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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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전해주는 멘토로서, 언어와 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대 아시아 여성들의 필독 작가로 자리매김한 남인숙 작가가 이번엔 파격적인 책 제목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를 돌아왔다. 우리는 가끔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하고 싶어?' 라는 질문을 배우자에게 던지곤 한다. '물론이지'라는 답변을 듣고 싶은 마음을 담아낸 질문이겠지만, 정작 질문을 던지는 당사자는 '나는 아니'라는 마음을 갖고 있을 터이다. 그건 지금의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삶에 대한 열망때문이리라. 그러니 지금은 당신과 함께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겠지만 다음 생애에는 다른 남자와도 살아봐야하지 않겠는가.

 

삶에는 어느 단계에나 선물이 숨어 있다. 누구나 '좋은 시절'이라고들 말하는 청년 시절에만 삶의 절정이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무지하고 어리석음과 혼돈으로 후회될 짓만 하고 돌아다니던 내 젊은 시절을 돌이키기도 지긋지긋하다. 나이 들어가는 지금이 더 좋고,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이 들어서 전보다 쓸쓸하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청년 시절을 추적 관찰해보면 청년 시절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나이 들어서 더 불행해진 게 아니라 지금 불행한 핑계로 나이 든 것을 선택한 것뿐이다. (본문 11,12p)

 

지금 나는 마흔을 넘긴 인생의 전환점에 있다. 이십대에 꿈꾸웠던 삶도 아니고,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것도 아니며 그 시절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진 것도 아닌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더 느끼게 되는 결코 쉽지 않은 나이이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 물론 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서도. 나와 동년배인 저자 역시 예전 같지 않은 건강, 이울어가는 아름다움, 사라진 낭만, 사회적 소회감, 노후에 대한 걱정 등으로 뒤범벅된 이 나이에 대한 체감 행복지수가 괜찮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지금까지 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늙었으나 가장 행복한 이유를 찾고 싶어졌고, 젊음을 잃어가는 대가로 얻고 있는 좋은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단계마다 숨어 있는 '선물'을 전하고자 한다.

 

알고 보면 사람은 나이 들수록 삶이 재밌어지는 게 맞다. 살면서 그렇게 살 수 있는 내공을 다들 알게 모르게 쌓았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가장 좋은 때는 지났다는 사회적 공식 속에 우리 감정마저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린 친구들에게 '제일 예쁘고 좋은 시기를 살면서, 왜 죽겠다고 엄살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젓는 고집쟁이 어른의 전형에서 발을 빼고, 내가 먼저 재밌어지고 그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싶다. 근엄함은 지긋지긋하게 겪었다. (본문 19p)

 

동년배이기 때문일까? 저자의 이야기에 이끌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책 속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한다. 저자가 곧 나였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 역시 아직도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다. 그러나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며느리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정말 많은 역할을 해내야만 하는 나는 나이 듦이 서럽고 젊은 시절이 그리울 때가 가끔 있다. 한 때는 주연이었으나 이제는 조연으로 밀려났고, 육체는 점점 여행에 부적합해지고 있고, 머리커지는 아이들에게는 귀찮은 엄마가 된 지금이 마냥 좋기만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수많은 조연들을 보라. 오달수, 라미란처럼 주연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는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들이 있지 않은가. 유시진(송중기)도 멋있지만 서대영(진구) 또한 얼마나 멋진가 말이다.

 

한때 모두가 주연이었던 우리는 이제 몇 계단 아래로 내려와 조연으로서의 삶을 즐길 때가 된 것 같다. 때가 되었는데도 주연자리에 미련을 놓지 못하고 새로 올라오는 이들의 손마디를 밞아 떨어뜨리는 이의 모습은 추하다. 나는 삶의 횡단면에서 주연 사퇴를 한 요즘이야말로 내 삶 안에서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타인의 기대와 시선, 무지와 부족한 판단력 등에 묶여 꼭두각시 주연으로 살아온 젊은 날에서 해방되어 내가 쓰는 대본대로 살아갈 수 있는 진짜 주연 말이다. (본문 68p)

 

가끔은 서글프게 다가왔던 지금의 나이 듦이 책을 읽다보면 그리 나쁜 것이 아님을, 아니 오히려 매해 선물을 받고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그만큼 더 행복해지고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래서 지금의 삶이, 지금의 나이들어감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가끔' 서글펐던 때가 '아주 가끔'(인간은 그리 완벽한 존재는 아니니까) 서글퍼지지 않을까. 작가와 같은 동년배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고,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또한 나와 다르지 않는 생각, 삶을 살아가는 이의 이야기로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그랬다.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순간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았다. 작가가 건네는 이 한 줄이 삶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힘이 되어줄 것임을 나는 깨닫는다.

