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모험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1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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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즐겨읽던 <마크 트웨인>의 작품은 모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었다. 뗏목을 타고 여행을 하면서 어른들의 잔소리 없이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 헉의 모습 속에서 대리만족(?)을 했었던 거 같다.

책을 읽은 딸 역시 무서운 아빠를 피해 도망을 친 헉과 주인을 피해 도망을 친 짐의 스릴넘치는 모험을 다룬 내용을 즐거워하며 읽었다.

어린 시절의 나와 딸아이는 이렇게 헉의 모험만을 바라보면 책을 읽었는데, 어른이 되어 읽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소년의 모험 속에 담겨진 또 다른 세상을 같이 보게 되는 거 같다.

’짐’을 통해서 바라보는 인종 차별의 모습과 헉과 짐이 모험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기독교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사회의 모습과 관습에 매어 있던 당시의 생활을 엿 볼 수 있는 더글러스와 왓슨 아줌마, 쇠가죽으로 채찍질을 해대는 아빠, 허위와 위선에 가득 차 있는 자신을 왕과 공작이라고 하는 사기꾼들 그리고 상속을 둘러싼 추악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것은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미국 사회가 종교와 사회의 관습에 얽매이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보여지는 모순적인 모습의 사람들....두 부류의 사람들의 모습을 헉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바라볼 수 있다.

틈 나는 대로 얼구로가 손을 씻어야 할 뿐 아니라, ㅅ식사 시간에는 식탁 앞에 얌전히 앉아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어야 하며, 기상과 취침은 정해진 시각에 규칙적으로 해야 했다. 하루 종일 쏟아지는 더글라스 아줌마와 옷슨 아줌마의 잔소리를 내가 어떻게 참고 견뎠는지 알 수가 없었다. 42p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헉과 짐이 함께 하는 모험을 통해서 인종 차별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짐을 가둘 권리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어서 빨리 가! 어서 가서 쇠사슬을 풀어 주란 말이야! 일 분이라도 꾸물거리고 있어선 안 돼. 짐은 이제 노예가 아니야. 이 땅을 걸어 다니는 그 어떤 생명체와 다름없는 자유의 몸이란 말이야!" 250p

이 책은 청소년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이다. 청소년들에게 걸맞는 내용으로 번역되어 있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단순한 모험으로 읽던 시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저자 <마크 트레인>이 헉과 짐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자 했던 내용을 심도있게 읽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부록으로 첨부된 I <허클베리 핀의 모험>제대로 읽기 I 를 통해서 명작이 주는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이 작품이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아슬아슬한 모험을 통해 읽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순수하고 자유로운 주인공 허클베리 핀의 시선으로 당시 미국 사회가 안고 있던 현실적인 문제를 사실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리라. 2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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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별이 아닌 별이 나오는 진짜 이야기
오카다 준 글, 윤정주 그림, 이경옥 옮김 / 보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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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특이하고 표지부터 너무 예쁜 책이라서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는데, 책을 읽고 난 뒤 더 예쁘게 기억되는 책이 된 듯 싶다. 표지의 별들이 왠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어쩌면 진짜 별이 아닌 별은 진짜 별이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반짝 반짝 빛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로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쁜 어린이 표" 책이 떠오르게 된다. 그만큼 초등학생 아이들에겐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받는 선생님의 칭찬 스티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스티커를 받기 위해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면 예쁘고 대견하기도 하지만, 스티커 한장 한장이 아이들을 평가하는 잣대로 바뀌어지는 요즘 교육 현실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마코네 반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받은 스티커를 야구 모자에 붙여서 쓰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있다. 하지만 마코네 모둠은 백점을 맞아도 스티커를 받지 못한다. 같은 모둠에 빵점을 받은 아이가 있으면 스티커를 주지 않는다고 선생님께 하셨기 때문이다.



마코네 모둠인 신이는 싱글벙글 잘 웃는 아이지만, 아직 스티커 한장 없고 오늘 시험 역시 빵점을 맞았다. 요시코는 백 점을 맞았지만 신이때문에 스티커를 받지 못해서 신이에게 화를 냈다.



