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귀 - 아름다운 우리말 동화 파랑새 사과문고 71
권용철 지음, 서하늘 그림 / 파랑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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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햇귀? 굉장히 독특한 제목의 책이라 생각했다. <<햇귀>>는 '아름다운 우리말 동화'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작품인데, 햇귀는 동쪽 하늘로 막 떠오르는 아침 해의 첫 빛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독특하지만 곱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신조어가 난무하는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 줄임말을 듣다보면 마치 외계어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말이 점점 파괴되어가는 요즘인지라 '아름다운 우리말 동화'의 출간이 몹시 반갑다.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표지 삽화에서도 토속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화려한 삽화에 비해 잔잔함이 느껴지는 삽화는 자연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 정겨움이 묻어난다.

 

손재주가 뛰어난 아저씨는 종달새가 우짖는 소리에 어린시절 키우던 아기 종달새를 떠올렸다. 나흘째 되는 날 목숨이 떠나간 종달새에 대한 미안함을 떠올리며 아저씨는 깡통을 펴 잘라 종달새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종달새의 이름이 바로 '햇귀'이다. 그런 햇귀가 말을 걸어왔고, 햇귀의 억지에 아저씨는 어릴 때의 미안함을 떠올리며 진짜 종달새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햇빛 속에 일곱 가지 색깔이 들어 있는 것처럼 종달새 노래에 깃들어 있던 것들이 어우러져 목숨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저씨는 햇귀가 여러 동화 나라들로 가서 풀이나 나비나 아이 등이 되어 종달새 노래에 깃들어 있던 것들을 몸소 겪어서 깨닫게 되면 진짜 종달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저씨가 하모니카로 '하늘과 땅'이라는 곡을 불자 햇귀의 모험이 시작된다.

<<햇귀>>는 진짜 종달새가 되고 싶은 장난감 새 햇귀의 모험을 통해 생명의 비밀을 들여다보게 되는 판타지 동화다. 햇귀의 모험을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되는데,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자연의 소중함 역시 느길 수 있는데, 그 속에서 자연이 보여주는 삶의 지혜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로 보여지고 있다.

 

새싹이 된 햇귀는 해와 공기, 구름, 별, 달, 여치 등을 통해서 열매를 맺게 되면서 그들의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데, 무엇보다 마음이 있어서 참다운 것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바로 마음의 바탕인 사랑이 있을 때 완성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서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를 의미를 여기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애벌레가 된 햇귀는 내 마음이 그리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살아서 숨 쉰다는 거라는 걸 깨닫게 되고, 아이가 된 햇귀는 '땀방울은 열매가 되지요'라는 노래처럼 꿈을 갖고 꿋꿋이 헤쳐 나가는 것이 필요함을 알게 된다.

 

 

 

"꿈을 갖는다는 건, 마음의 들에 씨앗을 심고, 동쪽 하늘에 아기 해를 떠오르게 하는 것과 같아. 어떤 비바람이나 눈보라도 참고 꿋꿋이 헤쳐 나가게 하니까!" (본문 95p)

"꿈을 갖는다는 건, 마을의 들에 씨앗을 심고, 하늘에 아기 해를 떠오르게 하는 것과 같아. 목숨이 있는 것들은 모두 꿈을 지니고 있어. 풀이나 벌레나 새나 사람이나. 살아서 숨 쉰다는 건, 그 꿈을 이루어 가는 거야." (본문 125p)

 

 

햇귀는 살아서 숨 쉰다는 건, 금빛 기쁨을 솟아나게 하는 것이며, 사람과 자연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찾거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임을 다섯 동화나라에서 겪은 모험을 통해 알게 된다. 햇귀의 모험을 통해서 살아 있는 것들이 비길 데 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것음을 느낄 수 있는데, 진짜 종달새가 되고 싶었던 장난감 새 햇귀가 꿈을 이루게 된 것은 바로 살아 숨 쉰다는 증거가 될 게다.

우리가 그저 숨을 쉰다는 것으로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과 나 아닌 많은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참다운 삶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햇귀>>를 통해서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수많은 자연,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며, 참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들려주고 있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던 거 같다. 괴괴하다, 반히, 슬다 등 잘 사용하지 않는 우리말들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도 좋을 거 같다. 자연의 모습을 담은 삽화와 함께 보는 자연의 이야기가 정겨움을 자아내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두루두루 좋았던 작품이다.

