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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더스의 개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42
위더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7월
평점 :
'랄랄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랄랄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랄랄랄라...'
어린시절 본 TV 만화영화 <플랜더스의 개>는 신나는 주제곡과 넬로와 파트라슈의 유쾌함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명작만화였다. 아주 오랜만에 <<플랜더스의 개>> 책을 집어들면서 나는 '팔트라슈 같은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어린시절의 기억과 즐거움을 떠올렸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 기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예전에 만화영화의 영향탓인지, <플랜더스이 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키다리 아저씨> 등과 달리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독자연령에 대한 한계선을 그어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네버엔딩스토리에서 문고본으로 출간된 <<플랜더스의 개>>는 현실의 가혹함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써 독자연령의 폭을 상당히 넓혀놓았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너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가난하지만 할어버지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파트라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넬로라는 아이의 이야기였다. 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넬로는 비록 가난하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았기에 만화영화는 항상 즐거움만을 기록한데 반해, 이 작품에서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가혹한 현실에 중점을 두었다.
파트라슈가 버려지게 된 상황 역시, 잔인하게 그려졌는데, 술고래에다 성질이 아주 포악한 주인은 무거운 짐, 쏟아지는 채찍질, 굶주림, 갈증, 주먹, 욕설, 피곤함만 주었는데, 열두 시간동안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 파트라슈가 죽어가는데도 주인은 발길질과 욕, 그리고 몽둥이만을 준 묘사가 안타깝기만 하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동물에게 지옥같은 고통을 주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믿음을 보여 주는 길이었습니다. (본문 15p)
파트라슈와의 만남은 제항 다스 할아버지와 넬로에게는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늘 고통스러웠던 파트라슈에도 이들과의 만남 역시 그러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넬로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싶은 간절함을 갖고 있었는데,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알로아의 아버지는 가난한 넬로를 마딱치 않아한 탓에 알로아와도 함께 할 수 없었다. 매서운 추위는 우유배달을 하는 파트라슈에게도 고된 일이었는데, 이보다 더 힘든 것은 가난한 넬로와 파트라슈에 대한 세상의 가혹함, 냉대였다.
구차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그들에게는 죽음이 더욱 자비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죽음은 사랑에 대한 보상도 않고 믿음을 이해하지도 않는 세상으로부터, 충실하게 사랑을 베푼 넬로와 순결한 믿음을 보여 준 파트라슈를 데리고 갔기 때문이지요. (본문 121p)
만화영화와 달리 가난한 이들에게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가혹한 현실로 인해 이야기는 너무도 슬프게 다가왔다. 파트라슈에 대한 사랑, 그림에 대한 열정은 가혹한 이웃에게 늘 진실되게 대하는 넬로와 사랑에 대한 보답을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파트라슈의 사랑 속에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기존에 가졌던 작품에 대한 이미지가 전혀 다른 작품인지라 전반적인 느낌으로는 서로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고전은 원작 본연의 맛을 그대로 수록한 작품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화영화와 원작이 주는 확연한 차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렇다하여 만화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 역시 만화영화를 통해서 <플랜더스의 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구성에서 저자의 의도나 작품의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대체적으로 암울한 느낌을 주는 <<플랜더스의 개>>는 가난한 사람들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편견, 가혹하리만치 차가운 냉대를 통해서 현실의 아픔을 보여준다. 파트라슈가 일인칭이 되어 묘사되는 넬로의 아픔은 그 슬픔을 배가 시키는 듯 하다.
(사진출처: '플랜더스의 개'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