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바다 - 마음을 행복으로 물들이는 컬러링북
아나스타샤 카트리스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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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정 아빠의 장례식을 치루고 나니 심란한 마음에 책도 손에 잡히지 않고 이래저래 정신이 사납다. 틈만 나면 책만 읽는다고 남편에게 구박을 받곤 했던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바쁜 삶 속에서, 복잡한 고민 속에서 잠깐의 휴식과 힐링을 주는 탓에 컬러링북을 자주 접하는 탓에 아르테팝에서 출간된 <<나만의 바다>>도 서둘러 신청해 두었는데 장례식을 치루고 오니 집에 도착해 있었다. 헌데 다른 때와 달리 책에 전혀 손이 가지 않아 며칠 째 책꽂이에 머물러 있었다. 오늘은 아빠가 돌아신 후 첫 생신날이라 그런지 이래저래 하루종일 더 심란하기만 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탓에 혹시나 싶은 마음에 억지로 이 컬러링북을 꺼냈다. 이 복잡한 심경에 컬러링북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 곳 한 곳 채워나가는 동안 어느 새 나는 컬러링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복잡하고 심란했던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휴식! 그랬다. 정말 마음의 휴식을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복잡했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었다. 심란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었는데 진작 펼쳐볼껄 그랬구나, 싶은 후회가 들었다. 이래서 정말 컬러링북이 힐링을 준다고 하는구나, 라는 것을 절감하면서 말이다.

 

 

기존에 컬러링을 했던 것보다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여느 때보다 더 복잡한 심경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드넓은 바닷속 세계를 담아낸 그림때문은 아니었나 싶다. 신비로운 심해 세계가 내 복잡한 심경을 모두 포용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듯 했다. 아니면, 심해 세계 속 바다 생물이 주는 신비로움에 빠져들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빈 공간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동안 바다 속을 헤엄치는 듯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나는 심란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세계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바다에  빠져보세요

 

거대한 범고래와 기하학적 패턴을 그리는 열대어, 심술스러운 복어와 우아한 해파리, 호기심 많은 물범과 신비로운 문어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나만의 바다를 자유롭게 색칠해보세요.

당신의 내면 깊은 곳부터 싱그러운 생기가 차오를 거예요. (표지 中) 

 

 

마음을 행복으로 물들이는 컬러링북 <<나만의 바다>>는 생동감 넘치는 바다 속 생물들의 모습을 통해 활력을 선물하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각자의 컬러링에 따라 나만의 색다른 바다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색칠을 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모든 것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엄마가 색칠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아이가 함께 거들었다. 함께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 우리는 함께 즐거움을 느꼈고 함께 행복해했다. 큰 일을 치루면서 힘들고 지쳤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정말이지 작품을 하나둘씩 완성해 나갈때마다 내면 깊은 곳부터 활기가 차오를 듯 싶다. 진작 시작하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제는 아빠를 보내드리는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그동안 접해왔던 컬러링북도 그러했지만 <<나만의 바다>>는 내게는 좀더 특별한 컬러링북이 되어주었다. 내 마음에 휴식을 그리고 힐링을 선물했으니 말이다. 정말이지 컬러링북의 효과를 정말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혹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이미지출처: '나만의 바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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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1-1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니 제가 다 안심입니다.
늦었지먀 아버님 명복을 빕니다
 
[기차에서 3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기차에서 3년 - 레벨 1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3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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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 세계를 탁월한 문학성을 표현한 <익사이팅북스> 시리즈 53번째 이야기는 조성자 작가의 <<기차에서 3년>입니다. 이 동화책은 주인공 상아가 기차에 갇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담겨져 있는데, 상아가 갇힌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더군요. 이 책은 '3년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상아가 사촌인 별아 언니와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천둥 번개가 치더니 곧 기차 안을 밝혀 주던 불이 꺼지면서 기차가 멈춘 것에서 시작됩니다. 전차선 고장으로 인한 전력 공급 중단으로 한강 철교 위에서 비상 정차를 하게 되었다는 방송이 나오자 기차 안에 있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땅을 때리는 장맛비처럼 소란스러워졌지요. 더군다나 객실과 객실을 연결하는 문을 열 수 있는 자동 장치를 눌러도 문이 꿈쩍을 안 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것입니다. 어른인데도 아이처럼 '엄마야!'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자 상아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화장실, 도서관 그리고 기차 안까지 이렇게 갇힌 일이 벌써 세 번째이니 그럴 만도 하네요. 하지만 상아도 갇히는 건 싫습니다. 그래서 이 일이 제발 꿈이기를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지요.

