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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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혹 다음 생애에 대한 궁금증을 갖곤 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오기도 하지요. 이런 이야기들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생애'라는 말은 가족, 연인, 친구관계에서 가장 간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면 요즘처럼 가족의 일부가 된 반려동물은 어떨까요? 조건없이 사랑해주고, 반겨주고, 아무런 타박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반려동물이 혹시 사람이었으면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헤어짐의 아픔 때문에 다음 생애에 다시 만났으면 하기도 하지요. 《고양이 낸시》의 엘렌 심 작가는 이런 마음을 위로하듯이 《환생동물학교》에 담아내고 있어요. 쥐 가족이 집 앞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키우는 내용을 담은 《고양이 낸시》에서 보여주었던 엘렌 심 작가의 따스함이 이번 책에서도 잘 드러나 있답니다.

 

 

착한 동물들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본문 12p)

 

 

 

이 책은 환생동물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이 곳은 동물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동물의 습성을 버리고 인간 세계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 곳이지요. 모든 것이 어설픈 초보 선생님이 주인을 그리워하는 동물 친구들이 가득한 AH-27반을 맡게 됩니다. 초보 선생님은 쉬운 반을 배정 받아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거 같습니다. 초보 선생님이 맡은 AH-27반에는 명랑하고 해맑은 시바견 아키, 매사에 툴툴대지만 마음 약한 고양이 머루, 화장실에 혼자 못가는 소심한 셰퍼드 맷, 빨간 점이 나오는 주술막대를 믿는 헤어스타일이 멋진 샴고양이 쯔양, 입마개를 소중히 간직하는 하이에나 비스콧, 공놀이를 좋아하지 않는 의젓한 리트리버 블랭키, 시크해 보여도 잘 챙겨주는 고슴도치 카마라가 있어요.

 

 

 

레이저 포인터의 빛 때문에 슬퍼하는 쯔양, 도구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따스함이 넘쳐나는 초보 선생님, 깔대기가 갑갑하고 기분 나쁜 머루를 위해 모두 다같이 깔대기를 착용한 친구들, 자신들이 사라져 슬퍼할 주인을 생각하며 우는 동물들, 그런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선생님, 주인님과 같이 있는 것을 느끼기 위해 입마개를 착용하는 비스콧을 생각하는 카마라의 이야기 등 모든 것이 어설프기만 한 초보 선생님과 각자의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주인을 그리워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유머와 따스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입마개를 소중히 하는 하이에나 비스콧에 대한 이야기는 동물들을 길들이려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마음 아프기도 했네요. 주인에게 한없이 사랑을 주고 그들이지만 우리 인간들은 그들을 길들이기에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각각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너무도 사랑스럽네요.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어설픈 초보 선생님이 보여주는 따스함과 진정한 이해, 개성넘치는 동물들이 가진 사랑이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더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가진 동물로서 살아가는 것이 이들에게 더 행복한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인간세계에서 적응하도록 교육받는 것은 그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덜어내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앞으로 초보 선생님과 이 개성넘치는 사랑스러운 동물들과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기대가 됩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들, 2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겠죠~

 

 

(이미지출처: '환생동물학교 1'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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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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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한 번 놀라게 되고,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흡입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책, 세종서적 《예정된 전쟁》은 중국의 부상이 미국과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 년 동안 워싱턴의 지배에 기초한 틀이 세계 질서를 규정해왔고, 그 결과 열강들 사이에 전쟁이 없는 시대가 만들어졌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들은 보기 드물게 '긴 평화 시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오늘날 점점 강국이 되어가는 중국이 이 질서를 뒤흔들면서 지금껏 여러 세대에 걸쳐서 당연시되어왔던 평화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흐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결과를 막아내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미국의 대표적인 국가 안보 및 국방 정책 분석가로 특히 핵확산과 테러리즘, 그릭 정책 입안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며, 레이건과 클린턴 정부하에서 국방자관 특보, 국방부 차관보를 지내면서 미 국방부에서 주는 공로훈장인 최고시민 훈장을 두 차례나 받은 바 있다. 여러 국방장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일하 바 있으며 현재 국무장관, 국방장관, CIA 국장의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 위원회,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테러 방지 위원회 등 각종 공공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세기 전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이렇게 경고했다.

