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0년에서 친구가 찾아왔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2
안야 슈튀르처 지음, 율리아 뒤어 그림, 김완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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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관한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오르면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일부 섬과 해변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며,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다.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1961년 이후 해마다 약 1.8mm씩 높아졌던 해수면이 1991년 이후에는 해마다 약 3.1mm씩 높아지면서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평균 해발 고도가 3미터 정도로 낮고 지형이 평평한 아홉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투발루는 머지 않아 나라 전체가 바다에 잠길 위험에 처해있다. 탁상공론이 아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 모습이 궁금하다면, 2120년 100년 후 미래를 볼 수 있는 이 책 <<2120년에서 친구가 찾아왔다>>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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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난은 자연을 체험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2020년 7월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오게 된다. 요하난이 사는 시대에서는 바닷가로 나들이를 가는 것은 고사하고 도시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완전히 금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 여행 안내자는 이 시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서도 안 될뿐더러 어떤 방법으로든 접촉을 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는데, 그 경고를 무시했다가는 미래가 바뀔 수도 있고, 원래 시대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헌데 기행문을 쓰던 요한나에게 메얼린이라는 한 소년이 다가와 자신의 늑대를 보여주자 요한나는 모든 게 신기하고 궁금해 이곳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엄마의 경고로 또다시 혼자가 된 요하난이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중년 아저씨가 어슬렁 거렸고, 이를 수상히 여긴 시간 여행 안내자가 그를 뒤쫓았다. 혹여 바닷가 여행이 취소될까 걱정했으나 다음날 요하난은 가족과 함께 바닷가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메얼린을 다시 만나게 된다. 메얼린과 요하난은 바닷가에서 함께 놀게 되고 메얼린은 수영을 하지 못하는 요하난의 목숨을 구해준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시간 여행 안내자는 누군가 우리를 뒤쫓고 있음을 깨닫고 서둘러 돌아갈 차비를 하게 된다. 어렵게 추적자를 따돌리지만, 시간 여행을 위해 마셔야하는 솜니아베로를 차에 두고 내린 요하난은 혼자 남게 된다. 요하난이 지금 가진 것은 시간 여행을 오기 전, 낯선 할아버지가 '언젠가 이 칼이 목숨을 구하게 될니 꼭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건네준 레이저 칼과 시간 여행을 갔다가 길을 잃게 되면 열어보라고 했던 목걸이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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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스 박사는 미래에서 위기에 처한 인류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열쇠를 찾고자 그들을 추적했다가 어린 아이가 혼자 남은 걸 알게 된다. 요하난은 목걸이를 열어 돌아오는 일요일 밤 12시, 브라덴부르크 문에서 시간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으로 갈 방법을 모색하는데, 파울루스 박사는 그런 요하난을 도와주는 척하며 접근한다. 박사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던 요하난은 파울루스 박사와 함께 베를린으로 가던 중 다행이 한 휴게소에서 메얼린을 다시 만나 박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요하난이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된 메얼린은 그의 친구 아카샤와 함께 요하난을 도와주기로 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미래로 가려는 파울루스 박사의 집요한 추격은 계속되고 세 아이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여정 속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닥치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앞으로 다칠지도 모르는 재앙이 따른 미래는 지금 우리가 당장 뭔가를 한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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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었는데."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금 당장 뭔가를 하는 거예요. 그것도 옳고 좋은 일로 말이에요." (본문 2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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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가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보여지는 소설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성만 인지한 채 그 어떤 방법도 강구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지구는 어떤 모습이 될까?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그것도 옳고 좋은 일! 요하난을 위해 레이저 칼을 건네준 이가 누구인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환경 문제와 시간 여행 그리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흥미롭게 진행되는 <<2120년에서 친구가 찾아왔다>>를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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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2120년에서 친구가 찾아왔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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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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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흰자를 거품을 낸 것에 그 밖의 재료를 섞어서 부풀려, 오븐에 구워낸 요리 또는 과자. 수플레란 ‘부풀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다. 슈(chou) 껍질에 거품을 낸 난백을 섞은 슈 재료, 걸쭉한 커스터드크림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크림 재료, 되직한 베샤멜소스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베샤멜 재료, 설탕조림을 한 과일을 체로 걸러낸 것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푸르트 재료 등의 4가지 재료가 기본이다. 초콜릿 · 바닐라 · 커피 등을 넣어 여러 종류의 수플레를 만들 수 있다. 수플레는 식으면 부푼 것이 쭈그러들므로 구워낸 즉시 따뜻할 때 내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주저앉아버린 영혼을 다시 일으켜주는 인생 레시피 <<수플레>>는 이스탄불, 뉴욕, 파리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좌절과 회복을 프랑스 디저트인 수플레에 은유적으로 풀어낸 소설로, 유럽, 미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 아시아까지 약23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라고 한다. 내게는 생소한 작가였기에 선뜻 읽어본다는 것이 모험처럼 느껴졌으나, 인생을 수플레에 은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수플레처럼 우리의 인생도 부풀지 못하고 꺼져버리는 크고작은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게 하고 있으니 이 책에서 우리는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매번 수플레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릴리아는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걸 봤다. 아무리 살아가려고 계속 노력해도 영혼의 중심이 갑자기 허물어지면서 그녀의 삶은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그녀의 인생은 이 전설적인 디저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제든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만하면 또다시 슬픔이 찾아왔다. 그러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절망할 때면 다시 싸워봐야겠다는 기운이 솟구치곤 했다. (본문 236p)

