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역사 2
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김석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꽤나 힘들게 1권을 읽었다


1권이 376페이지인데 원본은 1,2 권 통합본이었다고 하니, 정말 길고 긴 회고록인 셈이다


힐러리는 글을 무척 잘 쓴다 (대필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그녀 자신이 상원 의원으로 변신할만큼, 빌을 단지 내조했다기 보다는 대통령의 책임과 권력을 함께 나눈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세한 정치 보고서를 쓸 수 있겠는가


 


그녀의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여성의 다양한 삶을 하나의 범주 속으로 집어 넣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힐러리는 언론의 보도처럼,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이고 정치욕이 강한 여자였다


그러나 회고록에 생생하게 드러나는 힐러리라는 여자는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법률을 전공한 변사이며, 딸을 걱정하는 어머니이고,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이며,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정책 기획에 관여하는 퍼스트 레이디이기도 한,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낸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말이다


언론은 늘 한 인물을 글쓰기 좋은 (혹은 비판하기 좋은) 특정 이미지로 고착시킨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 적합한 사건들만 크게 보도하므로써 단순화 시킨다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쫓는 수많은 파파라치들과 그것을 보도하는 타블로이드판 황색 저널들의 존재 이유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특정 인물 그 자체가 아니라, 어쩌면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스포츠 신문류의 기사거리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남편 빌을 무척 사랑하는 듯 하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놀라운 직책을 차치해 두고서라도 빌 클린턴은 무척 매력적이 남자임이 분명하다


주한 미군 부대를 방문해서 섹스폰을 멋지게 불던 클린턴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잘생기고 낙천적인, 거기다 정치력까지 갖춘 이 멋진 남자를 마음 속으로부터 사모하고 있는 것 같다


폴라 존스나 르윈스키 사건이 터지고, 그것 때문에 대통령 자리까지 위험하게 됐을 때 그녀가 받았을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섹스에 대한 욕구는 대통령직을 포기할 수도 있는 위험과 거래할 만큼 대단한 것일까?


(물론 빌은 설마 그렇게까지 확대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세상 모든 부녀 관계는 결국 다 비슷비슷 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수성가한 그녀의 아버지는 골수 공화당 지지자로, 동성애와 유태인, 흑인, 카톨릭 교도, 민주당원을 대단히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딸이 커 가면서 그녀를 무척 사랑했으나, 세대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정치적 갈등을 피하지 못해 언제나 서먹한 거리를 유지했다


결국 민주당원인 딸의 남자 친구를 사위로 인정하고, 흑인과 동성애자 등 자신이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하나씩 깨뜨려 가면서 늙어갔다


젊은 시절의 완고한 성격과 고집스러움이 늙음과 함께 사라져 감을 안타까워 하는 딸의 마음이 애잔하게 전해져 와 눈물이 났다


 


빈스 포스터라는 친구을 잃는 부분에서도 눈물이 났다


아칸소 시절 빌의 친구였던 빈스는 대통령 당선과 함께 워싱턴으로 날아와 클린턴을 도와 공직에 근무하나, 화이트워터 사건 등 대통령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언론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아칸소에 있었더라면 변호사 협의회장도 하고 누구에게도 공격받지 않았을 착한 친구가 워싱턴 정가에서 악의적인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한 것에 대해 힐러리는 무척이나 마음 아파 한다


유서에는 자신을 악마로 비유한 언론의 보도에 분노하는 글들이 휘갈겨져 있었다고 한다


정치가가 된다는 건 어쩌면 모든 종류의 공격으로부터 단단해지는(동시에 뻔뻔해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자살한 몇몇 정치인들이 떠오른다


그들도 세상이 자신을 공격하는 만큼, 그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이었을까?


