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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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한 번 놀라게 되고,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흡입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책, 세종서적 《예정된 전쟁》은 중국의 부상이 미국과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 년 동안 워싱턴의 지배에 기초한 틀이 세계 질서를 규정해왔고, 그 결과 열강들 사이에 전쟁이 없는 시대가 만들어졌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들은 보기 드물게 '긴 평화 시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오늘날 점점 강국이 되어가는 중국이 이 질서를 뒤흔들면서 지금껏 여러 세대에 걸쳐서 당연시되어왔던 평화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흐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결과를 막아내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미국의 대표적인 국가 안보 및 국방 정책 분석가로 특히 핵확산과 테러리즘, 그릭 정책 입안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며, 레이건과 클린턴 정부하에서 국방자관 특보, 국방부 차관보를 지내면서 미 국방부에서 주는 공로훈장인 최고시민 훈장을 두 차례나 받은 바 있다. 여러 국방장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일하 바 있으며 현재 국무장관, 국방장관, CIA 국장의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 위원회,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테러 방지 위원회 등 각종 공공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세기 전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이렇게 경고했다.

"잠에 빠져 있는 중국을 깨우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뒤흔릴 테니."

이제 중국은 잠에서 깨어났고 세앙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온 나라가 농촌 벽지였던 중국은 지금 '세계사에서 가장 큰 행위자'로 변모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중에는 아직도 이런 사실이 미국에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이 현 지배 세력을 위협할 때는 반드시 위험을 알리는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은 지금 전쟁이라는 정면충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양측이전쟁을 피하기 위해서 어렵고 고통스러운 선택들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본문 6p)

 

이 책은 1부 중국의 부상, 2부 역사의 교훈, 3부 폭풍 전야, 4부 전쟁은 필연적이지 않다 등 총 4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관해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역사라는 더 큰 화폭에서 최근의 미-중 관계의 발전이 그려온 모습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지금 미국과 중국 간 관계의 흐름을 볼 때 양국이 차츰 폭풍구름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져 보고 마지막 4부에서는 어째서 전쟁이 필연적이지 않은지를 설명한다.

 

지금 중국과 미국은 어느 쪽도 원치 않는 전쟁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신흥 세력이 지배 세력을 위협할 때 가장 치닫기 쉬운 결과가 바로 전쟁이라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때문이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고대 그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신흥국 아테네의 부상에 대한 패권국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지난 500년 동안 이런 상황은 16번 발생했는데, 그중 12번이 전쟁으로 귀결됐다.

이제, 17번째 사례가 진행 중이다.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부동의 패권세력 미국과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어째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최선의 렌즈인지를 설명하고, 지금 우리가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어떤 고통스러운 단계들을 밟아나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책표지 中)

​저자는 지금 우리 앞에 우리가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음을 강조한다. 이에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흐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결과는 막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함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시대가 당면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인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두껍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는 책, 몰입감이 뛰어난 책이다. 현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법한 책이기에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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