"잠에 빠져 있는 중국을 깨우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뒤흔릴 테니."

이제 중국은 잠에서 깨어났고 세앙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온 나라가 농촌 벽지였던 중국은 지금 '세계사에서 가장 큰 행위자'로 변모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중에는 아직도 이런 사실이 미국에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이 현 지배 세력을 위협할 때는 반드시 위험을 알리는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은 지금 전쟁이라는 정면충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양측이전쟁을 피하기 위해서 어렵고 고통스러운 선택들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본문 6p)

 

이 책은 1부 중국의 부상, 2부 역사의 교훈, 3부 폭풍 전야, 4부 전쟁은 필연적이지 않다 등 총 4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관해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역사라는 더 큰 화폭에서 최근의 미-중 관계의 발전이 그려온 모습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지금 미국과 중국 간 관계의 흐름을 볼 때 양국이 차츰 폭풍구름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져 보고 마지막 4부에서는 어째서 전쟁이 필연적이지 않은지를 설명한다.

 

지금 중국과 미국은 어느 쪽도 원치 않는 전쟁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신흥 세력이 지배 세력을 위협할 때 가장 치닫기 쉬운 결과가 바로 전쟁이라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때문이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고대 그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신흥국 아테네의 부상에 대한 패권국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지난 500년 동안 이런 상황은 16번 발생했는데, 그중 12번이 전쟁으로 귀결됐다.

이제, 17번째 사례가 진행 중이다.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부동의 패권세력 미국과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어째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최선의 렌즈인지를 설명하고, 지금 우리가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어떤 고통스러운 단계들을 밟아나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책표지 中)

​저자는 지금 우리 앞에 우리가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음을 강조한다. 이에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흐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결과는 막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함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시대가 당면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인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두껍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는 책, 몰입감이 뛰어난 책이다. 현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법한 책이기에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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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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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여름,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 퍼블리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된 《일하는 여자들》은 '결제'라는 가장 명료한 방식으로 독자의 선택을 받고 디지털 콘텐츠 그리고 종이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북 바이 퍼블리는 지적 콘텐츠 플랫폼 퍼빌리가 (주)미래엔과 협업한 새로운 종이책 브랜드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publy.co)에서 독자들에게 성원과 지지를 받은 콘텐츠를 선정해, 내용을 보강하고 세심하게 편집해 종이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여타의 출판사와 다르게 디지털 콘텐츠를 모태로 아날로그 책을 만든다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별한 브랜드 북 바이 퍼블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는 바로 《일하는 여자들》로 일하는 여자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책이다.

 

사회가 많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자들이 일하기에는 버겁다. 얼마 전 '여성 93% 한국, 성평등 국가 아니다'라는 뉴스를 접한 바 있다. 상당수의 여성들은 여전히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 설문에 의하면 일상적인 부분은 물론 외모지적 부분에서도 차별을 느낀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에서는 성차별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으며, 젠더를 떠나 한국 사회 구조와시스템에서 비롯되는 지점도 있다. 여성들에게 사회생활은 또다른 전쟁이기도 하다.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성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여성들의 사례를 보거나 듣는 일이 꼭 필요하다.

 

《일하는 여자들》은 마침표보다 물음표에 가까운 책이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원햇고, 그 질문들은 우리 안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비슷하고 또 다른 고민을 하며 오늘도 일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 경험을 들어본 삶과 아닌 삶이 다르다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본문 14p)

 

《일하는 여자들》은 기자,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GQ 에디터, 공연 연출가, 극작가, 기자·방송인, 뉴프레스 공동대표, N잡러 등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입지를 다진 인터뷰이가 일하는 여자로서 겪는 번민, 차별,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다.