 

시간의 흐름에 의연히 동행하는 것과 세월에 매몰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난 나이로 대접받지 않고 나 자체로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나이 듦의 방향을 정했다. (본문 1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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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하버드 새벽 4시 반 - 세계 최고 대학이 가르쳐 주는 기적의 10가지 습관
웨이슈잉.웨이펑롄 지음, 이지희 옮김, 박링고 그림 / 세종주니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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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대학 '하버드'는 고등교육의 정수라고 일컬어집니다. 전 세계 수많은 학생들이 하버드를 동경하고 들어가기를 꿈꾸고 있지요. 하버드는 지금껏 8명의 미국 대통령, 40명의 노벨상 수상자, 30명의 퓰리처상 수상자 그 외에도 저명한 외교관, 학술 분야의 창시자, 학술계 인사, 문학가, 사상가 등을 배출해 온 만큼 많은 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닐까 싶네요. 헌데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높은 지적 수준 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하버드의 교육사상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하버드가 학생들에게 키워 주고자 하는 소양을 크게 10가지로 정리하여 전하고자 합니다.

 

중국에서 2012년 출간 이후 3년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하버드 새벽 4시 반>이 어린이 편을 펴냈습니다. 하버드의 정신을 이해함으로써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초를 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지요. 어린 시절에 형성된 습관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기에 기른 행동 습관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의 자본이 되기 때문이에요.

 

초등학교 때에는 원대한 꿈을 가져야 해요. 동시에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하면서 부지런히 공부하고 책과 친해져야 해요. 또한 독립심, 강인한 의지, 바른 심성, 열린 사고력을 지니며,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일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해요. 이 외에도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아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 역시 익혀야 해요. 이것이 모두 하버드에 가기 위한 필수 요건이에요. 설사 하버드에 들어가지 못해도 이런 요건을 갖춘 사람이라면 충분히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어요. (본문 6,7p)

 

이 책에서는 꿈꾸기, 기초 다지기, 창의력 기르기,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자립심 기르기, 긍정적인 마음 가지기, 사소한 것 관리하기, 나를 이기기, 꾸준히 나아가기, 나 자신을 알기 등 세계 최고 대학이 가르쳐 주는 기적의 10가지 습관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각 장마다 실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어 딱딱한 자기계발서보다 읽기에 부담이 없는 거 같아요.

 

하버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충고해요.

"큰 업적을 이루고 싶다면, 먼저 목표를 세우고 꿈을 가져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까지 오르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꿈은 땅에 뿌린 씨앗과 같아요. 봄이면 싹이 트고, 여름에는 성장하며, 가을이면 열매를 맺고, 겨울에는 힘을 비축하지요. 성공이란 아름다운 꿈과 큰 목표를 지닌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랍니다. (본문 22p)

 

하버드는 호기심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해요. 덕분에 하버드 학생들은 강한 호기심과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요. 이들은 오랜 기간 공부를 하고 하버드에 들어왔지만 그렇다고 책밖에 모르는 공부벌레가 아니에요. 오히려 예술 영역이나 이론 연구에서 종종 자신만의 창조적인 업적을 이루어내지요. 우리는 호기심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호기심을 싹 틔우고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노력해야 해요. (본문 92p)

 

이 책은 매 장마다 [하버드 식으로 생각하기]라는 코너로 재미있는 퀴즈를 담고 있어요. 이 퀴즈는 창의력과 열린 사고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코너로 새로운 생각, 틀을 깨는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재미가 있지요. 똑같은 지식 흡수에만 급급한 우리나라의 교육에서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길러 주어야 할 것이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있어요. 누구나 동경하는 하버드, 그곳에서 가르치는 것은 결코 지식만이 아니었으니까요. 이에 '어린이를 위한' 책이긴 하지만 부모가 먼저 읽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들이 참 많은 책이랍니다. 아이의 성공을 바란다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부모에게는 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이들에게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선물받게 될테니까요.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줘요. 사회나 자신의 인생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줘요. 책을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깨달음이 찾아오고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 어느새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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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 요즘 연애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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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9년차인 나와 달리 요즘은 연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고 있다. '썸'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고, 결혼은 조건이 우선시 되고, 결혼과 연애는 별개의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인기를 끈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정말이지 연애를 하는 중에도, 헤어지고 난 뒤에도 혹은 결혼을 한 후에도 남자들은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긴 하다. 그런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속내가 여기 <<요즘 남자 요즘 연애>>에 담겨져 있다. 마치 미드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케하는 이 에세이에서 그 끝을 알 수 있는 남자들의 연애에 관한 생각을 알아감으로써 그들을 정복(?) 해보는 건 어떨까?

