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의 빛나는 마법 단비어린이 문학
김희정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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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삽화만 봐도 너무너무 읽고 싶어지는 동화책입니다. 예쁜 색감과 그림체가 여학생들에게 특히나 인기있을 법하네요. 그런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으니 눈길을 사로잡을 책이에요. 사랑, 가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마법, 마녀라는 소재가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육원에 사는 이나는 보육원 뒷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샛별 마녀를 만나게 됩니다. 이나는 마녀에게 엄마에게 사랑받으며 같이 살고 싶다는 소원을 말하지만, 마녀는 사랑은 절대 마법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해요. 사랑은 꼭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와야 하니까요.

 

이나 엄마는 '엄마!'라고 부르면 그만 부르라고 짜증을 냈고, 밥을 굶기거나 화가 많이 나면 때리곤 했어요. 그러다가 1학년 때 이나를 보육원에 맡겼지요. 보육원에 사는 걸 친구들이 알까 봐 늘 불안해하다보니, 이나는 학교에서 말도 안하게 되고 외톨이가 되었지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늘 슬프고 웃음을 잃어 갔답니다. 마녀가 마법으로 사랑을 만들 수 없다고 하자, 이나는 나무로 만들어달라고 하네요. 힘들 때면 나무 그늘에서 동화책을 읽었던 이나에게 나무와 동화책은 이나의 유일한 친구였으니까요. 우는 이나를 보니 마녀는 가슴이 아팠고, 이나를 입양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마녀 나라는 사람을 입양하는 걸 반대했어요. 결국 샛별 마녀는 마녀 나라를 나와 사람으로 변신하여 이나와 살게 되요. 이나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하루하루가 즐거웠지요.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입양을 반대했던 여왕 마녀는 연락 없는 샛별 마녀가 괴씸한 생각에 샛별 마녀를 찾아갑니다.

 

여왕마녀는 화가 나서 이나를 강아지로 만들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여왕 마녀의 비위를 맞추며 함께 지내게 됩니다. 쇼핑도 하고 놀이동산에 가기도 하면서 셋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요. 하지만 샛별 마녀를 데리고 다시 마녀 나라로 갈거라는 여왕 마녀의 결심은 사라지지 않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나와 샛별 마녀의 마음을 알게 된 여왕 마녀의 마음도 결국 움직이게 됩니다.

 

"모든 게 달라도 사랑하면 모든 아픔과 어려움을 다 이겨요." (본문 99p)

 

요즘은 다문화 가정도 많아지고, 입양 가정도 늘어나면서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어요. 서로 달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동화책은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가족은 혈연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어요. 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예쁜 동화책이었답니다. 삽화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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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메밀묵 단비어린이 문학
박상재 지음, 국은오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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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니 오래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가 생각이 나네요. 이 드라마에도 이 책처럼 도깨비 뿐만 아니라 메밀꽃이며 메밀밭 그리고 메밀군으로 불리어진 인형도 등장했지요. 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본 탓인지 이 책도 너무너무 기대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린시절 할머니, 엄마한테 들었던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에는 도깨비가 등장했지요. 그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도깨비가 등장하는 책이나 드라마는 다 재미있게만 느껴져요. 이 책도 드라마만큼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동화책은 도깨비와 관련된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옛날 이야기가 재미 속에서 지혜를 주었듯 이 동화책도 재미 속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답니다.