 

(사진출처: '햇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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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 뛰어! - 42.195Km, 형은 반드시 돌아온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2
슈리람 아이어 지음, 최현빈 옮김 / 다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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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이고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알기도 하지만, 가까운 탓에 소홀하기도 하고,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기도 한다. 어린시절에는 늘 함께였던 형제는 자라면서 친구를 알게 되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다보면 더욱 소원해지게 된다. 부모는 형제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도록 가족간의 문화를 만들어가지만, 부모의 차별이나 잘못된 언행은 형제간에 서로에게 등을 돌리게 되는 경우도 생겨난다.

<<뛰어, 뛰어!>>는 형제의 특별한 사랑을 담은 책이다. 책을 읽기시작하면 도저히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몰입과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인도를 배경으로 동생 사우라브가 일인칭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독자는 사우라브의 눈으로 형, 부모, 친구의 모습을 대신 보게 된다.

 

형 라지와 동생 사우라브는 형제지만, 서로 너무도 다르다. 형 라지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사우라브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게 없다.

중대장이었던 아버지 아크샤이 세티에게 라지는 자신의 자존심에 타격을 입힌 아들이었는데, 라지를 '쓸모없는 자식'으로 취급했다. 독선적인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적이 없는 엄마는 라지를 사랑했지만, 보호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권위적인 아버지는 라지의 청각장애를 인정하지 못한 탓에 특수학교에 보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는데, 일례로 라지와 대화하기 위해 사우라브와 엄마는 수화를 배웠지만, 아버지는 수화를 배우는 것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탓에 사우라브는 형이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을 뿐 더러, 우는 모습조차 본 적이 없었다.

미국으로 이민 간 프라카시 삼촌 덕에 사우라브네 가족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실라 고모, 자나키 할머니, 사촌 에크타가 있어 쉽게 정착할 수 있었다.

사우라브는 미국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형 라지는 '귀머거리''벙어리' 라 놀림과 공격을 받곤 했는데, 사우라브는 놀림을 받는 형을 보고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자책감을 느끼지만 곧 잊어버렸던 사우라브는 우연히 형의 일기장을 보게 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형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아버지는 끊임없이 내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내 모든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이야기한다. 아마도 나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는 그냥 혼자 있으려 한다. 내 생각, 내 의견, 내 감정들은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뭐하러 표현을 한단 말인가. (본문 58p)

 

그러나 곧 테니스와 샬리니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우라브가 형에 대한 걱정을 잊고 지내는 동안 라지는 우울증에 걸려 자실을 시도하게 되고, 자신 밖에 모르던 사우라브는 자신의 꿈보다는 형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직장을 잃은 아버지는 테니스로 순식간에 스타가 된 사우라브가 꿈을 포기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라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았으며, 결국 사우라브는 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여자친구 샬리니와 함께 집을 나서게 된다.

사우라브는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딸을 따고 싶다는 꿈만이 형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형의 꿈이 바로 자신의 꿈임을 깨닫는다.

 

오늘은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었다.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데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몸 구석구석 모든 부분이 딱 들어맞으며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팔다리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움직였다. 온몸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난 살아 있었다. 계속, 계속, 계속, 그렇게 달리고 싶었다.............(본문 101p)

 

막막했던 이들에게 아버지와의 불화로 연락두절이었던 실라 고모가 큰 힘이 되어주었다. 물론 좌절이 있었고, 희망을 물거품이 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며, 자신의 꿈을 포기한 것에 대한 사우라브의 후회로 인한 갈등도 있었지만, 형 라지의 꿈을 위해 라지, 사우라브, 샬리니는 달리고 또 달렸다.

 

"이것만 기억해, 형은 이길 수 있어. 모든 건 형이 얼마나 이기고 싶어 하는가에 달려 있어." (본문 332p)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형제 라지와 사우라브가 올림픽 마라톤의 금메달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철저히 외로움으로 고립되었던 라지가 동생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고, 결국 아버지의 마음까지 풀어내게 된 형제간의 사랑이 너무도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늘 다투는 남매를 바라본다. 서로 투닥이지만 누나는 동생을, 동생을 누나를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으로 사랑하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 가족이기에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안다고 착각할 뿐이다. 가깝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소원해질 수 있는 가족이기에 나만을 생각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독선적인 아버지를 통해 나는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준 적이 없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하나의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가는 형제를 통해 가족 전부를 들여다 보게 된 <<뛰어, 뛰어!>>는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다. 진한 여운을 남긴 이 작품은 며칠이 지난 지금에도 그 감동이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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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더스의 개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2
위더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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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랄랄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랄랄랄라...'