 

 

 

상아가 별아 언니랑 단둘이 기차를 타게 된 것은 할아버지 생신 겸 방학이 되어 부산에 갔다가 할아버지 댁에서 이틀을 더 머물고 싶어한 별아 언니로 인해 부산에서 더 머물다가 둘이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지요. 갇혀 있는 기차 안의 소란은 불안의 색으로 가득했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 전화를 들고 상대편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흐느끼기도 하고, 소곤소곤 말하기도 했고, 별아 언니 역시 계속 큰엄마와 통화를 했지요. 상아는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가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엄마는 몹시 당황한 탓에 말의 앞뒤가 엉켜 있었고, 아빠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상아를 달래주며 힘들 땐 오카리나를 불면 큰 도움이 될거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어요. 오카리나는 상아가 마음이 힘들 때 불기 위해서 틈틈이 배운 악기였거든요.

 

 

 

발송 실수로 열차 팀장의 말을 듣게 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고 다툼을 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어요. 그때 넥타이 아저씨가 참을 수 없다는 듯 큰 소리로 물을 나눠 마시자고 했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지요. 급기야 한 통에 만 원에서 2만 원까지는 하는 매매 가격도 생겨났습니다. 설상가상 아이의 울음소리가 더 커지자 사람들은 신경질을 냈어요. 엄마가 달래 주어도 아기의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고 아기 엄마도 지쳐갔지요. 상아는 수빈이 집에 놀러 갔을 때 잠에서 깬 수빈이 동생 수완이가 큰 소리로 울었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수완이가 큰 소리로 울자 상아가 오카니라를 꺼내 '반짝반짝 작은 별'이라는 곡을 불어주었고 수완이의 울음소리도 잦아들었거든요. 상아는 수완이를 생각하며 오카리나를 만지작거렸지만, 혹시 어른들이 오카리나 소리를 듣고 시끄럽다고 할까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오카리나를 만지작거리던 상아는 아빠가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진심으로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상대방을 감동시킨단다." (본문 84p)

 

 

 

그 말에 힘을 얻은 상아는 울고 있는 아기에게 다가가 오카리나를 불기 시작했고, 기차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눈이 상아로 향했으며 어수선하던 기찬 안의 소리도 조용해졌어요. 아기도 울음을 그치고 상아를 쳐다보았고, 중학생으로 보이는 오빠는 하모니카를 들고와 같이 연주해주었지요. 몇몇 사람이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기차안에 나지막이 퍼졌어요. 조금 전 화를 북북 내거라 성질내던 소리로 가득했던 기차 안에 평화의 기운이 퍼지고 있었지요. 아줌마는 상아에게 마지막 물을 양보했고 상아는 물의 반을 남기고 아기 엄마에게 주었어요. 아기 엄마의 칭찬은 상아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 주었지요. 얼마 후 드디어 전기가 들어오면서 기차는 서울역으로 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차에 갇히게 되면서 어른들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권력을 내세우는 사람, 몸싸움을 벌이는 사람, 불안함을 이기지 못하고 창문을 깨려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차분하게 사람들을 다독이려는 사람, 조용히 기다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었지요. 그 중에는 상아처럼 마음을 다독이고 주위를 보살피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어른들 속에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아보는 상아의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었어요. 기차에 갇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저 역시도 어른답지 않은 어른의 모습을 드러내게 될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 동화 속 상아를 만나게 되면서 저 역시도 마음을 다잡고 주위를 보살필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핸드폰이 아닌 기차 밖 풍경을 볼 줄 아는 상아,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을 줄 알고, 주위를 보살필 줄 아는 상아는 이렇게 어른들에게도 깨달음을 줍니다. 상아의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남의 아픔에 함께하고 슬픈 이의 마음에 웃음을 안겨 줄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래봅니다. <<기차에서 3년>>으로 멋진 상아를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이미지출처: '기차에서 3년'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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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씨펭양 2015-11-20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가 안보여요...ㅠ