여기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뉴욕에 사는 릴리아는 남편의 뜻대로 살아온 여자로 두 아이를 입양하여 키웠지만 지금 남은 것은 남편과 두 아이의 냉대와 외면 뿐이다. 그녀는 얘기를 나눌 이 하나없이 늘 외롭게 지내고 있다. 파리에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마크는 비록 아이는 없어도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남자다. 그리고 페르다는 이스탄불에서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다. 헌데 이들 세 명에게 인생의 위기가 닥쳐온다. 릴리아의 남편 아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그동안 무시하고 외면했던 릴리아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되었고, 릴리아는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아니를 보살펴줘야 한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간 마트는 부엌에서 쓰러져 죽어 있는 아내를 발견하고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사람들을 기피하게 된다. 반면 페르다는 엄마의 엉덩이뼈가 부러진 탓에 엄마를 모셔와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페르다가 요리에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은 실제로 다른 맛을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지 지금 이 현실에서 빠져나올 다른 방법이 없어서였다. (본문 119p)

수플레는 하나의 인생 경험이고, 다른 경험들처럼 처음에는 넘어지기도 했다가 서서히 실력이 늘면서 좋아질 것이다. (본문 160p)

부엌은 그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문이었다. 마크는 전에는 맡지 못했던 온갖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됐다. (중략) 시장에서 계절의 뚜렷한 변화를 목격했을 때는 생전 처음으로 이 세계가 하나의 완벽한 예술작품이란 걸 이해하게 됐다. (분문 291p)

남편의 요구대로 살아왔던 릴리아는 이번 기회를 자신의 의지대로 살 기회를 삼는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하숙생을 받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외롭고 적적했던 마음을 풀어낼 뿐만 아니라 한 남자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절망에 시달렸던 마크는 어느 날 허기를 느끼고 부엌에 갔다가 요리를 하기로 결심하게 되고 백화점과 시장을 다니며 슬픔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엄마의 병이 점점 심해지고 치매 증상을 보이기까지 하면서 페르다는 점점 힘들진다. 그러던 이들은 우연히 [수플레-가장 큰 실망]이라는 요리책을 구입하게 되고, 수플레 한가운데가 꺼지는 여러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간다. 유일한 탈출구는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는 것인 이들에게 수플레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희망이었을 것이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때 자신이 처한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이들의 이야기는 수플레 한가운데가 꺼지는 절망이 찾아와도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부엌에서 수플레를 만들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사소한 기쁨 하나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을 일깨운다.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입니다."