마코,신이, 그리고 말썽쟁이 잇페이는 신이가 스티커를 받을 수 있도록 숙제를 도와주기 위해서 오후 늦게 교실에서 숙제를 하다가 선생님 서랍에 담겨진 오천이백서른아홉 개의 별 스티커를 발견했다.



마코는 여자 화장실로, 신이는 남자 화장실에 간 사이 잇페이는 선생님의 100개의 별이 붙혀진 스티커 한장을 훔쳐서 신이에게 주었다.



"잇페이, 넌 선생님 스티커를 훔친 거야."

"너랑은 상관없다고 말했지."

"뭐가 상관없어! 이럴 거면 무엇 때문에 숙제 하러 왔니? 너희는 바보야!"

"그래, 맞아! 우리는 바보야!네가 우리 같은 애들 마음을 어떻게 알겠냐? 너같이 대충대충 해도 스티커를 받고 우쭐대는 애가 우리 기분을 알 수 있겠어?" 35p



아이들은 스티커 한장한장으로 평가되어 간다. 스티커가 많은 아이들은 착하고 모범생인 아이로, 스티커가 적은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을 잘 안 듣는 아이로 평가되어 간다. 하지만 스티커의 갯수가 아이들의 참모습을 대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쁜 어린이 표’가 선생님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구조로 나아간다면, 이 책은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스티커가 많은 아이와 적은 아이로 구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친구로 함께 짝지어져 가는 관계라는 것을 아이들은 스스로 깨달아 간다.

스티커로 구별짓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정인데, 그 혼란은 아이들이 격고 있다. 동기부여라는 점에서 스티커라는 제도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것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결정지어지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된다.

노을빛에 백열여덟개의 별이 반짝거렸다. "참 예쁘다." 마코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진짜." 잇페이도 나지막이 말했다. 40p


 

(사진출처: '진짜 별이 아닌 별이 나오는 진짜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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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쟁이 풀빵장수 눈높이 어린이 문고 66
장문식 지음, 김천일 그림 / 대교출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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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서로의 마음에 작은 오솔길을 터 줄 그림움과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서로를 보듬어 가며 살아가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3p

책을 펼쳐보니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삭막해져가는 우리들 마음 속에 따스한 단비를 내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서운 뉴스와 사건 사고들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따뜻하고 마음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더 많이 있다.

사랑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그 사랑이 우리 나라 구석구석 가득히 피어올랐으면 좋겠다.

8편의 단편들이 담겨있는 이 책은 가족, 이웃, 친구 등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담았는데, 우리 주위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로 하여금 내가 아는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공장에 다니던 아들이 일자리를 잃자 며느리가 집을 나가게 되고 풀빵장수 할아버지는 하루아침에 엄마 아빠를 잃은 손자 녀석을 위해서 삶의 터전이던 시골을 떠나 서울로 오면서 초등 학교 앞에서 풀빵장수를 시작했다.

그러다 알게 된 민호라는 아이가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랑 둘이만 사는 것을 알게 되고, 풀빵장수 할아버지는 민호에게 늘 엉터리 셈을 해준다.

"글쎄, 풀빵 칠백 원어치 사 먹고 천 원짜리 냈는데 칠백 원을 거슬러 주는 거야."

"이 할애비도 가끔씩은 셈을 잘못 할 수도 있지 뭐. 어허 어허허허." <방귀쟁이 풀빵장수>

이름난 무역 회사에 다녔던 푸름이 아빠는 구조 조정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푸름이 때문에 말도 못 하고 끙끙 속앓이만 하면서 아침에 회사 가는 척하며 집을 나서곤 했다.

그러다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닦는 일자리를 얻게 되었고, 그 모습을 푸름이에게 들키게 되었다.

’우리 푸름이가 아이들 앞에서 얼마나 창피했을까?’

"아빠 줄타기 아주 멋졌어요. 애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다고요."

아빠에게 선물을 내밀면서 푸름이는,

"아빠 얼굴이 햇볕에 타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높은 자리에 있어도 내가 아빠를 금방 알아보게 꼭 쓰고 계셔야 해요." 41p <빨간 모자를 쓴 거미>



"에이! 비엉신 자식, 어쩌다 저런 게 다 생겼는지 몰라." 아버지는 늘 복남이 형을 보면서 곧잘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아버지의 말에 복남이 형은 원망이 깊어져 갔다.

