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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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여름,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 퍼블리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된 《일하는 여자들》은 '결제'라는 가장 명료한 방식으로 독자의 선택을 받고 디지털 콘텐츠 그리고 종이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북 바이 퍼블리는 지적 콘텐츠 플랫폼 퍼빌리가 (주)미래엔과 협업한 새로운 종이책 브랜드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publy.co)에서 독자들에게 성원과 지지를 받은 콘텐츠를 선정해, 내용을 보강하고 세심하게 편집해 종이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여타의 출판사와 다르게 디지털 콘텐츠를 모태로 아날로그 책을 만든다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별한 브랜드 북 바이 퍼블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는 바로 《일하는 여자들》로 일하는 여자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책이다.

 

사회가 많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자들이 일하기에는 버겁다. 얼마 전 '여성 93% 한국, 성평등 국가 아니다'라는 뉴스를 접한 바 있다. 상당수의 여성들은 여전히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 설문에 의하면 일상적인 부분은 물론 외모지적 부분에서도 차별을 느낀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에서는 성차별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으며, 젠더를 떠나 한국 사회 구조와시스템에서 비롯되는 지점도 있다. 여성들에게 사회생활은 또다른 전쟁이기도 하다.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성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여성들의 사례를 보거나 듣는 일이 꼭 필요하다.

 

《일하는 여자들》은 마침표보다 물음표에 가까운 책이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원햇고, 그 질문들은 우리 안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비슷하고 또 다른 고민을 하며 오늘도 일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 경험을 들어본 삶과 아닌 삶이 다르다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본문 14p)

 

《일하는 여자들》은 기자,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GQ 에디터, 공연 연출가, 극작가, 기자·방송인, 뉴프레스 공동대표, N잡러 등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입지를 다진 인터뷰이가 일하는 여자로서 겪는 번민, 차별,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다.

 

경력직으로 입사하기도 했고, 근무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이제 대리 달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하루는 상사가 불러서 나한테 아직은 대리를 할 때가 아니라고 그러더라. 내년에 대리를 시켜주겠다고. 대리는 7년을 일해야 다는 거라고. 그런데 남자들은 신입으로 들어와도 1년만 있으면 대리가 되더라. 3,4년 동안 사원으로 일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남자가 있으면 먼저 승진하는 거지. 여자 대리 중에 나보다 두 살 더 많은 분이 있었는데, 면담에서 상사가 "네가 지금 대리를 달면 그 사람이 속상할 거다"라고 말하더라.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여성들 사이에서 나이로 서열을 나누는 거다. '내가 남자였어도 이런 분위기를 느껴야 했을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중에는 결국 대리가 되긴 했지만 대표에게 '여기는 제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편지를 쓰고 그만뒀다. (본문 71p)

 

 

이 책의 표지는 꽤 인상깊다. 생각에 따라서는 여자가 브라를 차거나 혹은 푸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책은 이렇게 소개한다. “브라는 은유다. 일하는 여자들은 안다. 브라를 착용할 때 느끼는 압박감과 브라를 해제할 때 느끼는 해방감을. 물론 해방감이 없는 밤도 숱하다. 브라를 차고 풀 때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여성이기에 겪는 고충, 성장과 이어진다. 그 사적이고 공적인 순간을 여자와 일하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 (출판서 서평 中) 표지만으로도 이 책은 일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나 역시도 매번 출근할 때와 퇴근 할때마다 이러한 압박감과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 책속에는 더많은 공감들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여전히 여성이라는 차별을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싸우고 노력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더 약한 性으로 인식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어린 시절에는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음에도 언제부터인가는 현실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님을 체감해야 하는 여성들. 하지만 이러한 전쟁터에서도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무던히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힘을 준다. 내 이름 석자보다는 그 앞에 붙은 '여성'이라는 것에 더 큰 힘을 부여하는 사회이지만 각자 사회에서 겪은 차별, 갈등,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있기에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이 험난한 사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여! 모두 힘내시길.

 

(이미지출처: '일하는 여자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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