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각 신문사 인터넷판하고 포털 사이트들은 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지진과 해일의
기사로 가득했다.
시시각각으로 사망자수가 급격하게 늘어 처음 기사를 보았을 때에는 1만여명이더니
지금은 3만명까지로 추정 사망자수가 늘었다.
자연재해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에 경악을 금치 못할 대사건이었지만, 다른 이유에서
사람들이 무서워지고 혐오스러워지는 하루이기도 했다.
특히 포털사이트에는 평소에도 참으로 경우없고,막말을 생각없이 내뱉는 댓글들이 달려 때때로
인터넷의 익명성이 진정으로 보장되어야 하는가에 강한 의문을 갖게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기분이 들었다.
"경제도 어려운데 해외로 놀러다니다가 그런 꼴 당하니 쌤통..."등등의 글이 각 포탈사이트에
빠짐없이 등장하였다.
사고로 인한 죽음은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가장 비극적 상황 중에 하나이고 사고를 당한 사람의
선악 여부를 불문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댓글을 단 이들은 죽음을 당한 이들이 남들 다 고생하는데
해외에서 즐겁게 놀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죽어도 싸다고 극언을 해대고 있다.
나 역시 열심히 일해도 많은 돈을 벌지 못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부동산 투기 등을 통해 부당한 불로소득을 벌어들이는 이들을 보면 분노가
치밀지만,이들에 대한 제재는 과세나 형벌로 벌할 것이지 죽음으로 갚아야 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또한 그곳으로 여행을 간 이들 중에는 갓 결혼한 신혼부부도 있을 것이고,자식들이 모아준 돈으로
효도관광을 온 이들도 있을 것이고, 여름 휴가를 못가고 겨울에 따뜻한 나라에서 놀아보자고 온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돈이 많은 것을 주체하지 못해 놀러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이들이 이번 해일로 죽음을 당하거나 부상을 당한 것은 위로를 받아야할 사안이지
결코 조롱받거나 야유를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 이들의 죽음에 대하여 막말을 마구 쏟아내는 이들을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 기본적인
예의조차 잃어버리고 있는 이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