엄마가 복남이 형을 위해 목발을 사오던 날.

"오런 건 왜 사주는 거여! 돈이 아깝지도 않아? 못 걸으면 버러지처럼 기어다니게 놔 두란 말이여!" 하며 목발을 대문 밖으로 내던졌다.

복남이 형은 분노와 오기로 넘어지고, 일어서고, 넘어지고, 일어서며 걷기 연습을 했고 어느새 걷는데 익숙해 지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골목길을 돌다가 큰길에서 거닐고 있는 복남이 형을 보았고 낡은 자전거를 받쳐 놓고 몰래 지켜보면서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던 복남이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비틀걸음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복남아! 위험해!" 복남이 형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뜻밖에 아버지가 온 몸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세상 아버지들이란 다 그런 거예요. 오직 자식밖에 안 보이는 겁니다. "

아버지가 복남이 형에게 왜 그리 매정하게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아버지와 우리 사이에서 자라고 있던 커다란 미움 나무도 뿌리째 뽑혀 나둥그러지고 있었습니다. 114p  <아버지의 탈>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복남이 아버지처럼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정하게 다가선 사랑도 있을 것이고,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푸름이네 가족들의 사랑도 있다.

때로는 잔소리로 다가서는 엄마의 사랑, 때로는 투정으로 다가서는 아이들의 사랑, 또는 울며 떼쓰면서 다가오는 아이들의 사랑도 있다. 사랑의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그 사랑속에 숨어있는 거대한 힘은 느낄 수 있다.

몇백원이지만 그 속에 몇백만원어치의 사랑을 담아주는 풀빵장수 할아버지처럼 말이다.
 

(사진출처: '방귀쟁이 풀빵장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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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머리 내 짝꿍 눈높이 저학년 문고 33
조성자 지음, 남궁선하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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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라는 말이 실감이 날만큼, 요즘 아이들에게도 외모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 중 상당부분은 뚱뚱한 외모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요즘 ’외모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라는 주제로 가지를 출간되는 책들이 참 많은 거 같다.

이 책도 그런 책중의 하나이고, 뻔한 내용이겠지.......라는 생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어내려갔는데, 기대 이상이였다.

놀이터 벤치에서 책을 읽던 나는 창피하게도 책을 읽다고 눈물을 흘렸다. 요즘 아이들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자주 눈물을 흘리고, 또 자주 웃기도 하는 나는, 진심이 담긴 대사를 읽다가 이번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소미야, 정말 미안하다. 이 아줌마를 용서해 주렴.... 어린 너에게 몹쓸 짓을 했구나. 소미 어머니, 용서해 주세요.....제가 아들 교육을 잘못시켰어요..." 93p

"제 잘못도 있어요.....바쁘다는 이유로 딸아이 허벅지 한 번 보지 못했으니.....목욕이라도 시켜 주었으면 금방 알 수 있었을 텐데.....환자복으로 갈아 입히는데 자기가 입겠다고 부득부득 떼를 써서 왜 그런가 했는데......알고 보니 멍자국이 드러날까 봐 그런 것이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민성이 혼낼까 봐 ’민성이 혼내지 마, 혼내지 마’ 라고 하더군요...." 94p



창피함에 얼른 눈물을 훔치기는 했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는 이야기였다.

저자가 초등학교 때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기에 어쩌면 더 많은 공감과 진심을 담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였을 것이다.

예쁜 옷을 입고 다니고 얼굴도 예쁜 윤지와 짝을 하고 싶었지만, 뚱뚱하고 곱슬머리인 못생긴 소미와 짝이 된 민성이는 윤지와 짝이 되지 못한 설움을 소미에게 모두 풀어버렸다.

책상을 3:1로 나누어 소미가 조금이라도 넘어오면 허벅지를 꼬집어 버렸다. 덕분에 소미의 허벅지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뚱뚱한 몸때문에 숨쉬기가 곤란하여 늘 쌔액쌔액 소리를 내는 것도 듣기 싫고, 짝과 손잡고 달리기 대회에서 뚱뚱한 소미때문에 꼴찌를 한것도 싫어서 재민이는 매운 손으로 늘 힘껏 꼬집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미가 결석을 하였고 성민이는 소미의 결석이 혹시 자기가 꼬집어 시퍼렇게 멍든 부분때문에 병이 걸린 것이 아닌가 하여 크게 걱정하였고,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게 되었다.

