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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캐더린 패터슨 지음, 최순희 옮김, 정태련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뉴베리상 수상작>에 걸맞게 아이들의 성장통을 잘 담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 책 표지와 제목을 봤을때,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판타지 소설이라 생각했었다.
요즘 판타지 소설에 관심을 갖는 딸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을 하고 선택했었는데, 판타지 소설은 아니였지만 그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된 거 같다.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자라는 내 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 내가 아무리 사춘기를 겪고 딸과 같은 시기를 지내왔다고 해도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딸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은 엄마인 나에게도, 조금씩 자라는 내 딸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지금 내 딸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비밀의 왕국 속에서 행복한 꿈을 꾸길 바래본다.
초등 학교 오학년 무렵은 자신과 주변 세게에 본격적으로 눈을 떠 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테라비시아와 같은 자신들만의 비밀의 성채를 넓혀가면서, 한편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바독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져가는 시기이도 합니다. -저자의 말중-
늘 바쁜 부모님과 제시를 구박하기만 하는 누나들, 그리고 답답한 학교 생활 속에서 제시의 돌파구는 달리기와 그림 그리기이다.
이런 제시를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것은 음악 선생님 뿐이다. 그때 제시 앞에 나타난 레슬리는 제시에게 비밀의 숲으로 안내한다.
숲 속에 왕국을 세우고 왕과 왕비 노릇을 하다보면 답답한 학교도, 구박하는 누나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듯한 부모님들 모두 제시의 상상속에서 변해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간다.
제시는 부모님을 자식이 이해해 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모님은 그냥 부모님일 뿐이었다. 자식들이 그들을 이해해야 할 것은 없었다. 107p
어느 날 제시는 레슬리와의 약속을 어긴 채, 에드먼즈 선생님과 박물관 구경을 갔고 레슬리는 혼자 둘만의 왕국 테라비시아에 갔다가 물에 빠졌고, 제시는 절망과 아픔을 겪어야 했다.
테라비시아에서 레슬리는 그에게 마음의 벽을 밀어 내고 그 너머에 있는 빛나는 세계를 보여 주었다. 거대하고 무섭고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부서지기 쉬운 세계말이다. (중략) 레슬리가 그에게 빌려 준 꿈과 힘을 아름다움과 관심으로 세상에 되갚는 일이 이제 그에게 달려 있었다.
'앞에 놓여 있는 두려움은 거기 당당하게 맞서 공포로 하얗게 질리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 레슬리?" 204p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은 위태롭고 불안하고 부족하게만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실수투성이 속에서 배우고 느끼면서 자라난다.
아이에게 엄마에게 이야기 해 주지 않는 비밀이 하나둘 생기면 엄마인 나는 불안할거라 생각했다. 그 비밀의 왕국 속에서 내 아이가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책 속에서 혹은 마음의 왕국 속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내 아이를 '관심'과 '격려'와 '사랑'으로 지켜봐주는 엄마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레슬리는 제시에게만 용기를 준 것이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