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를 둘러싼 세계를 그냥 나 자신의 시각으로만 봐도 되었을 때, 마음에 드는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면 그들을 닮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나에게 부족한 여러 종류의 것들을 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메꿔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에서야 사람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내가 읽은 것들과 그 안에 있던 인물의 성질로 조금은 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제인 에어는 그런 나의 롤 모델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단단함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따뜻하고도 쿨(cool)한 제인 에어의 성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사실 이런 자질은 갖추기 힘들다. 대다수의 사람은 주변 환경에 휘둘리거나 감정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이런 면에서 그때 나는 이 소설을 한 여자의 성장과 자의적 사랑의 선택으로만 읽었던 것 같다. 에드워드 로체스터와 버사 메이슨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었다. 나에게는 오직 제인 에어만 존재했었다.

 

이 소설을 재독하기 전 걱정되었던 건 제인 에어에 대한 내 평가였다. 혹시 그때의 감정이 살아나지 않거나 제인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다시 읽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여전히 좋았다. 그녀의 성격은 변하지 않았고, 이제는 많은 것을 비워낸 내 자신 안에 닮고 싶지 않아도 스스로 끄떡없이 존재하는 제인이 있어 반가웠다.

 

 

게이츠헤드와 로우드 기숙학교에서 힘든 시절을 보낸 제인은 처음으로 손필드에서 가족 같은 따뜻한 정을 느낀다. 그런 환경에서 제인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로체스터를 사랑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로체스터 역시 자신의 불행했던 삶을 보상해주고, 새로운 희망을 준 제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두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재산, 계급, 그리고 사회 인습(p.28)’을 뛰어넘는 그들의 사랑은 그런 이유로 완벽할 뻔 했다. 하지만 페어팩스 부인의 불안한 눈빛, 큰 벼락에 의해 두 쪽으로 갈라진 거대한 칠엽수 나무를 보며 제인은 알지 못할 어떤 불안에 사로잡힌다.

 

로체스터가 결혼하고 일 년이 지나면 모두 이야기해 주겠다고 한 것은 결혼식이 있는 교회에서 미리 밝혀졌다. 그는 이미 결혼한 남자였고 그의 아내 버사 앙투아네트 메이슨은 손필드 3층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는 제인과 이중결혼을 하고자 했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자기 나름의 변명을 한다. 자신은 속아서 결혼했다는 것과, 버사는 3대째 내려오는 정신병 유전력을 갖고 있는 집안 출신이라는 것, 현재까지 여전히 짐승 같은 여자에게 속박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설에서 우리는 로체스터의 입장(그의 억울함과 철없고 미숙했던 젊은 날의 경솔)으로만 서술된 과거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어쨌든 로체스터는 유부남이었고 아내가 있음에도 제인과 결혼하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버사의 존재를 숨겼다. 결국 버사는 감금되어 없는 존재로 살아가야만 했다. 로체스터는 버사를 미친 여자로 묘사하지만 그녀는 현실을 알고 인식할 수 있었다. 제인을 찾아오고 불을 지르는 것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려는 방식이었고 로체스터에 대한 반감의 표시였다. 로체스터와 버사는 서로를 혐오한다. 그 혐오의 원인이 단지 일방적인 이유일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인에게 빠져있는 독자는 경악하지만, 그 뒤의 험난한 제인의 여정을 따라가기 바빠 이 부분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거나, 아니면 로체스터와 버사의 과거를 유추해야만 한다.

 

 