어린시절 본 TV 만화영화 <플랜더스의 개>는 신나는 주제곡과 넬로와 파트라슈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명작만화였다. 아주 오랜만에 <<플랜더스의 개>> 책을 집어들면서 나는 '팔트라슈 같은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어린시절의 기억과 즐거움을 떠올렸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 기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예전에 만화영화의 영향탓인지, <플랜더스이 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키다리 아저씨> 등과 달리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독자연령에 대한 한계선을 그어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네버엔딩스토리에서 문고본으로 출간된 <<플랜더스의 개>>는 현실의 가혹함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써 독자연령의 폭을 상당히 넓혀놓았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너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가난하지만 할어버지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파트라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넬로라는 아이의 이야기였다. 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넬로는 비록 가난하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았기에 만화영화는 항상 즐거움만을 기록한데 반해, 이 작품에서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가혹한 현실에 중점을 두었다.

파트라슈가 버려지게 된 상황 역시, 잔인하게 그려졌는데, 술고래에다 성질이 아주 포악한 주인은 무거운 짐, 쏟아지는 채찍질, 굶주림, 갈증, 주먹, 욕설, 피곤함만 주었는데, 열두 시간동안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 파트라슈가 죽어가는데도 주인은 발길질과 욕, 그리고 몽둥이만을 준 묘사가 안타깝기만 하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동물에게 지옥같은 고통을 주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믿음을 보여 주는 길이었습니다. (본문 15p)

 

 

 

파트라슈와의 만남은 제항 다스 할아버지와 넬로에게는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늘 고통스러웠던 파트라슈에도 이들과의 만남 역시 그러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넬로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싶은 간절함을 갖고 있었는데,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알로아의 아버지는 가난한 넬로를 마딱치 않아한 탓에 알로아와도 함께 할 수 없었다.  매서운 추위는 우유배달을 하는 파트라슈에게도 고된 일이었는데, 이보다 더 힘든 것은 가난한 넬로와 파트라슈에 대한 세상의 가혹함, 냉대였다.

 

구차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그들에게는 죽음이 더욱 자비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죽음은 사랑에 대한 보상도 않고 믿음을 이해하지도 않는 세상으로부터, 충실하게 사랑을 베푼 넬로와 순결한 믿음을 보여 준 파트라슈를 데리고 갔기 때문이지요. (본문 121p)

 

만화영화와 달리 가난한 이들에게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가혹한 현실로 인해 이야기는 너무도 슬프게 다가왔다. 파트라슈에 대한 사랑, 그림에 대한 열정은 가혹한 이웃에게 늘 진실되게 대하는 넬로와 사랑에 대한 보답을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파트라슈의 사랑 속에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기존에 가졌던 작품에 대한 이미지가 전혀 다른 작품인지라 전반적인 느낌으로는 서로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고전은 원작 본연의 맛을 그대로 수록한 작품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화영화와 원작이 주는 확연한 차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렇다하여 만화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 역시 만화영화를 통해서 <플랜더스의 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구성에서 저자의 의도나 작품의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대체적으로 암울한 느낌을 주는 <<플랜더스의 개>>는 가난한 사람들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편견, 가혹하리만치 차가운 냉대를 통해서 현실의 아픔을 보여준다. 파트라슈가 일인칭이 되어 묘사되는 넬로의 아픔은 그 슬픔을 배가 시키는 듯 하다.

 

(사진출처: '플랜더스의 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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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 두뇌코칭 - 아들의 두뇌는 엄마가 만든다
아리타 히데오 지음, 신은주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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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로 딸을 낳고 6년 후에 둘째 아들을 낳았다. 잠투정이 심했던 딸로 인해 육아의 어려움을 느끼긴 했지만, 2년이 지나면서 딸을 키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자라면서 스스로 할 일을 잘 알아서 해 준 탓에, 늘 엄마의 기를 세워주는 아이였다. 그로부터 6년 후 태어난 아들은 큰 아이와 달리 잠투정이 없이 1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지만, 고집이 생겨나면서 나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녀석이 되었다. 이제 초등 2학년이 된 아들을 키우면서 내가 종종 느끼는 것은 딸과는 너무 다르고, 또 다르다는 점이다.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가 새삼 존경스러울 정도이니, 아들은 키우기 어렵다는 부모세대의 이야기를 비로소 실감하고 있다.