동화세상 2015-11-30 17:43   좋아요 0 | URL
보이는데~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
김현성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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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주는 낯설음과 설레임을 동경하지만 내게 여행은 여행이 얼마나 가기 어려운지, 가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만들어놓고 혹시라도 가지 못했을 때 빠져나갈 길을 미리 만들어놓곤 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여행 서적에 관심을 갖곤 한다. 이번에 읽어보게 된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는 여행 서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여행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에세이다.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책이었는데 작가 김현성이 꽤나 유명했던 발라드 가수였단다. 책 읽기에 앞서 궁금한 마음에 가수 김현성을 검색해봤지만 나에게는 조금 낯선 가수다. 알려졌다는 <소원><행복> 등의 노래를 검색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1990년대 후반 미성 가수로 이름을 날렸다고 하니 직장 생활하랴, 연애하랴, 결혼 준비하랴 바쁜 때라 그랬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김현성을 가수로 먼저 만나봤겠지만 나는 작가로 먼저 그를 알게 된 셈이니 오히려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 선입견 없이 오롯이 작가로서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떠나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뿐인데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떠나고 싶다'는 한 가지 이유가 나머지 모든 이유보다 절실해졌다는 이유로 여행자가 되기로 했다. 온전한 여행자가 되기 위해 그는 자신과 연결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유인 즉, 언제든 떠날 수 있고 돌아와서도 다시 떠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할테니까. 현실의 무서움을 모를 만큼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었다. 왜 떠나고 싶어 하는지, 떠나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정말 그런 삶도 괜찮은 것인지. 그가 희미하게 나마 내린 결론은 자신이 원하는 삶은 세상의 더 많은 곳을 기웃거리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목격하고, 그들 안에 섞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그것을 기록해 세상에 남겨놓는 것이 자신이 바라는 삶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보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우리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혹은 '감수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그것을 맞딱뜨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제발 이 지긋지긋하고 지치게 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매일매일의 업무, 가정에서의 일과, 사회적 위치나 역할로부터 이별하고 낯선 대지에 원시인처럼 던져지고 싶은 욕망, 그것은 공포 영화나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의 감정과 멀지 않지만 그보다 훨씬 용감한 감정이다. 스크린 속의 걸어다니는 시체나 살인마에게 죽도록 쫓기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것보다 여행지에서 잠깐 길을 잃는 것이 훨씬 생생하고 끔찍한 공포감을 안겨준다. 여행은 공포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요청이다. (본문 55p)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우리가 공들여 구축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 한 일이다. 일상을 구축하지 않고는 살 수 없으면서, 또 그것만으로는 절대 만족하며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익숙한 일상이 때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함을 알고 있지만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들을 대면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핑계를 마련해 두곤 한다.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나는 여행에 목이 말랐고 지금이라도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마음 한 켠에서는 가지 못하는 수만 가지의 이유들을 만들어내고 또 만들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낯설음과 설레임에 대한 막연했던 어떤 기대감에서 나는 여행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을 하며 겪게 된 돌발적인 상황에 관한 에피소드나 여행에서 얻은 인연, 여행지의 풍경 등에 관한 이야기도 좋았고, 여행을 통해 느끼는 외로움, 그리움에 대한 고찰도 좋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자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나로하여금 내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듯 싶다. 나는 그동안 왜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했으며 여행을 동경하고 있었던 걸까? 그 목적이 그저 회피는 아니었을까? 그리고 내 삶에 대해 나는 얼만큼 진지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저 이 일상이 주는 안일함에 만족하려는 것인가?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니 꿈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계속 꿈꾸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고 잠들지 않도록 노력하면서도 깨지 않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참 복잡한 노릇이다. 그럼에도 꿈을 쫓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판단 또한 그 사람의 인생의 몫이다. (중략) 끈기는 꿈꾸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현실이 버거워도, 말 그대로 배가 고파도 견뎌낼 힘이 있다. 고생스럽지만 꾸준히, 의지를 잃지 않고 자기 길을 간다. 땀 흘려 밭을 일구고 결국 열매를 거머쥔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말한다. 꿈이 밥 먹여주느냐고? 물론 밥 먹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늘 배가 고프지만 그렇다고 쓰러지진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럴 때 이들에게는, 꿈이 밥이다. (본문 147,149p)

 

이 책에는 저자의 꿈을 꾸기 위한 지혜, 꿈에서 깨지 않으려는 의지가 곳곳에 깃들여져 있다. 나는 김현성을 가수가 아닌 작가로 처음 만났다. 김현성은 누군가에게는 미성 발라드 가수이겠지만 나에게는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가진 멋진 작가이다. 자신의 내면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눈을 가졌고, 솔직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독자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을 지닌 새내기 작가로 내겐 기억될 듯 싶다. 그리고 앞으로 그의 삶에 대한 기록을 계속해서 기대하게 될 듯 싶다.