진 리스는 샬럿 브론테가 제인 에어에서 왜 크리올 여성을 광녀로 묘사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인간 이하의 동물로 그려낸 것에 대해 화가 났다고 한다. 또한 고향 도미니카를 다시 방문했을 때, 많은 크리올 상속녀들이 영국 남자와 결혼한 후 광녀로 낙인찍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작품해설 중에서) 리스는 버사 메이슨에게 생명을 주기로 작정하고 앙투아네트를 탄생시키며, 제인 에어를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 보기로 한다.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단순히 로체스터와 버사 메이슨의 관계로 압축하기보다 제국주의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 사실에서 먼저 이해되어야 한다. 대항해시대 이후 서인도제도 역시 유럽열강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유럽인들은 그곳에서 원주민을 노예로 삼아 대농장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여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노예반란이 일어났고, 진압과정에서 잔혹한 학살이 자행되었지만 결국 1833년 영국은 노예제도 폐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소설의 배경인 자메이카는 1834년 노예해방이 시행되었다. 영국 정부는 노예제를 폐지하면서 백인 농장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839년에서 1845년 사이가 배경인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이 노예해방령에서 시작되고 있다. 노예해방으로 백인 농장주들은 죽음을 당하거나 본국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지 못해 가난해지게 되었다. ‘크리올은 원래 식민지에서 출생한 영국인이나 유럽인의 순수 혈통을 의미하는 말이다. 19세기에는 식민지의 백인과 원주민, 백인과 흑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도 크리올이라고 부른다. 크리올인 앙투아네트와 그의 어머니 아네트는 노예해방령 이후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는 백색 바퀴벌레라고 불리고, 유럽인들에겐 백색 검둥이로 불리며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의 존재로 살아간다. 그들은 이웃들에게 언제든지 공격당할 위기에 있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네트는 부유한 영국 상인 메이슨과 재혼한다. 메이슨은 그 지역의 특성이나 역사적 사실로 인한 불안해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 메이슨은 집안의 하인들이 있음에도 동인도에서 노예를 수입하겠다는 말을 쉽게 내뱉는 사람이다. 적개심이 가득 찬 이웃들의 방화로 그들이 사는 집이 불타고 그 과정에서 백치로 태어난 아네트의 아들인 피에르가 죽자 아네트의 정신 상태가 나빠진다. 메이슨은 요양을 목적으로 시골에 집을 사서 어떤 흑인 부부에게 아네트를 맡겨버린다. 앙투아네트보다 먼저 방치되고 감금된 아네트는 유럽 사람들을 증오하는 흑인 남자들로부터 수시로 성적 학대를 당한다.

 

로체스터가 주장하는 그들의 유전력에 의한 광기는 진 리스에 의해 연속적인 힘든 일련의 과정으로 인한 결과로 설명되어진다. 1870기혼 여성의 재산에 관한 법률이 발령되기 전 여성은 혼인 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은 결혼과 더불어 남편의 재산이 되고 친정부모가 딸에게 준 수입원도, 심지어 이혼 후에도 남편이 받도록 정해져 있었다. 여성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존재였다. 게다가 크리올인 아네트와 앙투와네트는 정체성이 모호해 소속과 안전마저 보장되지 않았다. 불안정성과 공동체로의 소속감의 결여는 여성을 위기로 내몰고 우울증을 앓게 만들었다. 요즘에야 약이라도 먹으면 되지만 그 당시의 여성에게는 그런 상황을 극복할 여건이 주어지지 않았다. 점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여성들은 광기를 가진 사람으로 치부되어 스스로, 또는 물리적으로 감금될 수밖에 없었다. 감금된 순간, 여성뿐만 아니라 인간은 폭발해버린다. 그것을 단지 여성들만 가진 광기라고 할 수 있는가?

 

에드워드 로체스터는 장자상속으로 인해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형에게 빼앗긴다. 앙투아네트는 계부인 메이슨으로 엄청난 재산의 반을 물려받는다. 돈이 필요한 로체스터는 단지 돈을 얻기 위해 앙투아네트를 사랑하는 것처럼 꾸며 결혼한다. 결혼으로 인해 앙투아네트의 재산은 모두 로체스터의 소유가 된다. 사랑 없는 결혼을 한 그이지만 처음에는 정열적으로 앙투아네트와 육체적 사랑을 나눈다. 그는 앙투아네트에게 성적인 쾌감이 뭔지를 알게 한다. 그 후 앙투아네트가 계속 성적인 관계를 원하게 되자 로체스터는 그것을 무시하며 결혼 전 그녀의 행동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한다. 로체스터는 그냥 기분이 나빠지고 앙투아네트가 달갑지 않기 시작한다. 그녀의 돈을 가로챈 사람으로서 더 이상 아쉽지도 않고, 다정해지기도 싫어진 것이다.

 

성적인 관계를 원하는 앙투아네트는 단지 색정에만 미친 여자일까? 로체스터와 앙투아네트에게는 서로에게 공감할 만한 것들이 거의 없다. 영국과 자메이카라는 문화적 차이에서부터 모든 것이 그 두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의 삶과 문화를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 없으며 영국인의 가부장적인 관습에 맞는 행동을 앙투아네트가 해낼 수 없다. 그녀는 결혼하기 전에 그런 것을 배우지 못했다. 로체스터는 은근히 앙투아네트가 크리올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무시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공통적인 행위는 성적인 것밖에 없었으며 앙투아네트는 자신이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도 로체스터에게 관계를 요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로체스터의 고정관념은 이질적인 문화를 넘어서지 못하고 이해해 보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을 이방인으로 치부해버린다. 앙투아네트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것도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한 것이었다.