 

여성들이 궁금했을, 하지만 엿보기 어려웠던 남자들의 수다를 풀어냈지만 꼭 남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거다. 이해와 이별 사이에서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본문 6p)

 

이 책은 약 18개월간 연재했던 '김정훈의 썸'이라는 칼럼을 재구성한 것이며, 남자 버전인 <섹스 앤 더 시티>를 써보고 싶단 욕심을 가졌더랬던 저자의 그 마음이 반영되어 전반적으로 이 드라마를 연상케 했으나 그만큼 발칙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얘기를 더 많이 담아냈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 책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구성이 재미를 더하니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여기에 성격도, 취향도 각기 다른 네 명의 남자가 있다. 나름대로의 철학 있는 바람둥이 준, 늘 허탕만 치는 낭만파 세운, 연애보단 자기 앞날이 우선인 현실파 주영, 그리고 연애 휴지기 중인 생각 많은 관찰자 태희가 바로 그들이다. 대체로 찌질해보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연애를 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귀엽게도 보인다. 연애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 사람을 한 없이 찌질하게 보이게 하는.

 

직장을 다니면서 칼럼을 썼던 태희는 직장 생활과 글을 쓰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다 사표를 쓰게 되는데, 그와 동시에 여자친구 미진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헌데 알고보니 미진이 태희와 만나는 도중 소개팅을 했고, 헤어진 이후 곧장 그 성형외과 의사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희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셨고, 고등학교 친구인 준이, 주영이 그리고 세운이가 함께 해주었다. 이별을 통보받은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그는 여전히 허무, 억울, 분노, 비침, 오해, 그리움, 의심, 다시 허무, 다시 그리움 그리고 원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상처의 종류를 분석하곤 했다. 다섯 달째가 되면서 미진을 생각하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후유증은 남아있었다. 더 이상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그가 우연히 B잡지에서 주최하는 로맨스 소설 공모전을 보게 되고, 글을 통해서 정리되지 않은 자신 안의 무언가를 말끔하게 치우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쓰게 된 소설의 제목은 <사랑은 없다>이며 주인공은 친구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하여 사랑에 지친 도시 남자 도남,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여자 구라임으로 정하게 된다. 이렇게해서 이 책은 액자 형식을 띄며 네 남자의 이야기와 태희가 쓰는 <사랑의 없다>의 소설이 중간중간 소개된다. 이 책은 이렇게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고 다시 만나고 결혼을 결심하는 모습을 남자의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다. 네 남자의 수다를 통해 요즘 남자들의 연애하는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는 남자들의 연애 이야기로 국한하기 보다는 요즘 연애에 관한 이야기며, 우리 모두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라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다. 항해처럼 거친 풍랑을 만날 수도 있다. 거친 풍랑으로 항해를 그만두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항해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새로운 항해는 늘 설레이고 행복하게 하니까. 항해는 계속되어야 한다.

 

모든 연애는 드라마다. 이토록 찌질한 이야기일지라도. _이재문 프로듀서

 

한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미지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와 같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탐험한다는 호기심은 거친 풍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언제나 우선하는 법이다. '함께'라는 이유로, 사랑의 힘으로 그런 위험 요소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었던 마젤란처럼, 우리의 연애에 끝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 자신하는 수많은 남녀가 힘차게 닻을 편다.

다시 돌아온 마젤란의 배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에 끝이 없음을 확인하는 건 쉽지가 않다. 모든 사랑의 끝이 결혼은 아니겠지만, 편의상 험난한 연애의 바다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지로 오게 되는 것을 결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보자. 이 완전한 일주를 성공하지 못하고 회황하는 연인은 허다하다. 이별이다. (중략)

그 시간 자체가 결국 사랑임을 떠올리며, 완주를 하지 못했대도 그 항해가 가치 없는 건 아니라고 아무리 되새겨봐도 실패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슬프다. 누구나 안전하고 완벽한 항해를 하고 싶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그것이 가능할지 늘 고민한다. 이 같은 고민의 끝엔 허무함이 있다. 그것은 남자는 결혼을 포기하고 여자는 출산을 포기하는 '5포 세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략)

 