빈스는 죽기 며칠 전 오히려 활기차고 명랑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에 따르면 죽음에 이를 만큼 심각하고 끔찍한 문제로부터 곧 해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화이트 워터 사건에 대한 힐러리의 긴긴 변명들은 무척이나 지루했다


본인 생각에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재산 축적에 대해 언론이나 공화당이 특검까지 도입해 임기 내내 괴롭힌 것이 무척이나 억울했던 모양이다


덕분에 나는 미국 대통령 비리 수사 과정을 자세히 알게 됐다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는 권력자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이득을 주느냐는 것이다


그녀는 공화당이 화이트 워터 사건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쟁점인 의료 개혁 문제는 뒷전이었다고 안타까워 한다


정치인들의 폭로성 고발들은 우리 신문에도 흔히 등장하는 뉴스거리인데, 그것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정말 중요한 정치적 사안들은 도외시 되기 십상이다


오히려 반대당에게 공격할 명분을 줘서 정국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기 일쑤다


또 하나의 생각은 그나마 언론에서 감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나마라도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부정부패에 조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뭐가 옳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명분에 집착한 지나친 소모성 논쟁은 국민들에게는 별 도움을 못 준다는 건 확실하다


 


미국 의료 보험도 우리 나라 만큼이나 심각하긴 한 모양이다


의료 개혁 위원장이 된 힐러리는 전국민 의료 보장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제약 회사와 의료 보험 재단들, 보수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실패하고 만다


의료 개혁은 비단 클린턴 정부만 시도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0여년 전의 닉슨 시절부터 쟁점이 된 사항이었다고 한다


너무나 많은 집단들의 이익이 걸려 있는 문제라 첨예하게 대립된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식으로 기존 질서를 유지하게 됐다


우리 나라 의료 보험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확실히 미국 의료 수가는 대단하다


아스피린 한 알에 2달러를 청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돈이 의사 수중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의료 보험 재단의 관리비로 대부분 쓰인다고 한다


모든 국민들이 필요할 때에 적절한 수준의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밥 굶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야 한다는 명제처럼, 구현하기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미국인들이 의료 개혁에 나선 퍼스트 레이디를 어떻게 평가했을지는 모를 일이나, 회고록에 나타난 힐러리의 모습은 적극적이고 국정 최고 운영자의 파트너로써 적합해 보인다


 


회고록에 드러난 힐러리의 모습은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


선거철을 앞두고 급조된 정치가들의 홍보 책자가 아님은 분명하다


8년에 걸쳐 20세기와 21세기 미국의 최중심에 서있던 그녀의 이야기는, 세계를 이끌어 가는 미국의 위치를 생각할 때 한 번쯤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한 인간이 살아 온 과거에 대한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도 새로운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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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4-12-0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지만, 그러면서도 한번 큰소리 치며 우겨봅니다. 대필은 절대절대 아닐겁니다.

어딘가 답글에 썼던것 같은데, 힐러리의 ' living history' 이제야 제목이 생각이 나는군요.를 처음 나왔을 적에 서점에서 6 cd를 덜컥 샀답니다. read by author 마크를 보고요. 축약판도 아니고, 힐러리의 또박또박한 발음을 듣고 있으면, 정말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인생이었지요. 아직 그녀의 인생이 반이라도 지났다고 말할 자신도 없습니다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클린턴의 책도 아마존에서 pre order까지 하는 열성을 보여가며 샀는데, 800페이지 넘는 분량에 뿌듯하긴 하지만, 맨날 쓰다듬어주기만 하네요. ^^;; ( 농담인거 아시죠? 진짜라면 변태게요?;;) 아무튼 두 책을 읽고,( 클린턴 책은 읽으려면 멀었지만서두;;) 두 정치인이 본인의 입장을 얘기한 책이긴 하지만, 스타검사는 정말 싸이코다 라는 결론을 아니내릴수 없더군요. EBS에서 언젠가 방영한 클린턴 인터뷰( 한시간 정도 분량의) 를 60minutes의 진행자가 인터뷰 한거였는데, 진행자 이름이 가물가물;; ( 이눔의 치매기!) 대단히 똑똑하고 논리가 뚜렷한 사람이더군요. 그 인터뷰도 책 나오고 한 인터뷰 였지만, 두 책 모두 홍보나 변명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됩니다. 클린턴이 바람을 피웠다고 하더라도, 힐러리의 말마따나 대학교때 만나서 같이한 20년의 세월을 당사자들 외의 누가 알고 뭐라고 할 수 있단말입니까?

marine 2004-12-0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필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 오디오북 정말 사고 싶었는데 분량이 하도 많아 포기했어요 클린턴의 "My Life" 는 그 두 배 분량이라 저도 주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책 쓰다듬는 심정으로 볼 때 많아요^^ 스타 검사가 싸이코라기 보다는 대중의 속성이 원래 비합리적이고 집요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참, 그런데 하이드님의 영어 실력은 어떻게 얻은 건가요? 전 원서 읽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요!!
 