 

로체스터는 앙투아네트의 이름을 자기 마음대로 버사라고 부른다. 앙투아네트는 버사라는 이름을 싫어한다. 아내의 이름을 자기 마음대로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앙투아네트는 절대 영국으로 가서 살아갈 수 없는 여자다. 2장에서 로체스터가 화자가 되었을 때, 진 리스는 앙투아네트의 말을 괄호 속에만 넣는다. 이것은 더 이상 로체스터에게 앙투아네트의 말이 먹히지 않게 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점점 앙투아네트의 말은 의미를 잃게 되고 자신의 표현에 자유를 얻지 못한다. ‘앙투아네트 코즈웨이- 앙투아네트 메이슨- 앙투아네트 로체스터’, 앙투아네트의 이름은 남자에 의해 계속 바뀐다.

 

로체스터가 잘못한 것은 앙투아네트와 결혼한 것이고 그녀의 재산을 갈취했다는 것이다. 앙투아네트를 존중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다정하지도 않았다. 앙투아네트의 어머니인 아네트를 데려오지 않았으며, 오히려 미친 여자로 비난했다. 앙투아네트가 옆방에 있는데도 하녀와 관계를 가졌다. 그가 가장 잘못한 것은 그녀를 영국으로 데려 와 감금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아무에게도 그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로체스터는 그녀와 이혼해야 했으며 다는 아니더라도 재산의 반은 그녀에게 주었어야 했다. 앙투아네트를 자메이카에 남겨 두어 그녀를 자유롭게 해줘야 했었다. 로체스터는 형과 아버지의 사망으로 그들에게 엄청난 재산을 물러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앙투아네트의 재산도 포기하지 못해 그녀를 영국으로 데려와 감금한다.

 

[곧 그녀도 비밀을 알지만 말하지 않는, 아니 말하지 못하는 다른 여자들의 대열에 낄 것이다. 그들은 말을 해보려고 노력하겠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런 여인들의 모습은 두드러져 눈에 뛴다. 하얀 얼굴, 멍한 눈빛, 허망한 몸짓, 고음으로 쏟아놓는 웃음, 그들은 괜히 왔다 갔다 하고, 재잘거리고, 비명을 지른다. 만일 그들을 조롱하면, 자살을 하거나 우리를 살해하려고 할 것이다. 맞아, 항상 그들을 감시해야 해. 때가 무르익어 그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할 수도 있어. 그러나 그렇게 되면 결국 그들은 사라지게 되는 거지. 그러나 다른 여자들이 그들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고 길고 긴 줄을 서 있는걸. 저 여자도 그중 하나인 거야. 나는 기다릴 수 있어. 그녀가 단지 피해야 하고 가두어버려야 하는 하나의 기억이 될 때까지. 그리하여 모든 기억처럼 결국 전설이 될 때까지, 혹은 거짓말로 치부될 때가지, 나는 기다릴 수 있어. -P.269]

 

 

그런데 로체스터보다 더 골 때리는 남자가 있다. ‘세인트 존 리버스이다. 로체스터는 그래도 제인을 사랑했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얻고자 거짓말을 했다는 정상참작이라도 있다. 세인트 존은 제인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필요에 의해 제인의 전부를 원한다. 종교를 무기로 가스 라이팅을 하며 제인을 옥죈다. 제인을 불안하게 만들어 노예처럼 복종하게 만든다. 제인이 자신의 협력자가 되기를 원하면서 결혼까지 해 완전히 지배하기를 원한다. 그는 이것이 자신의 기쁨이 아닌 주님께 봉사하기 위해서라는 기만적인 주장을 한다. 세인트 존은 전형적인 가부장제와 제국주의적 사상을 가진 남자이다.