지난 항해들의 실패를 두려워했다면 완주할 수 없었을 거다. 우리도 연애를 시작하는 데 있어 망설일 필요가 없다. 수많은 끝에서 좌절과 슬픔을 겪었다 해도 바다가 사라진 건 아니다. 또 다른 항해라면 이번에야말로 그 세계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충분히 기대해도 좋다. (본문 331~3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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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요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게으른 요리 - 금쪽같은 10분을 벌어주는 스마트 요리법
다소마미.요리헤라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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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해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자면 시간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찌개이나 국을 끓이고, 밥을 해야하고 몇 가진 반찬을 만들어야 하는 우리네 밥상은 직장맘들에게는 바쁘고 힘든 일이지요. 이는 직장맘이 아닌 주부들에게도 정말 곤역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주부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한 요리책이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에 얼른 소개해 볼까해요. 똑똑하게 게으른 한 그릇 요리책 <<게으른 요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쉽고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한 그릇 요리를 최대한 맛을 살리고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만들기 위해 편리한 시판제품을 사용하기도 하고, 간단한 요리엔 다양한 비빔장이나 양념장을 소개하여 더 맛있는 맛을 잡아주었지요. 맛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쉽게 풀기도 했습니다. (PROLOGUE 中)

 

 

<<게으른 요리>>는 요일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매일매일 준비하는 한 그릇이 색다르게 느껴지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월요일엔 간편 볶음밥, 화요일엔 속편한 죽, 수요일엔 따뜻한 덮밥, 목요일엔 산뜻한 비빔밥, 금요일엔 건강식 영양밥 그리고 토요일엔 한 입 주먹밥과 일요일엔 후루룩 면요리로 나뉘어져 있어요. 게으른 요리라고는 하지만 정성가득, 영양가득한 레시피가 결코 게을러 보이지 않네요. 레시피에 앞서 초스피드 식재료 밑작업이나 좀 더 편하게 그리고 맛있게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요리하는 사람의 수고를 덜어주는 금쪽같은 시판 제품 등의 추천으로 요리를 조금은 쉽게 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한 끼 식사를 차리는 것이 너무도 버거운 주부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닐까 싶네요.

 

 

각각의 레시피를 살펴보면 재료가 정말 간단해요. 우리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업숙요. 이렇게 간단한 재료로 정성가득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요리에 소질이 없는 저에게는 정말 놀라울 뿐이네요. 요리에 자신이 없는 저는 다양한 요리책을 살펴보고 활용하기도 하지만 퇴근해서 요리책을 보며 한 끼를 차린다는 건 정말 버거운 일입니다. 썰고 다지고 볶고 삶고. 그러기에 이 요리책은 활용도가 정말 높은 책이라 할 수 있겠어요. 주부라면 누구나 마음에 쏙 들어할 거에요.

 

한국의 밥상은 밥과 국을 기본으로 갖가지 반찬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의 요리가 채를 썰고 다지고 따로 손질하는 과정이 많아요. 그래서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시작하기를 어려워하기도 하죠. 여러 반찬을 만들어 놓아도 먹는 식구가 별로 없는 소가족이 늘고, 집 밖에만 나가면 무엇이든지 사먹기 쉬운 구조와 대부분의 음식이 배달된다는 것도 사람들을 점점 주방에서 멀어지게 하는 이유 같아요. (PROLOGUE 中)

 

 

아이들이 커가면서 함께 저녁을 먹는 경우가 줄어들 뿐더러, 배달음식과 외식으로 더 다양한 맛의 음식을 찾게 되는게 사실입니다. 또한 직장을 다니는 주부들이 늘면서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도 점점 줄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집밥을 그리워하지요. 이 책은 집밥이 그리운 가족들, 주방일이 버거운 주부들의 마음까지 모두 헤아려주고 있답니다. 일주일내내 너무 간단해서 게으르게 준비한 요리가 아닐까 싶지만 가족을 위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집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매일매일 든든하게 즐기는 150여가지의 밥과 면 요리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 <<게으른 요리>>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집에서 누구나 갖고 있는 양념 재료를 이용한 쉽고, 간결한 요리를 소개하고 있답니다. 금쪽같은 10분을 벌어주는 요리책 <<게으른 요리>>는 모든 주부들 특히 직장맘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요리책이랍니다. 저도 이제 이 요리책으로 매일 행복한 요리시간을 가져볼까 한답니다. 이제 매일매일 저녁 메뉴 고민은 안해도 되겠지요? 이제 간단한 요리로 나만의 시간을 더 가져볼 수 있겠네요.