 

학습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만들고 조립하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 아들을 걱정하던 차에 <<남자아이 두뇌코칭>>을 알게 되었다. <아들의 두뇌는 엄마가 만든다>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이 책은, 임신 3개월부터 탁구공만한 크기의 머릿속에 있는 뇌는'남자 뇌'로 변화하기에 태생적으로 다른 여자와 남자의 뇌 차이를 이해시켜줌으로써 전혀 다른 뇌를 가진 엄마가 나와 다른 뇌를 가진 남자, 즉 아들의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

 

<<남자아이 두뇌코칭>>은,

1장 엄마 배 속에서부터 아들의 뇌는 이미 성인 남자의 뇌

2장 남자아이 두뇌탐구

3장 엄마의 고민을 풀어 드립니다

4장 건강한 남자 뇌를 기르는 매일매일의 습관

5장 뇌 발달에 브레이크를 거는 부모의 착각

이렇게 총 5장으로 나누어 남아의 두뇌를 탐구하고, 엄마들이 보편적으로 아들을 키우면서 갖게 되는 어려움을 Q&A를 통해 가려움을 긁어주는 한편, 앞서 살펴 본 남아의 뇌를 효율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임신 3개월에 '남자의 뇌'로 자라면서 태어난 남아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관장하는 성중추가 남자쪽이 더 크지만,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좁아 입이 무거운 대신 산만하다. 남자 뇌와 여자 뇌의 특성을 조절하는 전두전령은 남아가 활발하고 도전하는 것, 하나에만 몰두하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을 갖게 한다고 한다.

남자 뇌와 여자 뇌의 차이는, 의욕과 관련된 뇌내물질인 '도파민', 아드레날린과 함께 분비되는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의 균형을 맞추어주는 '세로토닌'에서 비롯된다.

 

남성 호르몬과 연동해서 남자 뇌를 만드는 도파민은 분비가 활발하면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의욕적으로도 행동하는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격성이 강해지고 경쟁심이 높아지며 상승욕과 정복욕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본문 34p)

 

 

 

성호르몬 자극으로 분기가 왕성해지는 위 3가지 뇌내물질은 특별한 뇌인 전두전령, 즉 공감뇌, 의욕뇌, 집중뇌, 전환뇌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남아는 의욕뇌가, 여아는 공감뇌가 강하기에 남아와 여아의 차이에 따라 다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어릴 때는 공감뇌가 제대로 자라게 해주어야 하고, 사춘기가 되면 의욕뇌를 키워줘야 하며, 사춘기 이후인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이어 사회인이 될 때까지 의욕뇌를 사용해서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해주어야 하고, 성숙기의 남자는 전환뇌와 공감뇌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하니 이 흐름을 제대로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1장,2장을 통해 엄마와 다른 남아의 태성적으로 다른 두뇌를 이해하게 되고, 3장에서는 엄마의 고민을 통해 아들의 두뇌를 코칭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아보게 되는데, 특히 4장에서 보여주는 건강한 남자 뇌를 길러주는 습관을 통해 뇌내 물질 호르몬이 일상생활에서 효율적으로 분비될 수 있는 솔루션이 제공된다.

남아는 초등학교때 개인방을 주면 아이의 집중뇌가 자라기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5장에서는 남자 뇌발달에 브레이크를 거는 잘못된 일생생활의 오류를 잡아줌으로써 정이 깊어지고 아이의 머리를 좋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렇듯 따뜻한 모자 관계가 있어야만 아이의 뇌가 건강하게 자란다고 한다. 

 

엄마의 잔소리는 아이의 마음을 통과해 버리지만 단 한번의 진솔한 엄마와의 대화는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본문 154p)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여아와 남아를 키우면서 아들을 키우는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는데, 이렇게 서로 다른 두뇌를 가지고 있음을 알지 못해 아들에게 잔소리를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남자의 두뇌를 알아감을써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과 두뇌발달을 도울 수 있음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사춘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까지 미리 알게 된 듯 싶어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비로소 아들과 나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게 된 듯 싶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들의 두뇌 코칭의 시작이 아닐까. 이해하지 못함에서 오는 그동안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사진출처: '남자아이 두뇌코칭'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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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의 멘토 부모 되기 - 사춘기 자녀의 4대 변화 관리법 소리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비결 2
고봉익.이정아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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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엄마, 북한이 왜 우리 나라에 못 쳐들어오는지 알아?" 하며 말을 건넸다. 다소 심각하게 그들의 경제력과 대외적인 반응에 대해서 답변했지만, 딸아이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들 때문이야~!!"