시기심 - '나'는 시기하지 않는다, 세상을 보는 글들 11
롤프 하우블 지음, 이미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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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심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시기심, 사실 요즘 나를 괴롭히던 심리 상태 중 하나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란 사실에 그나마 위안을 느낀다


인간의 본능이라면 시기심을 없앤다는 건 불가능 할 것이고, 그 보다는 시기심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관심을 갖는 게 나을 것 같다


 


시기심에 관한 독특한 이론 중 하나는 간격 시기심이라는 것이다


보통 시기심은 내가 갈망하는 재산을 (좋은 성격이나 자질 등을 포함해서) 상대가 소유하고 있을 때 상대에게 느끼는 적의감으로 정의되는데, 문제는 내가 그 재산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시기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즉, 상대가 조만간 내가 가진 재산을 소유하게 될 것 같자, 둘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치고 올라오는 상대에게 시기심을 느끼게 된다


상대가 내 재산을 빼앗지 않더라도, 나와 동등해지면 둘 사이의 계급이 동등해질까 두려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평등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인지도 모른다


기회의 균등이 그나마 평등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개념으로 인지될 것 같다


사람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낀다


재밌는 예로 스타들의 사생활을 까발리는 타블로이드판 신문들이 있다


사실 스타는 접근할 수 없는,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누구도 스타의 화려한 삶을 시기하지 않는다


사실 대중의 시기심을 받는다면, 즉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스타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스타가 누리는 화려한 삶을 불평등이라 여기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그만큼 대중들의 삶이 스타와 괴리되어 있어 처음부터 경쟁심 자체를 갖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스타의 이면을 엿보길 좋아한다


파파라치들이 이 일을 담당하는데, 사생활이 불행하면 할수록 대중은 더욱 열광한다


이것은 숨겨진 시기심의 발로일 수 있다


 


모짜르트에 대한 살리에르의 시기심도 유명한 역사적 선례이다


알려진대로 살리에르는 모짜르트를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심지어 본인 입으로 퍼뜨리고 다녔다고 한다


둘 사이의 관계를 희곡으로 쓴 극작가는 도대체 왜 살리에르가 천재를 죽였다는 비난을 스스로 받고자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게 영화화 된 게 아마데우스다)


살리에르는 궁정 음악가로 성공한 뒤 신과 약속을 한다


오직 신을 위해서 작곡을 하고, 절제된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부인과의 성관계마저 자제할 정도로 금욕적인 삶을 산다


그런데 모짜르트라는 경박한 인간이 등장한 후 살리에르의 가치관을 깨지기 시작한다


살리에르는 모짜르트의 위대함을 간파했으나, 그의 천박하고 무절제하며 잘난 척 하는 태도에 질린다


도무지 겸손이라고는 모르는 인간에게 왜 엄청난 재능을 주셨는지, 살리에르는 신을 원망한다


신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자신에게는 주지 않은 재능을, 제 멋대로 사는 모짜르트 같은 놈에게 내려 준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모짜르트가 건방짐 때문에 궁정에서 ?겨나고 생계 유지가 안 될만큼 곤궁해질 때도 살리에르는 괴로워 한다


신은 모짜르트를 사랑한 것도 아니다


단지 재능만 주었을 뿐, 그에 걸맞는 세속적 행복은 모른 척 한다


도대체 신이란 존재의 정의란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살리에르는 신과의 관계를 파기한 후 자살을 시도하나 실패하고 만다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모짜르트를 자신이 독살했다고 떠들고 다닌다


그렇게 되면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모짜르트 옆에 자기 이름도 영원히 남지 않겠는가?


그러나 미치광이가 된 살리에르의 말은 신빙성이 없어 혼자 메아리칠 뿐이다


 


신의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가장 고전적인 범례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카인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 신에게 바치나 신은 아무 근거도 없이 자신의 제물은 거부하고, 동생 아벨의 제물만 받는다


자신은 미움을 당할 이유가 전혀 없을 뿐더러 신을 경배하며 열심히 살았는데도 아무 이유도 없이 자신을 내치려고 한다


역시 아무 이유도 없이 신의 사랑을 받는 아벨을 시기한 카인은 그만 동생을 살해하고 만다


시기심에 사로잡힌 카인은 결국 신으로부터 영원히 내쳐진다


왜 신은 아벨의 제물만을 받았을까?