 

제인 에어는 버사의 존재를 알고 무작정 손필드를 뛰쳐나온다. 만약 제인에게 삼촌의 유산이 없었다면 제인은 영원히 열악한 환경에서 교사생활을 하거나 아일랜드까지 가서 가정교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세인트 존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도로 가 생이 다할 때까지 그에게 복종하며 살았을 것이다. 제인에게 주어진 삼촌의 유산은 단지 해피엔딩을 위한 소설적 장치뿐만 아닌 그 당시 여성이 자립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책이었다. 제인은 그것으로 자신의 삶과 심지어 사랑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작가 샬럿 브론테는 빅토리아 시대의 관습이나 그 당시 제국주의 사고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여성 작가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의 범위에서 제인 에어라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시켰다. 이 소설이 낭만주의 소설이나 고딕 소설로 평가받고 있지만 나에게 이 소설은 계속 한 여성의 성장소설로 읽힌다. 진 리스는 소설 제인 에어를 다른 시각으로 해체해버린다. 두 작가 모두 대단하다. 다만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읽고 난 나에게 제인 에어는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씁쓸하고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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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9-08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제인과 버사의 연대에 대한 책도 나오면 좋겠어요
시대적 상황때문에 쉽지 읺겠지만... 제인도 앙트와내트도 저는 모두 매력적이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존이라는 남자 진짜 골때리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놈이 지 신념을 위해 타인이 희생하는걸 당연히 여기고 가스라이팅까지.... 로체스터만큼 나쁜놈이었는데 이 시대에는 이런 생각을 나쁘다고 하지 않았을듯요
그게 더 화나요. ㅠㅠ

페넬로페 2025-09-08 13:03   좋아요 0 | URL
제인과 버사는 그 시대에서 똑같은 여성이었는데 단지 서로의 조건이 달라 삶이 달라진 것 같더라고요.
존 같은 사람은 지금의 전광훈같은 사람이 아닐까요?
종교로 사람들에게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는거죠 ㅠㅠ
바람돌이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로체스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ㅎㅎ

건수하 2025-09-08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읽어야지 하고 사두었지만 사고 나니 마음이 느긋해져 읽지 않았는데, 페넬로페님 요즘 올려주시는 글 보고 눈에 잘 띄는 곳에 꺼내두었습니다.

제인 에어에서 그 유산이 없었더라면..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아찔해 했었죠.
<빌레뜨>에서도 그런 장치가 있었는데.. 그렇게 예외적인 상황을 써 두는 것이 샬롯 브론테의 희망이고 위안이었나 싶네요.

페넬로페 2025-09-08 15:11   좋아요 1 | URL
기대한 것 보다 훨씬 더 진 리스의 소설이 좋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소설이 제인 에어를 너무 꼬아 놓은건 아닌지 걱정했거든요. 근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굉장히 설득적으로 잘 쓴 소설이더라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본은 돈인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요즘 빌레뜨 읽고 있는데
이 두 소설에 비해 재미도 없고 뭔 말을 하려는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끝까지 가면 맥락이 잡히려나요.

건수하 2025-09-08 15:30   좋아요 1 | URL
최근 제인 오스틴의 <엠마> 를
읽었는데, 돈이 많으니 확실히 좀더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

저는 진 리스의 소설이 일부 지역의 상황을 확대한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었는데 비슷한 상황은 어디에든 있는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님도 좋다고 하시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빌레뜨> 저도 좀 장황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완독하시면 보람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

새파랑 2025-09-08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인 에어 보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페넬로페님의 연관된 책 읽기 너무 좋네요~!!

페넬로페 2025-09-08 18:48   좋아요 0 | URL
제인 에어만 읽었으면 큰 일 날뻔 했어요. 연결되면서도 다른 시각이라 좋았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9-08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 리스의 소설을 읽어봐야 겠군요.^^
책이란 것은 어쨌거나 다 읽어 보면 모두 다 나름의 장점은 있는 것 같아요.
완독이 힘들다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만.ㅋㅋㅋ
빌레뜨 저도 읽을 땐 뭐지? 하고 읽었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빌레뜨 책을 재독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 책에서 작가의 독백 같은 말들이 좀 많았었단 생각이 뒤늦게 들었던 것 같아요.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진 리스의 책과 빌레뜨 일단 찜해두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5-09-08 22:57   좋아요 1 | URL
정말요. 세상에 읽어야 할 좋은 책은 왜이리 많은지요. 책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드라마와 영화도 많고 글도 써야하고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서인도제도의 역사적 사실도 알 수 있어 유익했어요. 문화와 생각이 다르니 로체스터와 버사는 맞을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음~~아직 빌레뜨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계속 읽으면 좋아지겠지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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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사 메이슨에게 ‘생명’을 주기로 작정하고 쓴 진 리스의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에서 먼저 출발해야만 한다. 제국주의가 남긴 무수한 폐해는 여성뿐만 아니라 약자를 광기로 내몬다. 작가는 ‘제인 에어‘를 다른 시각으로 읽힌다. 생각을 전환시키며, 타자를 이해하도록 설득한다. 깊은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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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9-04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고 두고 생각나는 울림이 있죠. 이 책 읽고 제인 에어가 더 좋아지는 면도 있었어요. 로체스터는 더더더 미워지고요.