집에 믹서나 거품기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마크는 수플레를 만드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가 포크 하나만 가지고 반죽해서 아주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 모든 이미지나 기억이 오랜 세월 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부엌에 있을 때면 언제나 과거의 새로운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삶에서 좋거나 나쁜 일은 모두 부엌에서 일어났다. 그는 부엌에서 부모님이 어떻게 싸웠는지 기억이 났다. 그러다 아버지가 어머니 뒤로 와서 껴안곤 했다. 어머니는 계속 음식을 젓고 있었지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건 어머니가 아버지를 용서했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제 자신이 평생 같은 곳에서 살아왔고, 부엌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삶이 흘러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본문 204p)

<<수플레>>는 이렇게 세 명의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좌절과 회복을 그리고 있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절망의 크기와 상관없이 사소한 기쁨은 삶의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며, 부엌이라는 공간이 주는 위로, 사랑, 소통을 느끼게 된다. 절망이 찾아와도 부엌은 늘 환한 불이 켜져있었다는 것을, 그 공간에는 엄마와 아내가 있었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알게모르게 부엌의 환한 불이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었던 게다. 이렇게 따뜻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이 소설이 주는 결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있었음을 암시해본다. 지치고 힘든 삶에 위로가 되는 책 <<수플레>>는 독자들에게 오늘을 살아갈 힘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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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 책 숲에서 건져 올린 한 줄의 힘
신정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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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을 만납니다. 번민에 휩싸여 잠 못 이루기도 하고, 냉혹한 현실에 부딪혀 상처 입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힘을 내보지만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바쁜 일상에 쫓겨 인생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소중한 하루하루를 흘려보냅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럴 때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표지 中)

지루하리만치 똑같은 일상에서 나에게 자극이 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책이다. 주인공은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괴롭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는 고민을 해결해주는 힌트를 주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플 때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며, 나의 잘못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물론 그 여운이 오래가지 않아 본연의 나로 되돌아올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장면, 글귀는 흐트러지는 나를 잡아주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포스트잇을 준비하는 것은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다시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어쩌다 만나게 되는 주옥같은 글귀는 지금 내가 가고있는 길에서 갖게 되는 의문에 해답을, 외로움의 동반자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영문도 모르고 태어났다가 돌아가는 인생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들은 책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가 책 속에서 찾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이 책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에 담아냈다. 저자가 그랬듯이 우리도 가슴에 새기고픈 문장을 발견고 자신을 담금질할 수 있는 한 문장으로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될 수 있으리라.

제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이 질문에 대한 해답들은 책에 있습니다. 주제와 형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책을 쓰는 모든 작가들은 인생을 사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책에 담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저 역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책 속에서 찾았습니다. (본문 7,8p)

저자가 해답을 찾은 문장은 [번민으로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냉혹한 세상 속 당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꿈꾸는 당신에게],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는 당신에게]로 총 4부로 나누어 소개되어 있다. 순서대로 읽는 것도 좋겠지만 목차에 소개한 문장 중 가슴에 와닿는 글귀를 먼저 찾아 읽어도 무방하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둬도 좋은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 어차피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모두 삶이 편안해진다. 그런데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과 제안에는 반드시 뭔가 트집을 잡는 버릇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그런 자의 의견에 따르지 않게 되고, 나중에는 그들의 생각을 아예 물어지도 않게 된다.

카를 힐틴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에 나오는 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것인데 되도록 나서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애매한 경우에는 자유를"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에는 확실한 것보다 애매한 것들이 많습니다.

세상에는 꼭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도 좋은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반드시 충돌이 생깁니다. 그러니 갑갑하더라도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말고 가만히 관조하는 것이 잘 사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을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는 것은 따뜻한 애정의 표현입니다. 차가운 질책보다는 따스한 침묵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본문 77,78p)