신의 정의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높은 차원의 개념일까?


 


시기심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좋은 예가 나온다


독일인과 미국인이 길을 걷다가 BMW를 만난다


미국인은 "열심히 일해서 나도 저 차를 사야겠다"고 말한 반면, 독일인은 "저 놈도 지금은 저 차를 타고 다니지만, 언젠가 걸어 다닐 날도 올 것이다"라고 비야냥 거린다


저자는 독일 사람인데,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독일인은 시기심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유태인에 대한 광적인 시기심이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발산된 예도 있다


미국인은 열심히 일하면 자기도 상대가 소유한 재산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지 부러워 할 뿐, 차 주인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갖지 않는다


반면 독일인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도 절대 상대가 소유한 재산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유주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다


즉 우리가 획득할 수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면 시기심은 곧 사그러들게 된다


(그러나 살리에르처럼 타고난 재능이나 아름다움 등을 시기하게 되면 노력해도 그것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의 재능을 파괴시키고 만다)


 


시기심은 또 자신이 어떤 것을 가치있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적인 능력을 중시하는 사람은 비싼 자동차를 가진 이웃을 절대 시기하지 않는다


대신 지적인 교양이 풍부한 이웃에 대해서는 적개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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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 고대부터 조선시기까지
이배용 외 지음 / 청년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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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역사 에세이를 읽었다


시골 도서관 치고는 책이 많긴 한데 신간을 따로 정리해 두지 않아 재밌는 책 발견하기가 어렵다


거기다 검색 컴퓨터는 늘 꺼져 있고 찾더라도 분류 기호대로 정확히 꽂혀 있는 책이 드물어 그냥 돌아 보다가 마음 가는 책을 읽곤 한다


요즘 거의 일주일에 세 권씩 독파하고 있어서 (한 번에 빌려 주는 게 세 권이라...) 사서가 "책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라고 말을 건넸는데 아마 백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시간이 많아서요"라고 답하고...ㅋㅋ


 


어제도 7시부터 11시까지 두 권을 읽었는데 둘 다 에세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인 이 책은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라 신선하지는 않았다


특히 조선 시대 여성들의 생활이야 사극에서 질리도록 보고 있으니까 새로울 게 없다


요즘 사극은 고증에 철저해 역사학자들이 기술한 것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 것 같다


차라리 개화기 신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긴 2권이 더 재밌을 것 같다


 


제일 인상 깊었던 말은 엘리자베스 비숖 여사가 한국 여자들을 두고 "그들의 남편이 계속 흰 옷을 고집하는 이상 그녀들은 빨래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말이다


이 얘기는 비숖 여사의 한국 기행문에서도 읽은 적이 있다


그녀는 빨래의 과정을 아주 자세히 묘사했는데 세제도 없고 세탁기도 없던 시절 백의 민족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옷을 입고 다니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지를 알고 새삼 놀랬다


염색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흰옷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는 말도 있던데 하여간 그 흰 옷 때문에 한국 여자들의 삶이 고달팠던 건 확실한 것 같다


 


비숖 여사의 기행문에서 또 기억에 남았던 말이 생각난다


"한국 남자들은 밥을 그릇에 가득 담아 대단히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비만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 대목에서 무척 웃었던 것 같다


유럽 귀족들은 벌써 19세기부터 비만 걱정을 할 정도로 식량의 풍요를 겪고 있어나 보다


또 재밌는 대목


한국 귀족들은 (양반) 테니스 경기를 하인에게 시킨다면서 그들은 운동의 의미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다


운동을 노동과 똑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유럽 귀부인의 눈에 (그녀는 영국 왕립 지리학회 회원이었고 구한말 한국을 네 번이나 방문했다) 개화 전 조선의 모습이 얼마나 신기하게 비췄을지, 21세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도 참 재밌다


 


그녀는 또 서울이 얼마나 더러운 곳인가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한다


하수도 시설이 없는 당시로서는 오물과 생활 하수를 강에 버리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었을 것이다


서울 시내를 걸어 다니려면 개똥 피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북경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로 알 뻔 했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 관청의 끔찍한 고문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한다