책읽는나무 2025-09-04 22:39   좋아요 2 | URL
아. 로체스터여!ㅋㅋㅋ

바람돌이 2025-09-04 22:41   좋아요 2 | URL
로체스터는 제인에어에서는 그냥 찌질이였는데 사르가소 바다에서는 사악한 찌질이더라구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5-09-04 23:19   좋아요 2 | URL
앗. 진짜요?

페넬로페 2025-09-04 23:44   좋아요 2 | URL
로체스터와 앙투아네트는 그냥 처음부터 만나서는 안 되었어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워카 넨케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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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별한 맛이 두드러지게 느껴지기보다, 전체가 아주 조화롭다. 단맛과 신맛이 적절하고 거기에 살짝 쓴 맛이 들어있다. 모든 것이 연하고 부드럽게 잘 어우러진다. 다만 무더운 여름, 진하게 카페인이 필요할 때의 강력함이 없어 아쉽다. 가을바람이 시작될 때, 따뜻하게 마시면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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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8-27 0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사서, 아직 미개봉입니다. 기대만빵입니다!

페넬로페 2025-08-27 08:28   좋아요 1 | URL
저처럼 연하게 마시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산미도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요^^
 
















요즘 나의 분노를 유발시키는 절대적인 것이 하나 있다. 나와 전혀 상관이 없는 타인의 핸드폰을 통해 나오는 영상이나 음악, 유튜버의 소리를 강제로 듣는 것이다. 산책길에서 그런 경우는 너무 많아 으레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영상통화를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매번 적응되지 않는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식당의 옆 테이블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트로트 음악을 큰 소리로 틀어놓는 것이었다. 여자 직원에게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달라고 간접적으로 부탁했다. 그녀는 직접 그 테이블로 가지 않고, 주방의 덩치가 큰 남자에게 부탁했다. 곧 남자 직원이 옆 테이블로 가 조용히 말하는 것이었다. 그제야 그 할아버지는 음악을 껐다. 어느 곳에서나 무자비하게 들리는 트로트와, 큰소리로 통화하는 소리, 극우 유튜버가 선동하는 악에 받힌 소리들이 정말 듣기 싫다.

 

예소연의 짧은 소설, 소란한 속삭임은 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동영상을 이어폰도 없이 큰 소리로 틀어놓고 듣는 어떤 아저씨에게 시내가 시끄럽다고용기 있게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그저 참고 마는 가 완전 끌리는 장면이었다. 그런 경우에, 즉 한 사람만 용기를 내면 가해자는 오히려 큰소리를 칠 가능성이 많지만, 다른 동조자가 있을 경우 금방 꼬리를 내린다.

 

시내는 모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모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너무 시끄러워 미치겠다(p.10)’고 말해준다. 잠시 후 여러 사람이 비난하자 결국 그 아저씨는 다음 역에서 내려버린다. 물론 그냥 내리면 그 아저씨의 입장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되기에 에이 씨발이라고 말하며 어느 정도 자신의 입장을 옹호한다. 안 그러면 내내 자신도 억울할 테니까. 그 아저씨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사람들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굴며 착한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내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저 재수 없는 날이었다고 자신을 위로할 것이다. 기분 나쁘지만 참자고 자신을 다독일 것이다. 어쩌면 4분후 도착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임산부 자리에 앉아 역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영상을 볼지도 모른다.

 

 

한 번씩 지하철 명동역에 내려 6번 출구를 통해 명동의 메인 거리를 지나 명동예술극장에 공연을 보러 간다. 그 길은 양쪽에 상가 건물로 둘러싸여 있고, 길 가운데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길거리 음식을 파는 가판대가 죽 늘어서 있다. 코로나 시국을 지나 점점 명동은 다시 번잡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지하철 출구 앞이나, 명동예술극장 앞에는 보통 확성기를 통해 예수를 믿으라고 전도하는 큰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땐 태극기도 등장한다. 살짝 얼굴이 찡그려진다. 버스킹을 할 때도 있는데, 사실 노래 실력이 별로다.