 

(이미지출처: '게으른 요리'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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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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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지식은 없어도,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할지라도 음악은 누구나 좋아하고 즐기게 되는 분야가 아닌가 싶다. 그러한 이 '음악'이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기 프레스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매직 스트링>>을 통해서 말이다. 한때 유명한 로큰롤 스타였던 프랭키 프레스토의 장례식장에서 누군가 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그 화자는 지인, 가족, 제3자 혹은 자신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지만 이 책의 화자는 독특하게도 그의 재능이었던 '음악'이다. 하긴 그 누구보다도 그가 기타로 엮어 나간 마법에 대해, 그가 깊은 목소리로 사로잡은 사람들에 대해, 그가 여섯 개의 푸른 기타줄로 바꾼 삶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음악 그 자체가 아닐런지. 그렇다면 미치 앨봄이 '음악'을 화자로 하여 프랭키 프레스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 것은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음악이에요. 나는 프랭키 프레스토의 영혼을 위해 여기 왔어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가 세상에 나오면서 내게ㅐ서 떼어간 꽤 커다란 재능을 찾으러 왔죠. 나는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여물이거든요.

나는 프랭키의 재능을 모아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거예요. 언젠가는 여러분의 재능도 그렇게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되겠죠. 여러분이 처음 듣는 멜로디에 흘긋 고개를 들거나 드럼 소리에 발을 두드리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모든 사람은 음악적이죠.

아니면 신이 왜 뛰는 심장을 주었겠어요? (본문 10p)

 

한때 유명한 로큰롤 스타였던 프랭키 프레스토는 최근 페스티벌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연주 중에 죽게 된다. 프랭키 프레스토는 생전에 374개의 밴드와 공연을 했기 때문에 장례식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고 음악은 조문객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자 한다. 음악은 그를 알았던 사람들이 연주하는 프랭키의 놀라운 심포니와 그의 이상한 죽음을 해결하고 죽음 직전에 그를 따라다녔던 은밀한 인물도 알아보려 한다. 그리고 이제 이야기는 화자인 음악의 이야기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터뷰 형식을 빌어 조문객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느 밴드에든 들어가죠.

여러분은 여러분의 첫 밴트 틈에서 태어나죠. 여러분의 어머니가 큰 역할을 해요. 그녀는 여러분의 아버지 그리고 형제자매들과 무대를 함께하죠. 아니면 여러분의 아버지는 조명 아래 비어 있는 의자처럼 안 계실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는 밴드의 설립 멤버예요. (중략)

삶이 계속되는 동안 여러분은 다른 밴드에 합류할 거예요. 어떤 밴드는 우정을 통해, 어떤 밴드는 로맨스를 통해, 어떤 밴드는 이웃, 학교, 군대를 통해, 아마 여러분은 같은 옷을 입거나 여러분만이 쓰는 단어에 웃음을 터뜨리겠죠. 또는 무대 뒤에 털썩 주저앉거나 회의실 탁자에 둘러앉거나 배 안의 주방을 가득 메우겠죠. 하지만 여러분은 밴드에서 여러분만의 파트를 연주하면서 밴드에 영향을 주고 그만큼 영향도 받을 거예요.

그리고 밴드의 운명이 대개 그렇듯 대부분의 밴드는 해체될 거예요. 거리 때문에, 의견 차이 때문에, 이혼 때문에, 또는 죽음 때문에. (본문 25p)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라면 검색창에 '프랭키 프레스토'에 대해 한 번쯤은 검색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음악의 역사 뿐만 아니라, 프랭키의 재능에 영향을 받은 행크 윌러엄스, 엘비스 프레슬리, 캐롤 킹, 윈튼 마살리, 키스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탓에 실존 인물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마련이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검색해봤지만 너무도 당연하게 검색은 되지 않는다. 너무도 실화처럼 그려낸 미치 앨범에게 제대로 속았다. 프랭키의 일생을 이야기하며 음악은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느 밴드에든 들어가죠'라는 문구를 자주 사용한다. 여기서 음악은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키의 일생을 이야기하며 그가, 그의 음악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음악가에 한정되는 말은 결코 아니다. 우리 역시 음악과 상관없이 탄생과 함께 수많은 밴드에 합류하고 있고, 그곳에서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느 밴드에든 들어가죠. 그리고 여러분의 연주는 항상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죠.

가끔은 온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본문 550p)

 

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그 연결들은 우리를 바꾸어 놓는다. 나는 지금 어떤 연주를 통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화자를 프랭키의 재능인 '음악'에 두었다는 점, 실존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존 인물 속에서 적절하게 배합하면서 사실처럼 느껴지게 한 놀라운 구성력, 그리고 프랭키의 일대기를 보면서 독자에게 지금 어떤 연주를 통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되돌아 보게 하는 필력으로 책을 읽는내내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품이다.

 

(이미지출처: '매직 스트링'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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