민비가 얼마나 우아하고 교양있는 왕비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 걸 보면 왕실에서 대우가 좋았던 모양이다 (한국 왕비는 매우 지적이고 기품있는 미인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 대신 무당을 찾아가 푸닥거리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적인 시각은 찾아 보기 힘들고 조선을 애정어린 눈으로 보면서 되도록 객관적인 묘사를 한 그녀의 솜씨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그래서 백여년이 지난 오늘날도 여전히 발행되어 읽히는 거겠지


 


얘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 어쨌든 그녀의 기행문이 조선 여인들의 삶을 더 생생하게 드러내 주는 것 같다


어제 읽은 책으로 돌아가자면, 여성들의 육체 노동이 남자 못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농촌의 경우 농사일은 남자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되야 할 만큼 일이 많았기 때문에 여자들 역시 농사에 참여했다


그런데 농사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쉬는 게 아니라 저녁에는 또 집안일을 해야 했다


시장 경제가 발달하기 전 모든 것을 자급자족 해야 하는 시대였으니 가사 노동의 강도를 알 만 하다


옷감을 짜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 중 하나였는데, 가족의 의복을 입히는 것 외에도 베가 화폐로 거래되던 시절일 뿐더러, 그것으로 세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여자들은 고된 작업을 해야 했다


 


동성애에 관한 시각도 흥미롭다


서양의 경우 여성을 열등한 동물로 간주했기 때문에 남자들끼리의 동성애가 성행했던 반면, 우리 나라는 여성의 성욕을 억제했기 때문에 여성들끼리의 동성애가 유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궁녀들 사이의 동성애는 유명했는데, 심지어 세종의 세자빈이었던 봉씨마저 동성애에 빠져 폐출될 지경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만 하다


 


남편이 죽은 후 여성이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도 많은 여성들을 힘들게 했다


처음에는 양반 가문의 순수 혈통을 유지하게 위해 사대부 집안의 여인들에게만 적용되던 법이, 시간이 흐를수록 하층민들에게도 퍼져 그들 역시 재가하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양반들이야 여자 혼자 살아도 기본 재산이 있으니까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겠지만, 하층민들의 경우 남편이 없는 것은 굶어 죽는 것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도 정절 이데올로기는 모든 계층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먹고 살 길이 없는 과부들의 생계를 해결해 주는 편법으로 보쌈이 등장했다고 한다


대개 합의를 한 후 보쌈 형식으로 과부를 납치해 가면 그 때부터는 그 남자와 함께 사는 것을 인정했다고 한다


환향녀들의 슬픈 사연도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돈을 주고 청국에 끌려간 여인들을 데리고 왔으나 (이 돈도 친정에서 마련한 게 아닐까?) 한 번 몸을 더럽힌 여성을 다시 집으로 받을 수 없다 하여 쫓겨난 여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타국에 끌려가 포로 생활을 한 여자들을 받아 들이지 못할 정도로 조선 사회의 경직성은 대단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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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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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부터 안철수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풀게 됐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의 개인적인 신상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예전 에세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몽땅 풀어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아니면 원래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지 과거 이야기는 전혀 없다


그가 딸이 하나 있고, 아내가 의사이며 본인은 서울대학교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다는 것도 신문에서 안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은 제목에 걸맞게 CEO로서의 사명감과 가치관에 충실하다


 


사실 난 컴퓨터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 백신으로 성공한 그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른다


다만 전공과 전혀 다른 길을 간, 그것도 90% 이상은 평생 자격증을 써 먹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가 어떤 계기로 전혀 엉뚱한 일을 하게 됐는지, 또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대단히 성실하고 비교적 겸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게 말하면 원칙주의자이고, 좀 격하시키면 융통성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안전한 길로 가려는 보수성과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험한 벤처 기업에서 살아 남은 비결인 듯 싶다


 


흥미로웠던 점은 펜실베니아에서 MBA 과정을 밟으면서 이메일과 팩스로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이었다


서울대 출신답게 학교에서 배운 것을 경영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거야 말로 가장 바람직한 학습법이 아닌가


대신 그는 공부와 경영을 함께 해야 했기 때문에 2년 동안 펜실베니아 대학의 아름다운 캠퍼스는 전혀 기억에 없고 그 때를 생각하면 강의실 밖에 안 떠오른다고 할 정도로 시간을 쪼개 썼다