 

이 소설엔 명동역 4번 출구에서 명동 성당까지의 길이 나온다. 역시나 반가웠다. ‘속삭이는 모임, 말 그대로 서로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속삭이며 말하는 모임(p.15)’을 만들자는 시내의 제안을 수락한 모아와 시내는 명동역으로 나와 다른 회원을 찾는다. 왜 하필 명동이냐는 모아의 질문에 시내는 이곳에 시끄러운 사람이 많다고 대답한다. 맞는 말이다.

 

[자기주장을 어떻게든 큰 소리로 전파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고요.”

그 사람들 중 한 명을 속삭이는 사람으로 만드는 게 오늘의 미션이에요” -p.21]

 

다음 회원은 명동 거리에서 큰 소리로 예수천국 불신지옥 심판의 날을 외치는 수자와 집 안을 온통 쓰레기장으로 만들며 칩거하고 있는 두리가 된다. 서로에게 비밀이 아닌 것들을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속삭이기 시작한 그들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각자의 한스러운 삶을 말하며 속이 조금씩 뚫리는 경험을 한다. 누구에게라도 이 사람 많이 안 좋구나(p.72)’라고 비쳐질 그들의 연대가 시작된다.



최근에 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trigger>를 재미있게 시청했다. 이런 종류의 드라마에 재미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 회를 제외하고는 매회 몰입해 볼 수 있었다. 한국 드라마에 총이 등장하는 경우는 드문데, 여기에는 많은 총격신이 있었고, 방아쇠를 당겨야만 하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했다. 다만 그것을 역이용하는 나쁜 세력 때문에 사람들은 방아쇠를 당기는 대신 법을 찾아야 하지만 그것이 확실하게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딜레마를 <트리거>는 던져주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총을 발사할 때 마음속의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기분도 들었다. 카타르시스였다. 엄청 시원했다.

 

살면서 억울한 일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나 지켜야 할 규칙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당해 피해를 보고, 자식이 산업재해를 당하거나, 군대나 수학여행, 길거리에서 말도 안 되게 죽어도 진상파악과 사과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도 있고, 억울하게 폭력을 당하기 일쑤다. 여러 가지 해결되지 못한, 진행 중인 억울함은 쉽게 치료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벼랑에 내몰린, 곪아터진 상처는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표출된다.

 

예소연의 소란한 속삭임트리거는 조용함과 총성이라는 정반대의 소재로 자신의 얘기를 하려고 한다.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국 같다. 조용히, 남을 배려하며, 암묵적으로 모두가 원하는 선을 지키자는 것이다. 그것이 별로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거창한 것도 아니다. 또한 사람과의 소통과 연대의 힘을 말해주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 이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다. 그 다양함 속에서 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사회다. 각자의 개성이 유지되고 자유로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지켜야 할 것이 확실히 지켜져야 한다. 개성과 방종은 다른 것이다. 자유는 불편함 속에서 성취되는 것이다. ‘트리거가 주로 방아쇠를 뜻하지만, 특정 상황이나 행동을 유발하는 계기나 촉매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트리거의 상태에서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한다.

 

소설과 드라마는 끝에서 조금 힘을 잃는다. 좋게 끝맺으려는 작가들의 의도가 고스란히 보여 그것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들의 결말이 현실적이지도 않다. 아무리 속삭이고 총을 쏴대도 사람들의 상처와 허무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런 결말이 아니라면 다른 해결책이 별로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해한다.

 

[속삭임에는 어떠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진실이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마음가짐과 나른한 두려움, 미약한 고마움 같은 것들, 그래서 속삭이는 몸짓을 자꾸 긍정하게 됩니다. 물론 나쁜 말이나 남에 대한 험담 또한 전파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요. 우리는 모두 슬픈 삶을 살고 있습니다. 슬픈 삶 속 때때로 느껴지는 행복감에 젖어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서로의 내밀한 것들을 속삭이고 조금 마음이 편해지면 좋겠습니다.