 

경력직으로 입사하기도 했고, 근무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이제 대리 달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하루는 상사가 불러서 나한테 아직은 대리를 할 때가 아니라고 그러더라. 내년에 대리를 시켜주겠다고. 대리는 7년을 일해야 다는 거라고. 그런데 남자들은 신입으로 들어와도 1년만 있으면 대리가 되더라. 3,4년 동안 사원으로 일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남자가 있으면 먼저 승진하는 거지. 여자 대리 중에 나보다 두 살 더 많은 분이 있었는데, 면담에서 상사가 "네가 지금 대리를 달면 그 사람이 속상할 거다"라고 말하더라.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여성들 사이에서 나이로 서열을 나누는 거다. '내가 남자였어도 이런 분위기를 느껴야 했을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중에는 결국 대리가 되긴 했지만 대표에게 '여기는 제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편지를 쓰고 그만뒀다. (본문 71p)

 

 

이 책의 표지는 꽤 인상깊다. 생각에 따라서는 여자가 브라를 차거나 혹은 푸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책은 이렇게 소개한다. “브라는 은유다. 일하는 여자들은 안다. 브라를 착용할 때 느끼는 압박감과 브라를 해제할 때 느끼는 해방감을. 물론 해방감이 없는 밤도 숱하다. 브라를 차고 풀 때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여성이기에 겪는 고충, 성장과 이어진다. 그 사적이고 공적인 순간을 여자와 일하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 (출판서 서평 中) 표지만으로도 이 책은 일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나 역시도 매번 출근할 때와 퇴근 할때마다 이러한 압박감과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 책속에는 더많은 공감들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여전히 여성이라는 차별을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싸우고 노력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더 약한 性으로 인식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어린 시절에는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음에도 언제부터인가는 현실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님을 체감해야 하는 여성들. 하지만 이러한 전쟁터에서도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무던히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힘을 준다. 내 이름 석자보다는 그 앞에 붙은 '여성'이라는 것에 더 큰 힘을 부여하는 사회이지만 각자 사회에서 겪은 차별, 갈등,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있기에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이 험난한 사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여! 모두 힘내시길.

 

(이미지출처: '일하는 여자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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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간 토리 단비어린이 그림책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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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TV동물농장》을 좋아하는 애청자로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주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 중에는 유기동물에 대한 사연들이 많이 등장해왔습니다. 버려졌지만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동물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지요. 다행이 새 가족을 만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는 제 일처럼 기뻤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길 위를 떠돌는 유기동물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이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과 봉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희망을 엿보게 하지요. 그 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세계 최초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인 토리는 사람들에게 유기동물에 대해, 입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단비어린이 《청와대로 간 토리》는 토리가 입양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답니다.

 

 

《청와대로 간 토리》는 토리를 1인칭으로 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토리는 떠돌이 개였어요. 길에서 잠을 깨고 길에서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고 길에 누워 잠을 잤지요. 작은 작은 강아지였던 토리는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무서웠어요. 그러던 어느 날 토리는 우연히 집에 사는 개를 보게 되었어요. 토리보다 작은 개는 무척 용감해보였어요. 토리는 집에서 살면 자신도 용감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날마다 집에서 사는 꿈을 꾸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떠돌이 개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사는 건 어려운 일이었고 토리는 점점 겁쟁이가 되어 갔답니다. 그러다 누군가 토리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집으로 가자고 했지요. 토리는 차갑고 좁은 곳에 갇혀 갑갑하고 무서웠지만 이제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생각에 상관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집은 토리가 꿈꾸던 집이 아니었어요. 떠돌이 개로 살 때보다 조금도 나아진 게 없었지요. 아니 오히려 더 나빠졌답니다. 짧은 줄에 묶여 있었으니까요. 토리를 데려온 사람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화가 나면 밥그릇을 발로 차고 그래도 화가 안 풀리면 토리를 발로 찼지요. 몸 여기저기 상처가 생겼지만 토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파도 참는 것 뿐이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는 너무 많이 맞아서 끙끙 앓다가 죽고 말았어요. 잠결에 부스럭하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려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토리는 다리에 힘이 없어서 자꾸만 주저앉았지요.

