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무척이나 더웠다.
막내 처형 식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온지도 닷새째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동안 제주의 여기 저기 명소라고 할만한 어지간한 곳은 다 돌아보았고,
무엇보다도 유료시설의 입장료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서 남은 일정(25일 철수 예정)동안
돈이 안 드는 해수욕을 즐기겠다고 했다.
그래서 늦은 아점(아침겸 점심)을 먹고, 짱구엄마와 짱구,도토리,처형식구들이 먼저 곽지해수욕장으로
출발하고,나는 대략 30분정도 나중에 출발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이는 곽지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소리치고
있는 광경이 보였고, 뭔일인가 싶어 보니 다름 아닌 도토리 녀석이 고무 보트를 타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아마 아이들끼리 놀면서 보트를 큰 녀석들이 놓치고 파도가 있다보니 보트를 붙잡지 못하고 놓친듯
하다. 곽지 해수욕장 중간에는 돌밭이 있는데 이곳으로 보트는 흘러갔고, 이 돌밭은 모래밭하고는
다르게 수심이 깊어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
도토리는 짱구엄마가 보트에서 내리지 말라고 소리소리 질렀는데도 겁이 났는지
보트에서 중심을 잃고 물에 빠져 버렸다. 다행히 구명조끼를 입혀 놓아서 가라앉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밀려오는 파도에 어디로 떠내려갈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보는 즉시 바다로 뛰어들어서 도토리한테 접근했으나,수심이 내 머리를 넘어서 대략 2미터 정도 되다보니
내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들었다.
어설픈 수영실력은 바다에서는 완전히 무용지물이라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여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그 순간 해상구조대원의 모습이 보였고, 잠시 후 도토리는 구조되었다.
바닷물을 원없이 들이킨데다가,겁에 질려있던 상태라 도토리 녀석은 한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 했으나,지 엄마가 꼭 끌어안고 달래주니 진정되는 듯 했다.
해수욕장은 일반 수영장과 달리 파도라는 큰 변수가 존재하고,수심도 일정치 않고,대부분 안전 요원들이
꼼꼼히 챙기기에는 그 영역도 넓다.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문 해수욕장에서는 20대 후반의 레지던트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었는데 지금 현재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데 물놀이 만한 것이 없으나,안전 사고 발생에는 항상 주의를 늦추어서는
안되겠다. 이번에 우리 식구는 바다의 무서운 일면을 체험했고,그러한 사고는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