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드밀을 열심히 뛰면서 보았던 <더 크라운>을 지난 주말에 시즌2까지 마무리했다.
1930년대 이후 영국 왕실에 대한 역사를 비교적 소상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유럽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왕들의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혼돈의 나락에 빠지곤
하는데 최소한 1930년대 이후 영국 왕실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게 되었다.
미국 유부녀와의 사랑으로 왕위를 걷어차버린 에드워드 8세,
그 동생으로 말더듬이였지만, 2차 대전 중에도 도망가지 않고 버킹검 궁에 남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조지6세, 그의 딸인 현직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 이어지게 된다.
에드워드 8세는 나름 로맨티스트로 알고 있었으나, 이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듯하다.
영국 왕가 가족들에 대해서 그 만의 별명을 지어 부르고..(기억나는게 쿠키, 셜리 템플..
셜리 템플은 엘리자베스 여왕 별명이다.. 누군가 보았더니 통통한 얼굴의 미국 유명
아역배우였다),특히 조지6세의 가족들과는 거의 철천지 원수지간 같이 서로를 대한다.
나중에 국가에 기여하고자(영화상으로는 맨날 놀다보니 좀 지겨워져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관직을 요구해서 거의 대사나 특사 자격을 얻을 뻔했으나, 친나치 전력으로 인하여
결국 자리를 얻지 못하고 만다.
엘리자베스의 남편인 필립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시준2에서 그만의 고통과
힘겨운 나날이 존재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현재 윈저가도 그 뿌리는 독일의 하노버 왕가랑 닿아 있는데, 필립은 아버지, 누나들이
모두 열렬한 나치였다. 그도 학교를 스코플랜드에 있는 고든스턴에서 다나지 않았다면
나치가 되었을 것이다. 그 학교는 황량한 스코틀랜드의 날씨와 거친 학생들로 필립에게
고통을 주지만, 가장 큰 고통은 그의 누나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는 그 사고가 큰 트라우마가 되었고, 누나의 죽음을 필립탓으로 돌린 그의
아버지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 아픈 기억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들 찰스를 동일하게 그 학교로 보낸다. 찰스는 적응하는데 엄청나게 애를 먹고,
훗날 고든스턴에서의 5년을 징역형에 비견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술회한다.
195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시즌2가 마무리었는데, 그 이후에도 영국이라는 국가와 영국
왕실에는 적지않은 사건/사고들이 있었고, 영국 역사에 문외한인 내가 기억하는 거만
해도 IRA와의 분쟁,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 찰스와 다이애나의 결혼과 이혼,그리고
다이애나의 사고사, 비틀즈, 대처와 노조의 대립과 갈등, EU가입과 브렉시트 등등
시즌3가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으나, 시즌이 계속된다면 영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히 올라갈 듯하다.
<더 크라운>을 끝내고 영국사에 도전한 김에 <튜더스>를 어제부터 시작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디. 아마도 헨리8세 시대의 영국 역사 같은데 시즌1의 에피소드 1이라
등장인물도 파악이 잘 안되고, 뭐가뭔지 잘 모르겠다.
중간중간 야한 장면도 제법 나와서 운동하면서 보기가 좀 거시기 한 부분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