 

 

 

토리가 눈을 떴을 때 낯선 사람들이 보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주고 깨끗하게 씻겨 주었고 가끔 산책도 시켜주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토리'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과 친구들로 북적거렸어요. 날마다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왔고, 새로 온 친구 중에 멀쩡한 녀석은 하나도 없었지요. 겉에 보이는 상처 말고도 마음속에 상처 하나씩을 꽁꽁 숨기고 있었답니다. 가끔은 낯선 사람들과 그곳을 떠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검고 못생긴 토리에게 가족은 쉽게 생기지 않았지만 토리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 후보 한 분이 찾아왔고 그 사람은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토리에게 새 가족이 생겼지요. 토리는 마루 형이랑 장난치고 노는 게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토리에게는 새로운 꿈이생겼어요. 친구들이 자신처럼 좋은 가족을 만나는 꿈이지요.

 

 

이 그림책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떠돌이 개의 혹독한 삶, 학대를 받으며 사는 개들의 고통스러운 삶 등 안타까운 현실을 생생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리를 구해준 보호소 사람들, 그리고 토리를 입양해준 문재인 대통령님을 보면서 우리는 희망도 엿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000만, 한 해 버려지는 동물 8만, 보호소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는 반려동물이 2만이라고 합니다. 모든 유기동물이 새 가족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과 넓은 사고를 전해주는 내용이었어요. 덕분에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졌네요.

 

(이미지출처: '청와대로 간 토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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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처음이지? - 세상에서 제일 쉬운 논어 읽기
명로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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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논어가 훌륭한 고전임을 인정하지만, 그 상당수가 논어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논어에는 많은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음을 알지만 논어를 읽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터라 선뜻 용기를 내어보지 못했다. 헌데 한 번 용기를 내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제목이 있다. 바로 세종서적 《논어는 처음이지?》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논어 읽기'라는 부제로 인기 팟캐스트 <고전읽기>명로전이 들려주는 논어 이야기에서는 재미있고 매력적인 공자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명로진은 대한민국 대표 인디라이터로 동서양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해설하는 지식 전달자를 자처한다. 특히 자신을 '공자를 따르는 자'라 부르며 《논어》를 즐겁게 전파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7년 2월에는 27시간 연속 논어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 명로진에게 논어를 읽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었으며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논어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연기자에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저자 명로진은 학자 출신이 아니기에 무겁기보다는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논어를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특히 《논어》를 처음 읽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보나 마나 《논어》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고,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논어》를 읽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을 써줄 사람을 찾아 천하를 헤매고, 이상을 펼치기 위해 70년이랑 세월을 보냈으나,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마친 한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물 한 그릇에 거친 밥, 팔베개 하고 자도 즐거움이 있나니. 올힞 못한 부는 내게 뜬구름." _<술이>편 15절 (본문 9p)

 

이 책은 제1편 학이, 제2편 위정, 제3편 팔일, 제4편 이인, 제5편 공야장, 제6편 옹야, 제7편 술이, 제8편 태백, 제9편 자한, 제10편 향당, 제11편 선진, 제12편 안연, 제13편 자로, 제15편 헌문, 제16편 계씨, 제17편 양화, 제18편 미자, 제19편 자장, 제20편 요왈 등 총 20편으로 나뉘어 소개됩니다. 힘든 낮 시간을 보내고 자기 전에 한 구절 씩 읽으면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저자는 《논어》에서 배운 인생의 지혜와 공자에게 받았던 위로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문의 원문과 독음을 모두 꼼꼼히 싣고 해석을 단 뒤 여기에 저자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여주었다. 이에 논어를 처음 읽는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 있다. 바른 자를 벗하고, 성실한 자를 벗하고, 견문이 넓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비위 잘 맞추는 이를 벗하고, 아첨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볼다." (본문 328,329p)

 

이 책에는 공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잠들기 전에 한 편씩 읽기에 알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다.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논어를 재미있게 읽어본 책이었다.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꼭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공자가 우리에게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너만 그런거 아니라고, 다 그렇다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인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나도 힘들고, 괴롭고, 곤궁했다고요.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럴 때가 있다고 우리를 위안합니다.

"훌륭한 사람만이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이길 수 있다." _<위령공>편 1절 (본문 10p)

 

(이미지출처: '논어는 처음이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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