 

 

 

"어느 노년의 예술가가 그런 말을 했어. '젊은 시절의 내 인생은 완전한 혼돈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모두 아름답게 설계되어 있던 것이었다.;"

  당신은 그 말이 상황에 꼭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와 그런 말을 전하는 그의 마음을 헤아리며 고마움을 느낀다.

  당신은 두 발을 난간에 올리며 여유롭게 호수를 바라본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게 되려던 건지도 몰라.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한다. 계획표 같은 건 가방 안쪽 어딘가에 구겨져 있은 지 오래다. 시계를 흘깃 본다. 벌떡 일어나 기차역으로 향한다. 이번에도 기차를 놓치면 다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어쨌거나 기차를 기다리는 건 정말이지 고단한 일이니까. 9본문 188,189p)

 

(이미지출처: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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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임금 정조의 화성 행차 마법의 두루마리 19
햇살과나무꾼 글, 이상규 그림, 신병주 감수 / 비룡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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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이야기 한국사 시리즈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는 호기심 많은 두 형제 준호와 민호가 지하실에서 발견한 마법의 두루마리를 통해 석기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등 우리 역사의 현장으로 떠나는 역사 모험 동화입니다. 저는 19권 <<효자 임금 정조의 화성 행차>>를 통해 처음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는데, 신비한 마법의 두루마리를 펼치면 과거 역사의 현장으로 가게 되는 모험으로 흥미를 자극하는 그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험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한국사 지식을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있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혜경궁의 회갑을 기념해 이루어진 정조의 화성 행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역사학자인 아빠를 따라 경주의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간 준호와 민호는 새집 지하실에서 마법의 두루마리를 발견하게 되고, 둘은 석기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등으로 과거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를 이웃에 사는 수진이가 눈치채게 되면서 함께 모험을 하게 되지요. 그러다 과거 여행 중 이사 온 집에 살던 역사학자 할아버지를 만난 준호, 민호, 수진은 두루마리의 숨겨진 힘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두루마리를 펼쳐 과거로 역사 여행을 떠납니다. 이번에 세 아이는 역사학자 할아버지한테 편지를 쓰기 위해 과거로 떠납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물푸레나무가 무리 지어 자라난 언덕 위였어요. 다행이 누군가 흘리고 간 붓통을 발견한 아이들은 할아버지한테 편지를 쓸 종이를 구하기만 하면 됐지요. 아이들이 종이를 구하기 위해 언덕 밑 거리를 내려가자 임금님의 화성 행차를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어요. 그렇습니다. 이곳은 정조가 다스리던 때의 조선인 것이지요. 준호는 예전에 과거 여행에서 뒤주에 갇힌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울던 세손 시절의 어린 정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마법의 두루마리를 타고 같은 시대를 거거나, 한 번 만났던 사람을 또 본 적은 없었는데 민호는 어쩐기 기분이 묘해집니다.

 

 

구경을 나온 사람들은 아버지가 비참하게 돌아가셨어도 복수는커녕 오직 백성들이 잘 사는 나라를 이루는 데 여념이 없는 참으로 어질고 뛰어난 임금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네요. 사람들은 집채만 한 바위를 들어 올리는 거중기, 화성 잔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고, 백성을 아끼는 임금에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아까 주운 붓통을 찾는 생도 아이를 발견하게 되고 아이를 뒤쫓다가 임금님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른이 된 그 애, 정조가 민호와 준호를 알아본 순간 정조도, 아이들도 시간의 충돌로 심한 어지러움증을 느끼게 됩니다. 많이 남아있던 돌아갈 시간도 얼마남지 않게 되지요.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남기기 위해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했던 민호를 준호가 제지합니다. 아까의 어지러움증이 두루마리의 또 다른 비밀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할 수 없이 아이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되는 세 아이를 통해 화성 행차에 대해 백성을 아끼고 사랑했던 정조에 대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일성록], [화성성역의궤], [흠휼전칙] 등 정조 시대의 수많은 기록물들을 통해 정조가 꿈꾸었던 개혁 정치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 볼 수 있었지요. 과거로의 역사 여행이라는 스토리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시간의 충돌이라는 어마무시한 사건이 일어났으니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 지 벌써부터 너무너무 기대가 됩니다. 처음 접해보게 된 우리 역사 속으로 짜릿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마법의 두루마리>시리즈였는데 역사를 접근하는 흥미로운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인지 이제야 읽어보게 된 것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1권 <석기 시대로 떨어진 아이들>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겠어요. 과거 여행을 다녀온 뒤 역사 박사 준호가 도서관과 아빠의 서재를 들락거리며 정조 시대 연구에 몰두해 적은 [준호의 역사 노트]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어서 좋네요.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구성입니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 이 시리즈를 주목하려 합니다.  이 시리즈가 역사를 알기 위한 첫 걸음이 되어줄테니까요.