-p. 96,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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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8-22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드라마 봤는데요 빌런의 최후를 달리 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ㅋㅋㅋ

페넬로페 2025-08-22 16:19   좋아요 1 | URL
저도 트리거 결말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발상이 괜찮았던 것 같아요. 김남길 배우의 연기도 좋았어요.

바람돌이 2025-08-22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똑같은 분노유발을 겪습니다. 집앞공원에서는 진짜 너무 많아서 말도 못하겠구요. 적년엔가 등산갔을 때는 상 정상에서 트로트 틀어놓은 할아버지.. 견디다 못해 가거 좀 꺼달라고 부탁했어요. 의외로 별말없아 꺼주시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분들이 진짜 남들이 고통스러워하는걸 몰라서 그런건가 싶기도 한데... 또 이분들이 그냥 그렇게 틀어놓는 대부분의 이유가 본인이 귀 아파서 이어폰끼기 싫다는 이유인지라 그저 이기적인건가 싶기도하고 하고 하여튼 고통스럽습니다.
다소 감상적이지 읺을까싶기도 한데 그래도 소음에 대처하는 속삭임이라는 소재는 흥미롭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5-08-22 16:24   좋아요 1 | URL
여기저기서 나오는 트로트와 극우 유튜버들의 선동 소리가 정말 싫죠.
아마 그 분들은 이어폰 끼기 귀찮아서 그럴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생각은 1도 안하잖아요.
이 소설이 짧고도 임팩트 있었는데 너무 착하더라고요.
우리의 현실도 그런 결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chika 2025-08-22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도 허용이 안되나요?

chika 2025-08-22 16:01   좋아요 1 | URL
헙.... 좋아요, 했더니 페넬로페님은 치카님의 좋아요를 허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떠서 슬픕니다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댓글도 안되려나? 하고 써 봤는데 댓글은 들어가네요? 알라딘의 또 다른 기능인건지... 궁금합니다아~ ;;;

2025-08-22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25-08-25 11:5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좋아요!
좋아요나 댓글 기능은 전체적으로 다 열리거나 막혀있거나,라고 생각했는데 일부만 차단이 가능한가봐요. 첨 알았어요. 덕분에 신기한 경험을... ㅎㅎ

yamoo 2025-08-22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인분들이 지하철이나 식당에서 크게 노래 틀어놓는거 극협합니다. 얘기하기 싫어 얼른 자리를 뜹니다. 정말 때려주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그래서 트리거를 보면 당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집니다. 총밖에 해결한 방법이 없는 사람들...그런 심리적 부분을 매우 잘 그린 드라마같아요. 저도 단번에 다 봤습니다..ㅎㅎ 물론 군데군데 개연성과 핍진성이 떨어져 고소를 금치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밌는 드라마인건 틀림없어요. 이것보다 악의마음을읽는사람들을 훨씬 재밌게 봤습니다. 똑같이 김남길이 주인공..^^

페넬로페 2025-08-22 17:48   좋아요 0 | URL
트리거 보면서 정말 당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어요. 총이 있다면 당연히 쏠 것도 같았어요.
제가 김남길 배우 팬인데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도 꼭 보겠습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08-22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 안끼고 큰소리로 영상시청하거나 음악듣는 사람들 진짜 꼴불견이죠. 너무 공감되네요. 저같은 경우는 그런 인간들한테 뭐라고 했다가 괜히 싸움나고 피곤해질까봐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다른 칸으로 이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솔직히 마음같아서는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주고 싶긴 합니다.

페넬로페 2025-08-22 17:51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그런 사람들에게 봉변이라도 당하면 큰일이니 그냥 참습니다. 다들 그렇게 침묵하고 각자의 핸드폰을 보고 있잖아요.ㅠㅠ 그러면서 비워 있는 노약자석에 잠시만 앉아도 혼나야 하고요.

초록비 2025-08-23 0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시끄러워 미치겠어요”라는 대사에 훅 낚여버렸어요. 이 소설 너무 귀엽고, 웃기고, 감동적이고, 뭔가 진짜 사는 것처럼 사는 게 뭘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어요.

