 괜찮을 듯. 또 추상적 의미는 모른다 해도 그림을 보면 자기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다.
아이에게 묻고 답하듯 읽어줘도 좋다. 아가들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진짜 사랑하는지 안다. 사랑을 감지하는 촉수가 사방으로 뻗어 있어 금세 알아 낸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해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꿀벌이 향기로운 꽃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그림에 진한 배경색으로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활짝 핀 노랑으로 봄 냄새를 좋아하는 곰을 더욱 돋보이는 센스도 발휘했다.
목마른 오리가 시원한 소나기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새가 즐겁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곰이
봄 냄새를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주인공을 확대해 사랑을 고조시킨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가들이 공감할 사랑이다. 이 책에 표현된 사랑 중에서 아가들에게 제일 와닿지 않을까?^^
고양이가 따뜻한 햇볕이 드는
창가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계절을 뚜렷이 감지하도록 시선을 환기시킨다. 계절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기라면 그림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찾아내도 좋겠다. 계절을 나타내는 낱말과 짝을 맞춰 경험했던 계절 느낌을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들이
추운 겨울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전반부에서 '얼마나' 사랑하는지 들려줬다면, 후반부에선 '어떻게' 사랑하는지 들려준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어떻게 사랑하는지
정말 아니?
나뭇가지가 새 둥지를
든든히 받쳐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랑 표현이다. 이 얼마나 든든한 부모의 사랑인가!^^
파도가 바닷가 모래알을
살살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셔본 아이라면, 파도에 젖은 모래밭을 걸어본 아이라면 충분히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자연과 우주까지 품어 안는 절대적인 사랑으로 마무리 한다. 이런 충만한 사랑을 받는 아가라면 세상에서 두려울 것 없이 자신감이 넘치리라.
아주 오랜 옛날, 이 세상이 공룡을
살포시 품어 주었던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람이 신나게 휘파람을
휘휘 불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지구가 해님 둘레를 끝없이 빙빙 도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달님이 반짝반짝 작을 별들을
꼬옥 안아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아가야, 우리 아가야,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이 되는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책 뒤표지엔 귀엽고 예쁜 우리 아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혹시 1편을 모르는 독자를 위해 '더 읽어 주세요!' 안내하는 친절한 센스도 좋다. 1편을 주변의 임산부와 애기엄마들에게 많이 선물했는데, 후편도 사줘야 될 거 같은 의무감이 스멀스멀 스며든다.^^
3학년 정원이는 1.2편을 보고 또 보더니 시를 쓰겠다고 했다. 이 책에 표현된 추상적인 사랑을 아는 초등생이라 절로 시심이 일어났나 보다. 이 책은 아가들보다 표현된 사랑의 느낌을 아는 어른과 어린이들이 더 열광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