재미있는 답변에 웃고 말았지만, 생각해보니 영 틀린 말도 아니다. 그만큼 사춘기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딸과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초등5학년부터 사춘기에 들어섰지만 그때는 그나마 괜찮았다. 싫어도 부모 말을 들어주는 척이라도 했으며, 그나마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성적도 우수했던 녀석이라 왠만한 일에는 눈감아 주는 아량도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도대체 컨트롤이 안된다. 엄마의 말에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모의 조언은 소귀의 경읽기인 녀석이 친구의 말에는 무조건 예스다. 공부는 하기 싫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는 녀석의 태도를 보면 답답하고 한심한 마음에 버럭 소리부터 지르게 된다. 가끔은 당근으로 아이를 다독여보지만, 아이는 여전히 시한폭탄이다. 외계인 같은 딸아이와의 대화는 나중에는 삼천포로 빠지게 되고,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히며 막을 내린다. 휴~ 엄마 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는 외계인 딸아이에 대한 고민으로 걱정스러운 나는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알게 되었다. 바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의 멘토 부모 되기>>다. 외계인 같은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는 법이라는 글귀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요즘 중학생들은 외계인같다, 라는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해서 괜시리 위안이 되었다. 이 책은 사춘기 자녀의 4대 변화에 따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책에 수록된 다양한 고민들은 큰 공감을 주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사춘기의 4대 변화는,

PART 1 생활 변화 관리

PART 2 관계 변화 관리
PART 3 성적 변화 관리

PART 4 미래 변화 관리

로 나뉘어 있으며, 총 17개의 고민이 수록되어 있다.

17개의 고민 중에 상당 부분이 내 아이와 닮아 있었는데, 한 편으로는 나와 아이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 대한 걱정과 우려로 두려움이 커지기도 했지만, 나에게 미덥지 않았던 아이의 모습이 사춘기 아이들에게 쉽게 볼 수 있는 성장통(?)이라는 생각에 안도감도 느껴졌다. 부모의 고민을 통해서 사춘기가 되면서 변화되는 특성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 말은 들어도 부모 말은 안 듣는 아이, 아이라인까지 그리고 다니는 외모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중학생 딸, 걸 그룹에 빠져 거짓말까지 하는 연예인에 미친 아들, 욕이 빠지면 대화가 안되는 요즘 아이들, 재잘거리던 아이가 딴사람이 되어 말이 없어지고, 잘못을 지적하면 화를 내는 아이, 공부하는 데 유혹거리가 많아 영 집중하는 못하는 아이, 눈을 씻고 봐도 내세울 게 없어 미래가 걱정되는 아이 등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가질법한 고민들이 수록되어있다.

저자는 부모들의 사춘기를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라 권한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사춘기에는 부모 말보다는 친구 말을 더 믿고, 연예인을 좋아했으며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사춘기를 겪어 누구보다 그 과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할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었던가? 하찮아보이는 일들에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신경쓰는 모습이 마뜩잖아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버럭하지 않았던가. 나는 늘 아이와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가르치고 고치려고만 했었다는 것에 미안함, 후회스러움이 밀려들었다.

 

사춘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깊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자신의 의견을 존중하고 편하게 들어주는 수평적인 관계를 필요로 합니다. 지시하고 강요하고 나무라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 말입니다. (본문 25p)

 

자녀가 부모를 어떤 사람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도잉 달라집니다. 사실 멘토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와의 관계를 수평으로 전화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멘토 부모는 잔소리나 명령으로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과 행동으로 이끕니다. (본문 111p)

 

기말고사를 코앞에 둔 딸아이는 가요가 흘러나오는 mp3를 들으며 몸을 흔든다. 인피니트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불안해하는 엄마와 달리 태평하기만 하다. 어쩌다 공부 얘기를 하면 알아서 한다며 되려 큰소리다. 이 책을 읽은 뒤 나는 조금 달라졌다. 눈에 거슬리는 아이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던 나는 숨을 한 번 내쉴 수 있게 되었고, 잘하고 있는 일에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 했던 나의 말과 행동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성인이 되서어서 여전히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원인이 바로 청소년기에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녀의 청소년기를 함께 보내는 부모에게 있습니다. 자녀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을 전환해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즉, 지금까지 '양육자'의 입장으로 자녀를 대했다면 이제부터는 '멘토'의 입장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는 뜻입니다. (본문 197p)

 

자녀교육서를 여러 권 접해보았는데, 이 책만큼이나 큰 공감과 이해를 돕는 책은 없었던 거 같다. 솔루션에서 제공했던 '너-메시지'가 아닌 '나-메시지'로 말문을 여는 대화법은 서로에게 가진 감정을 털어내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거 같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솔루션들을 통해서 분명 양육으로 인해 힘들었던 마음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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