페넬로페 2025-08-23 05:00   좋아요 1 | URL
짧은 소설이었지만 요즘 제가 관심 갖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 쓰여 있어 집중해서 읽게 되었어요. 사람 사는 거는 비슷하고도 다른데 그럼에도 결국 어떻게 가야할지를 보여 주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5-08-23 0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산책길에서 강제 핸드폰 소음 듣기 넘 싫어요. 작년엔 아빠 입원실에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핸드폰 소음들…밤낮으로 들으면서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특히 어느 분은 트로트 노래 한 곡을 몇 시간동안 무한 반복 재생.ㅜ.ㅜ 저는 지금도 그 노래 제목과 가수가 누군지 궁금하네요. 후렴구 부분 리듬이 아직도 귀에서 울리는 것 같아요.ㅋㅋㅋ
저도 이 소설을 읽는다면 무척 공감이 될 듯 하겠단 생각이 드네요.
이 소설 시리즈도 짧지만 꽤나 괜찮은 소설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 구병모 작가랑 조예은 작가책 두어 권 읽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네. 싶어서 기회되면 찾아 읽어봐야지. 생각했었어요.^^

페넬로페 2025-08-23 07:57   좋아요 1 | URL
그나마 산책길은 야외인데 병원 입원실에서 핸드폰을 소리내서 듣는 건 정말 용납되지 않아요. 요즘 드는 생각은 이런 행위에 범칙금을 좀 매기면 어떨까예요. 사람들은 적은 액수라도 또 그런 돈 내기 싫어하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거기에 꽂혀 무한반복해서 듣는 버릇이 있거든요. 어릴 때 CD 그렇게 들었는데 같은 공간에 있었던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봐요.ㅠㅠ
위픽 시리즈 처음 읽었는데 짧으면서도 임팩트가 있어 좋았어요.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25-08-23 10:30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집에서 저도 똑같은 음악을 계속 듣긴 했었네요. 어릴 때 엄마 아빠가 그 노래가 그리 좋냐고 몇 번을 물으시던데 그게 듣기 싫다는 간접 표현이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뒤늦게 하네요.
지금 제 딸 하나가 꽂히는 음악이 있음 몇 날 며칠을 듣고 따라 부르고….ㅜ.ㅜ
저는 바로 소리 줄여라!
그만 불러라! 윽박지르죠.
생각해보면 저도 참…^^˝

새파랑 2025-08-23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엔딩을 안좋아하는 1인 입니다 ㅋ 그런데 현실이 해피하지 않으니 작품속에서라도 해피를 경험시켜주는게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위픽 시리즈 약간 복불복 느낌이 있는데 이 작품은 좋은가 봅니다~!!

페넬로페 2025-08-23 16:31   좋아요 1 | URL
이 소설이 완전한 해피엔딩 이라기보다 어떤 선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끝이 조금 아쉬웠는데 그래도 속삭임이란 특이한 소재로 이야기를 잘 풀어 나가 훈훈하게 읽었어요.

희선 2025-08-27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집앞에서 어떤 차가 음악을 크게 틀어둬서 잠시 안 좋았습니다(음악 소리보다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낮도 아니고 새벽에 그러다니... 오랫동안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기는 했습니다 그 차가 안 가면 어쩌나 했어요 사람 소리도 들린 것 같은데...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게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좋을 텐데, 요즘은 그러지 않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5-08-27 14:10   좋아요 0 | URL
소음의 종류는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스포츠카의 소음도 그렇고,
차 안에서 들려오는 쿵쾅거리는 소리도 만만찮고요.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내 일 아니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본투리드 초저점도 3색 볼펜 0.7mm - 알베르 카뮈 그레이(1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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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펜에 3색이 들어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부드럽게 잘 써진다. 그런데 왜 ‘알베르 카뮈 그레이‘와 ‘제인 오스틴 민트 블루‘일까? 볼펜 어디에도 카뮈와 제인 오스틴의 흔적은 없다. 왜? 왜 하필 알베르 카뮈와 제인 오스틴일까? 회색과 민트 블루는 이 작가들의 상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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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8-22 0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냥 폼나게 이름 지은 거 아닌가요?

페넬로페 2025-08-22 08:48   좋아요 2 | URL
아마 그런 것 같아요 ㅎㅎ

바람돌이 2025-08-2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느낌적인 느낌?
아무 말 대잔치? ㅎㅎ

페넬로페 2025-08-22 13:22   좋아요 1 | URL
‘아무말 대잔치‘
딱 맞아요.

yamoo 2025-08-22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에 작가 이름이 들어가야 굿즈가 완성되니 그런 조합이 무작위로 탄생한듯요..ㅎㅎ

페넬로페 2025-08-22 14:10   좋아요 0 | URL
네, 아마 알라딘 굿즈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 황당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