 

(이미지출처: '효자 임금 정조의 화성 행차'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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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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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 혼자 계신 친정 아빠께는 못다한 효도를 다 하리라 마음 먹었더랬다. 헌데 효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알기도 전에 아빠는 치매와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서 지내셔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아빠에게 효도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많은 시간동안 효도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반짝반짝 빛나는 가슴 따뜻한 순간들을 기억하게 되는 <30점짜리 엄마>의 작가 다카기 나오코의 <<효도할 수 있을까?>>를 만나게 되었다. 효도를 거창하게만 생각했던 내게 효도라는 것이 초호화 해외여행과 고급 레스토랑을 모시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갈 즈음, 아직 이 짧은 만화책을 다 읽기도 전에 아빠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최근 어려운 고비를 여러 번 넘기신 터라 가족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죽음은 이 책으로 인해 더욱 아프고 크게 다가왔다. 난 이번에도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아빠를 보내드려야만 했다. 그것이 장례를 치루는 내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40년 넘게 일하던 회사에서 정년퇴직 한 후 뵐 때마다 조금씩 할아버지화가 되어가고 소위 은퇴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아빠, 아직은 알바를 두 개나 뛰고 계시기 때문에 왠지 안심이 되는 엄마, 실버 세대 한복판에 계신 부모님은 여전히 딸을 참 많이도 걱정한다. 24살에 상경해서 겨우겨우 밥 먹고 집세 내며 살던 작가에게 아빠는 가끔 혼자서 훌쩍 도쿄에 오셔서 용돈을 주고 가시기도 했는데 이번에 아빠가 도쿄에 놀러 오신다고 한다. 지난번 도쿄에 오셨을 때 아빠가 갑자기 카레가 먹고 싶다고 하셔서 그냥 흔한 느낌의 인도 카레 체인점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아하시던 기억 때문에 작가는 전에 갔던 가게보다 멋지고 고급스러운 식당에 모시고 갔지만 아빠의 텐션은 낮았고, 생각 없이 들어간 카페에서는 완전 들뜨셨다. 가족 중에서 아버지만 외국에 간 적이 없어서 마침 일본에 한류 붐이 일어 부모님과의 첫 해외여행을 한국 서울로 가게 되는데 공항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완전 흥분하시는 부모님과의 여행에서 작가는 앞으로도 건강해주기를 바란다. 낡은 집을 편하게 리모델링해드리겠다고 해도 마다하는 아버지, 레스토랑보다는 도시락을 사와서 벚꽂나무 아래에서 먹는 것을 더 기분 좋아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여느 부모님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기에 자연스레 내 부모를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 

 

 

이제 와서 효도하는 방법은 잘 모르겠고… 뭐가 효도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두 분의 웃는 얼굴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본문 125p)

 

 

 

<<효도할 수 있을까?>>는 그동안 효도라는 것이 초호화 여행과 고급 레스토랑에 모시고 가는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효도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부모님을 웃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 여행에서 아버지의 취향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부모님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부모님의 삶을 이해하는 것임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글귀가 자꾸만 마음을 아프게 한다. 효도하는 방법도 모르고 효도가 뭔지도 몰라 그저 안타까운 시간을 속절없이 보내고만 어리석음을 어찌할꼬. 이제는 더 이상 두 분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힘겨울 뿐이다. 효도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이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삼우제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경험과 고민을 코믹하게 담아낸 이 책은 나는 왜이리 슬프기만 한걸까. <<효도할 수 있을까?>>가 말하고자 하는 '부모님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귀한 진짜 효도'라는 포인트를 많은 이들에게 전해줬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효도할 수 있을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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