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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힘
데이비드 엘킨드 지음, 이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큰 아이 어릴 때, 인형 놀이와 소꿉놀이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겨울 때가 있었다. 인형이 공주도 되었다가, 천사도 되었다가, 가수로도 변신하면서 딸아이의 상상에 맞추어 놀아주어야 했다.
소꿉놀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손님 역할이였고 딸 아이가 상 가득 차려놓은 음식을 먹는 시늉하면서 놀아주어야 했다.
이런 놀이를 매일매일 반복해서 하다보니 지치고 힘들어서인지, 둘째 낳고는 이런 놀이에 응수해주는 일이 많이 줄었다.
남자아이라 그런가 노는 방식이 큰아이와 많이 틀려 매번 칼싸움 총싸움 악당놀이를 해야하기에 늘 몸으로 응수해야 하는 일이 귀찮아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저번에 산 로버트 가지고 놀아. 엄마 설거지 하게... 알았지?" 달래서 혼자 놀도록 만들어버린다.
그래서인가 큰 아이와는 먼가 다른 발달상의 차이를 보이는 듯 하다. 물론 작은 아이가 또래와 비교해서 늦거나 뒤쳐지지는 않지만, 큰 아이에 비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큰 아이가 워낙 언어적인 면에서 우수했기 때문에 비교를 한다는 것에 오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혹시 놀이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면 그것은 엄마인 나의 잘못이 가져온 결과이리라...
사랑과 일과 놀이, 이 세 가지는 일생을 통틀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강화시키는 선천적인 원동력이다. 실러에 의하면 인간은 놀이를 통해 자신의 최고 열망과 이상을 깨닫는다. 놀이는 모든 연령대의 신체적, 지적, 사회적, 감정적 발달을 건강하게 유도하기 위한 결정적인 동력이다. 15p
이 책은 3부로 나누어, 1부 변화하는 놀이의 세계, 2부 놀이,학습, 그리고 발달, 3부 놀이의 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부 변화하는 놀이의 세계에서는,
우리가 어린 시절 했던 고무줄, 나뭇잎과 조약돌로 했던 소꼽놀이, 술래잡기 등의 놀이와 달리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장난감과 DVD 등이 준 변화에 대해, 그리고 컴퓨터와 텔레비전등의 전자매체를 통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중요한 사회적 기술, 태도, 가치관 등을 습득하는 놀이과정이 배제되고, 상상력을 동원하고 친구들과의 접촉을 통해 키워가는 인간관계의 배움등이 모두 배제어버린 요즘 아이들의 놀이 문화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정신과 육체, 사회- 감정적 성장과 발달을 억제 시키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제 2부 놀이, 학습, 그리고 발달 에서는 사회화 과정에서 놀이의 역할에 대해 다루었다.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규칙을 정하면서 자기 주도적인 놀이를 즐기는 동안 아이들은 유능한 사회적 존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규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은 집단의 선택 방법과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승인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놀 시간뿐 아니라 공간도 필요하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든 성장을 위해 시간뿐만 아니라 공간까지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학습에 많은 투자를 할애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의 성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학교가 끝난 후에도 몇개의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자기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놀이에 참여할 시간을 잃고 있는 것이다.
제 3부 놀이의 힘은 부모 노릇과 학교생활로 분류하여 나타내고 있다.
부모의 열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축복이 될 수 있다. 우리 부모들이 활동을 하면서 순수한 기쁨을 맛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다.
인격적 특성은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 대부분의 가족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결정적이면서도 일반적인 기본요소로 보인다. 어떤 길을 걷든 자녀를 행복하고 성공적이며 생산적인 사람으로 키워내는 부모들이 지닌 인격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252p
또한 자녀와 함께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아이들을 하나의 개인으로 인정하게 되고 가능한 한 자신이 가장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유를 주게 된다. 즉 바람을 타고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그 든든한 뿌리와 날개야말로 학교생활을 위한 최고의 준비물이다. 261p
즐거운 경험뿐만 아니라 즐거운 경험에 대한 기억도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편안함과 위안을 선사한다. 이게 바로 놀이가 지닌 또 다른 힘이다. 그러나 이 힘은 오늘날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 일을 위해 놀이를 억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풍조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
놀이, 사랑, 일의 분리야말로 우리의 기본소양이 실행되는 방법을 오해한 것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행복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놀이와 사랑과 일이 통합되어야만 한다.292p
"엄마 저 로보트 멋있다..사줘.." 하면서 졸라대는 아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하나씩 사주었던 장난감이 몇 BOX는 되는 듯 하다. 그 장난감 하나마다 아이가 커가야 할 성장을 조금씩 막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잘못은 아니지만, 나는 장난감을 샀으니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바라고는 했다. 엄마인 나를 귀찮게 하지말아라....하는 뜻에서...
얼마나 어리석은 부모였던가....
어떤 놀이를 어떻게 해주어라...라는 놀이 방법이 더 많이 명시되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 놀이가 주는 발달과 성장에 대해 알고, 앞으로 내가 아이에게 해 주어야 할 일에 대해 반성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내일부터는 조금 바빠질 듯 싶다. 아이에게 "놀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알려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