 

 

표제작 [도깨비와 메밀묵]은 메밀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에요. 떡갈나무 숲속 오두막집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약초나 버섯을 캐고 텃밭을 가꾸죠. 집 주변의 평평한 산을 부지런히 밭으로 일군 탓에 텃밭은 해마다 조금씩 터가 넓어졌어요. 무, 배추, 고추 등 채소를 심고, 호박과 오이도 심어 넝쿨을 올리고 팥, 옥수수, 메밀 같은 곡식도 부지런히 가꾸었지요. 그것들을 내다 팔아 옷과 신발을 사기도 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가 워낙 메밀을 좋아하는 탓에 메밀은 팔지 않고 집에서 다 먹었답니다. 할머니가 메밀국수, 메물묵, 메밀전병을 손수 만들어주었거든요. 올해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메밀을 더 많이 심었어요. 추석이 지난 어느 날, 할아버지는 장에서 채소를 다 판 후에 메밀묵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어요. 얼큰하게 취한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갖다줄 메밀묵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깨비를 만났지 머에요.  도깨비는 메밀묵을 달라고 했고 농사가 잘 되면 메밀묵을 또 나눠달라고 하네요. 할아버지는 그러마고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할머니는 빈손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를 타박했고 도깨비 얘기는 믿지도 않았지요. 그 뒤부터 할아버지네는 짓는 농사마다 풍년이 들었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믿지 않았답니다.

 

 

 [허깨비가 된 허수아비]는 가을걷이가 끝난 뒤 망땅히 할 일이 없어져 심심해진 허수아비의 이야기에요. 그동안 속아넘어온 참새들이 억울해 허수아비에게 쓴맛을 보여주자 허수아비는 마음이 울적해졌어요. 그래서 하느님에게 제 발로 걸어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지요. 설상가상 논 주인인 주정뱅이 노 씨도 술이 취해 허수아비에게 발길질을 하네요. 외롭다고 소리치는 허수아비에게 홍도깨비가 찾아옵니다. 얼음골에 사는 홍도깨비는 허수아비를 도깨비로 만들어주겠다고 했어요. 대신 서로 도와가며 잘 지내야한다는 조건을 걸었죠. 얼음골로 간 도깨비가 된 허수아비, 허깨비는 홍도깨비와 친구가 되어 아주 재미있게 잘 살았다네요.

 

 

[모델이 된 허수아비]이야기도  [허깨비가 된 허수아비]와 비슷한 내용이에요. 추수가 끝난 허수아비들이 도깨비 부부의 도움으로 멋진 모델이 되어 패션쇼를 즐기게 된 사연이지요. [허수아비가 된 게으름쟁이]는 지독한 게으름뱅이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도깨비가 게이름뱅이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이야기랍니다. 총 4편의 이야기는 도깨비라는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등장시키지만 그 속에 우리가 깨달아야 할 내용을 담아두고 있답니다. 코믹한 삽화도 볼 거리를 제공하니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랍니다.

 

(이미지출처: '도깨비와 메밀묵'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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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학폭
장석문.최우성 지음 / 가치창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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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아이들을 학교 보내는 것이 두려워졌다. 간혹 피해자가 된 아이들이 종종 자살하는 경우가 기사화가 되다보니 내 아이가 학폭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정말 피해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사실 그동안 피해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만 있었지, 당사자가 되었을 때의 대처방법에 대해서 조금도 알아보지는 못했다. 드라마를 보면 학폭 피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무런 준비가 안되어있었던 게다. 갑자기 그 생각을 하니 더 큰 두려움이 찾아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가치창조 《올 어바웃 학폭》책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있다면, 내 아이는 내가 지킬 수 있겠지.

 