왠지 눈에 띄는 문장이다. 한창 예민한 고3 딸아이와의 잦은 다툼에 대한 해답이 아닐까 싶었다.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아이를 움직이려 했더니 충돌이 생겼다. '차가운 질책보다 따스한 침묵'이라는 글이 가슴이 와닿아 요즘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이처럼 이 책에서 소개한 문장들은 저마다의 삶에서 위로, 공감, 반성을 주며 저마다의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동서고금의 명문장으로 보게 되는 삶의 의미와 지혜에 대한 해답들은 앞으로 삶을 살아가게 할 용기를 주고, 지금을 살아가는 나를 토닥이며 위로해 줄 것이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현인들, 문사철이 모두 스승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수많은 책들은 우리 삶의 스승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장애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때 가장 좋은 스승이자 소중한 친구를 찾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구원해줄 누군가가 절실해질 때 나를 일으켜 세우고, 설레게 하고 깨닫게 하는 명문장과 조우할 수 있는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과 만나보면 어떨까? 책 속에서 우리는 연암 박지원을, 사도 바울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기도 하고 운명을 바꾸기도 하는 의미심장한 한 문장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뼈를 깍는 고통과 절망을 견디며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기도 하고, 일엽편주에 온몸을 맡긴 채 대양을 떠돈 뒤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좋은 문장은 프란츠 카프카의 말처럼 '도끼로 두 개골을 내려치듯' 강한 충격을 동반하면서 우리의 가슴속으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들어온 명문장은 가슴속에 내재되어 절대 나가지 않습니다. (본문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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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와 라라의 딸기 디저트 - 숲 속의 꼬마 파티시에 루루와 라라 시리즈
안비루 야스코 글.그림, 정문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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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주니어 <루루와 라라>시리즈는 최고의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두 소녀가 숲 속에 작은 과자 가게를 열고 숲의 동물들과 요정들에게 다양한 과자를 만들어 주는 이야기랍니다. 이 시리즈는 두 가지의 즐거움을 담아내고 있답니다. 하나는 이야기 자체가 지닌 재미, 그리고 또 하나는 레시피가 담겨져 있어 루루와 라라가 만든 간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지요. <루루와 라라의 화려한 쿠키><루루와 라라의 초콜릿 데이>를 통해 쿠키와 초콜릿을 만들어 볼 수 있고, <<루루와 라라의 아이스크림>>을 통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만들기에 도전해볼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이하여 딸기로 만드는 분홍의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봄이 찾아왔지만 날씨가 아직 추운 탓에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숲이 아주 고요합니다. 그때 엄마 쥐와 새끼 쥐 써나가 루루와 라라의 가게를 찾았어요. 내일이 써니의 생일이거든요. 그래서 생일 파티에 쓸 과자와 케이크를 주문하러 온 거랍니다. 하지만 왠일인지 써니는 풀이 죽어 있네요. 써니와 친구 포포는 분홍색을 아주 좋아해요. 써니는 분홍색이 귀여워서 좋고, 포포는 맛있을 거 같아서 좋아요. 써니는 분홍색의 맛이 어떤 맛인지 알고 싶지만 겨울잠쥐인 포포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어요. 단짝인 포포가 없는 생일 파티를 하게 될까봐 써니는 풀이 죽어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루루와 라라는 분홍색을 좋아하는 써니를 위해 분홍색 과자와 분홍색 케이크를 만들기로 하지요.

하지만 '식용 색소'는 맛도 냄새도 없는데다 색소가 다 떨어지고 없었지요. 슈가 아주머니는 실망한 루루와 라라에게 식용 색소를 쓰지 않고 분홍색 과자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어요. 때마침 할머니가 딸기를 보내주셔서 물감을 만들 수 있었고, 딸기 물감으로 여러 가지 분홍색 과자를 만들 수 있었지요. 그리고 분홍색의 예쁜 생일 타르트도 만들었답니다. 다음 날 파티가 열렸지만 여전히 포포는 일어나지 않았네요. 하지만 다행히 루루와 라라는 포포를 깨울 방법을 생각해냈답니다.

"얘들아, 분홍색은 어떤 맛이니?'
이렇게 묻는 라라에게 포포는 싱긋 웃으며 말했어요.

"그거야 물론 봄의 맛이죠!" (본문 77p)

추운 겨울을 보내고 드디어 봄이 왔나 싶었는데 어느 새 여름이 되었어요. 예전과는 달리 봄이 너무 짧아져서 봄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했는데 이 동화책에서는 봄의 맛이 가득해서 정말 달콤했답니다. 그 봄의 맛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요?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딸기 소스를 만들고 나면 우유 젤리와 요구르트 푸딩을 만들어 볼 수 있어요. 생일날이면 맛보고 싶은 생일 타르트도 만들어 볼 수 있고, 크림치즈 카나페와 딸기 우유는 덤이랍니다. 집안 가득 봄의 향기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딸기 잼도 만들 수 있지요. 잠꾸러기 포포가 벌떡 일어난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딸기쨈 향기에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 거 같네요. 이처럼 맛있는 이야기가 담긴 <<루루와 라라의 딸기 디저트>>는 아이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것입니다. 감동과 달콤한 맛이 함께 하는 <루루와 라라> 시리즈, 앞으로도 정말 기대되는 이야기네요. 봄의 맛이 궁금하다면, 루루와 라라가 알려주는 레시피를 통해 그 맛을 확인보길 강추합니다.

