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도서는 본문과 전혀 상관이 없음입니다.)
지난 주 수요일(2005.4.27) 저녁 비행기를 타고 서울(여기서 서울은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을 의미)에 왔다.서울을 떠난지 석달만에 돌아왔지만 별다른 감흥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전히 복잡하고 정신없고 차도 많고....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은 코딱지 만큼도 들지 않았다.
본시 경쟁이라든지 시험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아지려고 노력하나 별로 그런 욕심도 생기지 않다보니
지금 떠나려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이번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것에 그닥 발걸음의 속도가
붙지 않았다.
제주시에 사는 분들이 서귀포 사는 분들을 보고 느긋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서울 사람이 제주시 사는 분들을 보면 역시 비슷한 말을 할 것 같다.
느긋하고 빠듯한 게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그래도 느긋한 게 좋고 이왕 사는 거 여유만만한게 사는 게 좋지 않난 하는 생각이다.
내가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서 제주 생활에 대한 자랑을 해더니만 본사에 친하게 지내는 직원들이
부러워한다. 이분들의 부러움은 저어기 먼 곳에서 온 동료의 자랑에 대한 맞장구 일수도 있고,
정신없는 자신들의 삶에 대한 벗어나고 싶은 욕구의 표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목,금요일 하루 종일 이어지는 교육이 끝난 후 밤마다 이어진 술자리는 제주에 도착하자 마자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게 한 주범이었다.
이전에 근무했던 부서 직원들과의 첫날 술자리는 1,2차를 이어가고 신림동에서 아직까지 사법시험 공부하는 후배와의 3차는 공교롭게도 사시 1차 낙방 위로주가 되어 버렸다.
커트라인에서 1.5점이 부족했단다...
올해로 10년째 같은 과목, 같은 내용을 지겹게도 반복해 읽고 외우는 후배의 결코 즐겁울 수 없는 삶의
일단락이 내년에는 동차합격으로 마무리 되길 기원해 주었다.
둘째날에는 대학 시절 친우들 세명과 술자리를 이어갔다.
낼 모레 40줄을 바라보는 인간들이 술먹는 스타일은 여전히 20대 초반이다.
전혀 몸을 사리지 않고 저돌적으로 술을 먹어댄 인간들은 새벽 1시에 나가떨어졌고,
전날의 과음으로 몸을 사린 내가 이들의 뒤치닥거리를 담당해야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안산 본가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막내동생과 보냈다.
막내동생과는 심야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가서 "트리플엑스2"를 보았다.
반디젤이 주연을 맡았던 1편에서도 내용없기는 마찬가지지만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구경하는
재미라도 있었지만 아이스 큐브가 주연을 맡은 2편은 1편보다도 머리를 쓰지 않고,총격전의 비주얼만
화려해진 느낌이다. 극우적인 성향을 가진 현역 국방장관이 쿠데타를 일으켜 군축을 추진려하는 대통령을
암살하고 정권을 장악한다는 스토리는 그럴듯함에서 수긍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졸음을 쫓기에는 딱이었다.
석달만에 간 서울은 여전히 거대했고,먹먹했고,별로 살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