어른들 눈에 '이것도 학폭이 될 수 있나?' 싶은 사례도, 아이들 세계에선 성폭력 범죄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후로는 폭력의 양상도 온라인상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변화에 맞추어 관련 법령도 꾸준히 바뀌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를 아이들의 보호자인 학부모와 교사가 미리 알지 못하면 자칫 내 아이들이 범죄자가 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다. (본문 15p)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뉘어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대를 반영하는 학교폭력], 심의 절차에 대한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심의 절차의 이해],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망]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가 꼭 알아야 할 학교폭력 Q&A]를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시킨다. 사실 지금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생활문화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어른 세대가 겪어온 학창시절과는 달라진 요즘 생활문화는 무엇이 학폭인지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을 성 싶다. 어쩌면 지금 내 아이가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 아이의 상황을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은 이를 주변에 알려야 한다는 것임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혼자 고민할 경우 사태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데, 학폭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알리지 않으면 폭력은 반복되고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범죄다. 범죄는 감춰지고 드러나지 않는 것을 양식으로 삼아 생명을 이어간다. (본문 53p)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파트는 아무래도 4번째 장이다. 교육청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로서, 또 학폭전담경찰관으로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그 답을 담았기 때문에 해결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부모는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목소리에 좀 더 예민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다. 상당수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를 지켜 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 역시 평소에 부모님이 피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고 하니, 아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할 듯 싶다. 혹여 가해자 혹은 피해자 당사자가 되었을 때, 당황하여 제대로 일처리를 못할 수 있으나 이 책이라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진행할 수 있을 듯 싶다. 그동안은 그저 피해자가 될까 걱정만 했는데, 이제는 내가 최소한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는 그들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교사와 학부모가 학교폭력예방법과 청소년들을 위한 경찰 활동, 관련 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갖고 계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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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화 작가다
임지형 지음 / 문학세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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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과 마주했을 때, 책 제목만 보고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책이 내 품에 온지는 한참인데 왠지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책을 꺼내 읽고서는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읽는 순간 빠져들었는데, 마치 어른동화를 읽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 듯 하다. 가끔 아이들의 동화책을 읽다보면 어른인 나도 감동을 받고 배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 책이 마치 그런 느낌을 주었다. 만약 책 제목 때문에 읽기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강추한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책 제목과 달리 책 내용은 말랑말랑 재미있으니 말이다.

 

동화 작가인 유리안은 등단한 지 5년째로 스무 권을 책을 낸 사랑받는 작가이다. 주로 '아이들 눈높이를 잘 맞추는' 혹은 '아이들 맘을 사로잡는' 작품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실은 소설을 쓰고 싶어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시 들어갔으나 우연히 동화 스터티라는 것을 하면서 동화의 매력에 빠지면서 동화 작가가 되었다. 그런데 동화 작가인 유리안의 치명적인 문제는 아이들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시끄럽고 막무가내고 말귀도 못 알아듣고, 바릇없는데다 신경질적인 결벽증이 있는 유리안에게 무엇보다 아이들은 지저분해서 싫다. 요즘 동화가 잘 써지지 않아서 고민하던 유리안 작가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아이들이 답이라는 한 작가의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싫은 걸. 그렇게 고민에 빠진 유작가에게 김pd에게 방송국 출연 섭외 전화가 온다. 아이들과 1주일을 함께 지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이들을 싫어하는 유작가는 생각과 달리 이미 출연을 확정짓고 만다.

 

그렇게 5명의 아이들과 억지 웃음으로 싫어도 견뎌낸 1주일을 보내고 방송이 나간 뒤 유리안 작가는 인기 작가가 되었고, 출판사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오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렇게 인기를 즐길 즈음 방송의 인기로 인해 후속편을 찍자는 김pd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렇게 또 어쩔 수 없이 유작가는 1박2일 여행가는 컨셉으로 다시 방송 촬영을 하게 되고, 폭풍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이들을 싫어하고, 더러운 것도 싫어하는 유리안 작가는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된 편견을 버리고 성장하게 된다.

 

마지못해 응했다가 계속 투덜거리며 싫어하고 원망했던 나와, 그것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지냈던 아이들. 사실 외계인처럼 종잡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내 편견이었다. 순간 마음 안에 전등불 하나가 켜진 듯 환해졌다. 아이들 모습이 온전히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야 비로소 아이들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흐르는 물 같구나."
그랬다. 아이들은 흐르는 물처럼 매번 달랐다. 마치 개울에서 계곡으로, 계곡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흐르는 물처럼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진짜 살아 있기에 가능한 거 아닐까? 어떤 틀에 묶어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늘 어른들이었고. (본문 163p)

 