(이미지출처: '루루와 라라의 딸기 디저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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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 유럽 출산율 1위, 프랑스에서 답을 찾다
안니카 외레스 지음, 남기철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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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 경제난으로 인해 요즘 청년층을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라 표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집,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라는 말도 생겨났으니 취업난과 경제난으로 인한 압박이 얼마나 심한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로인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정부가 저출산에 대한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기준 1.24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저출산은 취업난, 경제난으로 인한 청년층의 이러한 부분도 문제이지만 출산과 육아가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한 한 몫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개인적인 자유시간마저 사라져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실정은 아닌 듯 하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이 책의 저자 안니카 외레스가 전하는 독일의 출산과 육아의 이야기는 흡사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듯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하면서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독일에는 젊은 나이게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 늦은 나이에도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흔하고, 마흔이 넘어서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여자들보다 덜 걱정한다. 게다가 여자들은 직업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 임신을 포기하거나, 30대 중후반에 이르러 결혼 경험이 있는 남자들을 만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결국 야심이 많은 여자들은 안정된 직장이 있고 부양 의미가 있는 이혼남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남자들은 아이를 더 이상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사회에 걸림돌이 된다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본문 37p)

안정된 직장이 있을 때 아이를 낳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독일의 이야기는 이처럼 우리와 상당히 닮아 있다. 모든 준비가 완벽해야 아이를 낳는다는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독일과는 달리 프랑스는 '아이를 낳기에 적당한 시기'라는 말의 의미 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의 정부의 정책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었다. 독일은 부부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프랑스는 출산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독일 정부와는 완전히 다르다. 결혼은 경제적인 안정을 가져오는 안식처가 아니며, 남편은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아바 또는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프랑스 여자들은 남편의 직업보다는 자신의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5세 미만의 자녀를 키우면서 정규직으로 직장에 다니는 프랑스 여성의 수는 독일의 세 배에 이른다. (본문 51p)

프랑스 여자들은 엄마 역할에 부족한 점이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엄마 역할과 동시에 한 남자의 안내, 직장인, 친구, 동생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문 271p)

프랑스인들은 마음에 여유와 기쁨이 있는 부모의 자녀들이 가장 행복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독일 부모들이 추구하는 '완벽한 엄마'라는 이상이 아닌 '항상 훌륭한 엄마일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독일 역시 자식을 최고로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시달리고 있는데, 프랑스 역시 독일과 다름없이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타인을 경쟁자로 인식하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며 또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할까 봐 걱정하지만 프랑스 부모들은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잡과 학교를 굳게 믿고 있다. 이처럼 독일과 프랑스는 부모들의 사고방식과 정부의 정책적인 면이 확연히 다르다. 프랑스는 육아와 교육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의식 전환이 있고, 부모들은 걱정없이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기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엄마의 역할이 늘 우선시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역할에 부족함을 받아들임으로써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안 그래도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 많은 부모들에게 '아이를 더 낳으세요!'라는 국가의 요구는 황야의 외로운 목소리일 뿐이다. 본문 135p)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저출산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3포세대니, 5포세대니 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 청년층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또한 무한 경쟁으로 인한 조기교육은 경제적 부담이 되는 사교육비를 조장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보육시설의 문제점은 프랑스처럼 아이를 마음놓고 보내지 못하는 상황 역시 부모들에게는 육아의 어려움이 된다. 물론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민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정부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정책과 정부의 사고방식 전환이 더 절실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직장맘으로써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학교와 보육시설의 미비함의 아쉬움을 가져왔던 나로써는 프랑스의 이러한 정부 정책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저출산의 문제, 우리 정부 역시 프랑스에서 그 해답을 찾아봐주길 바란다.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주문이 다시 떠오른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인간은 평생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살지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아나 욕망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행복한 부과 되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문 2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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