"얘가 살찐 것이 싫었나 봐요. 그래서 하루 종일 밥을 안 먹고 굶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날 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는지 고기를 허겁지겁 먹더니 그만 심하게 체해서 토하고 열은 높고, 얘가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서 응급실로 왔지요......장염이래요......" 89p

성민이는 자기가 얼마나 나쁜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소미는 뚱뚱하지만 정말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뚱땡이라도 마음이 예쁘잖아. 그리고 우리 반에서 소미가 색종이 접기를 제일 잘하잖아.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학교 애들 중에서 아마도 소미의 마음이 가장 예쁠 거래."

뾰루뚱한 윤지가 "내가 제일 예쁘다고 했잖아!" 한다.

성민이는 안다. "얼굴은 네가 예쁘지만 마음은 소미가 예뻐." 104p



외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다.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짝꿍의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은 짝 꿍이야기에만 국한 되는 아니다. 엄마는 내 아이가 못하는 점보다는 잘하는 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해주어야 할 것이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친구의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해주는 것....그것이 내 옆의 사람과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길은 아닐까?
 

(사진출처: '곱슬머리 내 짝꿍'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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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캐더린 패터슨 지음, 최순희 옮김, 정태련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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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수상작>에 걸맞게 아이들의 성장통을 잘 담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 책 표지와 제목을 봤을때,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판타지 소설이라 생각했었다.
요즘 판타지 소설에 관심을 갖는 딸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을 하고 선택했었는데, 판타지 소설은 아니였지만 그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된 거 같다.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자라는 내 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 내가 아무리 사춘기를 겪고 딸과 같은 시기를 지내왔다고 해도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딸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은 엄마인 나에게도, 조금씩 자라는 내 딸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지금 내 딸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비밀의 왕국 속에서 행복한 꿈을 꾸길 바래본다.

초등 학교 오학년 무렵은 자신과 주변 세게에 본격적으로 눈을 떠 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테라비시아와 같은 자신들만의 비밀의 성채를 넓혀가면서, 한편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바독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져가는 시기이도 합니다. -저자의 말중-

늘 바쁜 부모님과 제시를 구박하기만 하는 누나들, 그리고 답답한 학교 생활 속에서 제시의 돌파구는 달리기와 그림 그리기이다.
이런 제시를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것은 음악 선생님 뿐이다. 그때 제시 앞에 나타난 레슬리는 제시에게 비밀의 숲으로 안내한다.

숲 속에 왕국을 세우고 왕과 왕비 노릇을 하다보면 답답한 학교도, 구박하는 누나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듯한 부모님들 모두 제시의 상상속에서 변해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간다.

제시는 부모님을 자식이 이해해 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모님은 그냥 부모님일 뿐이었다. 자식들이 그들을 이해해야 할 것은 없었다. 107p

어느 날 제시는 레슬리와의 약속을 어긴 채, 에드먼즈 선생님과 박물관 구경을 갔고 레슬리는 혼자 둘만의 왕국 테라비시아에 갔다가 물에 빠졌고, 제시는 절망과 아픔을 겪어야 했다.

테라비시아에서 레슬리는 그에게 마음의 벽을 밀어 내고 그 너머에 있는 빛나는 세계를 보여 주었다. 거대하고 무섭고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부서지기 쉬운 세계말이다. (중략)  레슬리가 그에게 빌려 준 꿈과 힘을 아름다움과 관심으로 세상에 되갚는 일이 이제 그에게 달려 있었다.

'앞에 놓여 있는 두려움은 거기 당당하게 맞서 공포로 하얗게 질리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 레슬리?"
204p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은 위태롭고 불안하고 부족하게만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실수투성이 속에서 배우고 느끼면서 자라난다.
아이에게 엄마에게 이야기 해 주지 않는 비밀이 하나둘 생기면 엄마인 나는 불안할거라 생각했다. 그 비밀의 왕국 속에서 내 아이가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책 속에서 혹은 마음의 왕국 속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내 아이를 '관심'과 '격려'와 '사랑'으로 지켜봐주는 엄마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레슬리는 제시에게만 용기를 준 것이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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