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사망한지도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까지도 그가 우리의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은 역대 다른 전임 대통령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의 집권기간이 18년으로 정부 수립이후 최장기간인데서 기인한 바도 있고,
2공화국까지 국민소득이나 산업규모가 별 볼일 없었다가 어쨌든 그의 집권이후
경제 규모나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고,
집권을 위해서라면 군대를 동원한 쿠데타든,
유신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유형의 쿠데타든 실행하고 보는 무모함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보여진다.
더군다나 그의 장녀인 박근혜가 현재 한국정치에서 휘두르는 영향력의 힘도
무시할 수 없으며,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으로
넘버 원을 차지하는 등 박정희는 죽었으되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세력에서는 무조건적인 칭송만 (대표적인 게 조갑제의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이지 싶다..
박정희의 측근으로 근무했던 이들의 책도 칭송 일변도와 박정희의 훌륭한(?) 인품만을
아낌없이 자랑하고 있어 읽기 민망한 측면이 많다),
진보 세력에서는 무조건적인 비판만(진중권의 <니 무덤에 침을 뱉으마>,최상천의 <알몸 박정희> 등)
가하고 그의 일본 육사,만주군 경력 등을 집권 이후의 독재와 연결해서 원래부터
나쁜 놈이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 듯하다.
전인권 님의 책은 전기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박정희의 어린 시절부터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를
심리 인류학적 방법론을 활용해 벅정희의 심리와 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한쪽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함이 돋보이는 책이라 좀더 신뢰감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박정희라는 그늘이 우리가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큰 그림자이며,
그에 비하여 박정희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