나 역시도 책 제목만으로 이 책을 판단하는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늘 제멋대로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는 건 어른들이다. 이 책을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었지만 결국은 나를 성장하게 해주는 깊이가 있는 묵직한 내용이었다. 잘못된 편견으로 이제야 이 책을 읽은 것을 한탄하며, 나는 또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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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퍼링 -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 단비청소년 문학
송방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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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컴퓨터에 버퍼링이 걸리면 속도가 느려지면서 일이 진행이 안되고 답답해진다. 컴퓨터 버터링도 그런데, 하물며 가끔 내 인생에 버퍼링이 걸리면 어떨까? 좌절과 혼란, 절망과 포기, 아픔과 슬픔 등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로는 그 마음을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버퍼링을 겪게 되는데, 특히 사춘기 시절에 그 버퍼링을 심하게 맞이하게 된다. 그 시절에 겪는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단비청소년《버퍼링》에서는 주인공 가온을 통해서 버퍼링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하고자 한다.

 

"너희들, 왜 버퍼링이 생기는 줄 아니?"

수아가 물었지만 현규와 난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송수신도 제대로 못 하고 상대와 속도도 맞추지 않고 일방통행하려고 했을 때 생기는 충돌이잖아. 음…… 예를 들면, 저마다 삶의 속도가 다른데 어른들 마음대로 우리를 조이거나 다그칠 때 생기는 불협화음 같은 거랄까."

이럴 때 수아의 말솜씨는 진짜 누나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어른들하고도 그렇지만 버퍼링은 친구들 사이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

나는 내 생각을 덧붙였다.
"맞아. 앞뒤 생각 안하고 일부러 부딪히는 걸 즐기는 애들도 있으니까. 그럴 땐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잠시 그 자리를 떠나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떤 문제든 멀리서 바라볼수록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 (본문 256p)

 

아빠의 주식실패와 퇴사는 가족 폭력으로 이어지면서 중학교 3학년인 가온이는 혼란스럽다. 주식을 끊고 창업에 희망을 걸었지만 횟집을 오래 할수록 아빠는 점점 난폭해졌고, 견디다못한 엄마는 가온이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망가져버린 우산 밖에 남지 않아 비를 맞고 다녀야했던 가온이는 우산을 훔치는 것으로 그 혼란과 맞서고 있었다. 설상가상 아빠 횟집 건물주의 아들과 같은 반인 탓에 그놈의 잘난체까지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되자 스따(스스로 왕따)이기를 자청했던 가온이는 그들을 처단하기 위해서 친구가 필요해졌다. 자신의 혼란스러운 삶이 답답해진 가온은 엄마를 찾아나서지만, 엄마의 행방은 알 수 없었고 아빠는 횟집의 보증금까지 날려버린 상황이라 원양어선을 타겠다며 집을 떠났다. 그렇게 혼자가 된 가온은 집에 몰래 들어온 길고양이에 의지하게 된다. 그렇게 절망에 빠져있는 가온은 배를 탄 아빠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엄마가 돌아오게 된다.

 

친구와 함께 제주도를 가게 된 가온은 살다 보면 태풍도 가뭄도 만나게 되지만, 쨍하게 맑은 날도 반짝반짝 빛나는 날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살면서 버퍼링을 겪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하지만 삶은 늘 버퍼링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맑은 날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버퍼링이 생기는 이유에 대한 주인공들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 가족, 친구와의 불협화음은 늘 소통의 부재속에서 온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상대방에 대한 일방통행이 아닌 서로 속도를 맞춘다면 우리 마음 속에 버퍼링은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버퍼링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버퍼링을 해결하는 방법 또한 있으니 버퍼링으로 인해 고통받고 힘겨워하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조금은 답답했던 가온이의 삶으로 인해 책 내용이 어두운 듯 했지만 읽을수록 빠져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누구나 겪는 버퍼링이지만 이 책으로 그 해결법을 찾아보기를. 버터링은 어디서나 생겨나지만, 그 해결방법 또한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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