하긴 생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을 때도 컴퓨터 공부를 하느라 새벽 3시부터 남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6시까지 집중해서 공부에 매진했다고 하니, 그 집념과 열정을 알 만 하다


그러나 사람의 몸이 무쇠가 아닌 이상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너무 당연하다


결국 졸업 후 한국에 귀국해 급성 간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 후에도 집에서 회의를 열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한다


그 때 병원에서 활기차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 건강해진 후에도 시간을 선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 심정 나도 안다


high fever로  병원에 갔는데 culture 결과가 안 나와 처음에는 FUO로 그냥 수액만 맞으면서 3일 동안 응급실에 있었다


fever는 40도를 넘는데 해열제도 안 주고, 아직 병명도 안 나오고 너무 힘들었는데 아침에 레지던트들이 스테이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는 거다


그 모습이 어찌나 부럽고 활기차 보이던지, 안 그래도 커피 좋아하던 나는 하루라도 빨리 일어나 모닝 커피 마시면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레지던트들 다 당직 서면서 억지로 잠 쫓느라 커피 마시는 거였을텐데, 하여간 그랬다


culture 결과는 장티푸스로 나와 열흘 간 입원했다)


 


안철수의 글 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업의 핵심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대목이다


아마 그래서 책 제목도 "영혼이 있는 승부"라고 지었을 것이다


핵심 가치 혹은 자기 사명서 같은 단어는 수많은 자기 계발 책들에서 지겹도록 언급되는 단어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식상한 나머지 중요성을 간과하기도 하고, 실제로 개인도 아닌 회사에서 핵심 가치를 명문화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역시 학구파답게 책에서 권하는 대로 핵심 가치를 정하기 위해 실제로 회사 직원들과 머리를 싸맨다


스스로 내제화 시키고, 모두가 마음으로부터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토의를 거쳐 핵심 가치를 세운 후 승진 시험에 얼마나 그것을 내면화 시켰는지 점수로써 반영한다고 한다


그 핵심 가치라는 것이 너무 뻔한 당연한, 좋은 내용이었기 때문에 기억은 안 나는데 하여간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벤처 기업이라는 특성상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그는 비젼 있는 CEO임이 분명하다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가 교과서대로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것이다


깊은 속사정이야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어쨌든 표면적으로라도 이런 신념을 확고하게 밝히는 그가 좋다


교과서와 현실은 다르다는 얘기를 얼마나 많이 들어 왔는가?


사실 그는 굳이 편법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본인이 능력있고 남들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정도로 가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법이 성행하는 시대에 그의 신념은 빛이 난다


바둑을 배울 때도 실전보다는 우선 이론책을 파고 들었다고 한다


이론책을 한 50권 떼고 실전에 덤볐더니 처음에는 헤맸지만 결국 기본이 탄탄했기 때문에 곧 실력이 붙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정석대로 가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결국 더 안전하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인듯 하다


 


성공이 클수록 겸손해지기는 참 어렵다


사실 남보다 뛰어난 점이 많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우뚝 솟을 수 있기도 할 것이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은 자화자찬 때문에 읽기가 참 힘들다


지난 번 힐러리의 자서전을 읽을 때도 정확한 정치 분석과 솔직한 내용에 그런 거부감이 없었는데, (물론 탄핵 사건에 대한 억울함은 너무나 장황해 지루하긴 했지만) 안철수의 자서전 역시 편하게 읽수 있어서 참 좋다


왠지 그가 계속 성공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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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는 남자 눈물을 흘리는 여자
앨런 피즈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가야넷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오래 전에 샀는데 어제 비로소 끝까지 읽었다


책을 살 때는 돈을 지불할 만큼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바로 읽지 못하면 관심이 사그라 들면서 차일피일 미루게 되서 결국 책장에 처 박히기 마련이다


밀린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심리학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화성남 금성녀에서도 느낀 건데 단순히 연애 전략을 제시한 게 아니라 인간, 특히 여성과 남성의 심리 분석을 치밀하게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단순히 말로 풀어 쓴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성을 이해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 하다


 


제일 재밌는 대목은 여자들의 "비밀 채점표"


남자들은 이런 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한다


여자들은 끊임없이 남자의 행동을 체크한 후 점수를 매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하나 백 송이를 선물하나 여자들이 주는 점수는 단 1점이라는 것이다


대신 장미 한 송이라도 1주일 내내 가져오면 7점이 된다


즉 남자들은 size에 집착하는 반면, 여자들은 횟수를 중요시 여긴다는 얘기다


또 남자가 섹스를 하기 위해 아침부터 여자에게 공을 들인 후 침대에서 요구하면, 여자는 2주 전에 친정 엄마에게 쌀쌀맞게 대한 것 때문에 거부한다


남자로서는 황당하다


아침부터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무려 2주 전 일 때문에 섹스를 거부하다니!!


남자가 길어야 하루 단위로 밖에 생각을 못하는 반면, 여자는 한 달 이상을 두고 남자를 평가한다


이러니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 수 밖에...


 


여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수만가지다


칭찬을 한다, 꽃을 사 준다, 예쁘다는 얘길 해 준다 등등


그런데 남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알몸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남자들은 시각적인 것을 중요시 하고 섹스를 강렬하게 원한다


여자가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유대감이 필요하지만, 남자는 다만 시각적인 만족만 얻으면 된다


훨씬 더 본능적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섹시해지는 것이다


오늘날 누드와 포르노가 인터넷을 뒤덮는 이유를 알 만 하다


여자가 남자를 볼 때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성격과 유머 등인데 남자는 당연히 상대방의 외모와 몸매를 우선시 한다


재밌는 남자와 섹시한 여자가 뜨는 이유를 알만 하다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건 억지로 섹스를 강요할 때


남자가 제일 싫어하는 건 섹스를 거부할 때


남자가 섹스에 열정적인 이유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일부다처제가 남자의 속성에 맞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만 살 수는 없는 노릇


그러므로 남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자주 변신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남자들이 란제리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다고 함


 


한 집에서 살게 되면 변기 뚜껑을 올리는 문제로도 싸우게 된다


뚜껑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귀찮은데 용변을 본 후 다시 내려 놓으라는 여자들의 요구에 남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때는 서로 다른 화장실을 쓰거나 아예 남자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


소변 방울 묻은 변기 뚜껑을 닦기 싫으면 귀찮아도 꼭 뚜껑을 올릴 거라는 얘기


스웨덴에서는 남녀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해서 화장실에 소변기를 없애고 독일에서도 남성용 좌변기를 권장한다는 걸 보면 (그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서양 남자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하긴 아랍권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일을 보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담이 행복했던 이유는 최초의 인간이기 때문에 장모가 없어서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그만큼 서구에서는 장모와 사위 관계가 문제시 된다


그러나 역시 제일 심각한 건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다


우리나라처럼 아예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정도는 아니지만, 어머니들의 아들 사랑은 어딜 가나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


이혼했거나 부부 관계가 나쁜 여자일수록 자식, 특히 아들에게 집착한다


아들에게 모든 써비스를 베풀고, 대신 아들의 삶에 간섭하길 원한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며느리가 못마땅 할 수 밖에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아주 단호하다


시어머니가 가족에게 간섭할 수 없도록 처음부터 한계를 분명히 설정하라고 한다


허구헌날 남편에게 전화하는 시어머니와의 통화는 10분이 넘으면 과감하게 끊으라고 할 정도


대신 시어머니가 아들 대신 다른 일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 주라고 한다


지역 사회 봉사나 친목 모임 등의 참여를 유도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안 될 경우는 아예 다른 도시로 이사가라고 한다


우리나라 남자들에게는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할 때는 그 가정을 행복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만들 의무를 지게 된다


상대방의 부모에 의해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상대의 책임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여자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남자를 조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자를 조종하기 위해 남자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드물다


남자들은 대체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호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남자가 울면 나약해 보인다는 사회적인 편견도 작용을 한다


눈물을 흘리므로써 상대에게 죄책감을 주고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정서적 협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는 상대방의 감정에 동의하지 않아야 한다


계속 그것을 요구한다면 대응하지 않고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 상대의 감정이 누그러지면 차분히 이야기 하라고 한다


여자만 정서적 협박을 하는 건 아니다


남자 역시 "니가 섹스를 거부하는 건 날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야"라는 식의 협박을 종종 써 먹는다


정서적 협박은 상대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절대 미안해 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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