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되고 싶다.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워도 도도하고 시크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아무렇게나 내키는대로 애교 피우고 무시해도 그게 성정이려니 하고 이해해주고  

내킬때만 움직이면서 세상을 관망하면서 그렇게 게으르게 살 수 있는 특권이  

고양이 말고 또 누가 있을까 

강아지들처럼 언제든 충성하고 좋아하지 않아도 되고  

착한 척  부지런한 척 도움이 되는 척 하지 않아도 되고  

죽어 내 몸뚱아리가 고기가 될 이유도 없으니 

그렇게 게으르게 늘어지게 살아가 가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게으름에 대한 댓가가 뭔가 혹독한게 있을지라도.. 

그렇게 관계맺지 않고 살면서 혼자서 쓸쓸하고 높고 외롭게 사는 것 

그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아.. 

기왕이면 겨울잠 자는 고양이면 더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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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워낙 유멍해서 리메이크까지 된 드라마니 내용이야기는 생략하고  

드라마초반에 주인공가족이 고향에서  가난이 찌들고 빚이 눌려 지내다가 아버지가 자살하고 가족이 서울로 도망오는 장면이 있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가난때문에 심성이 나약한 아버지는 책임감에 죽어버리고 강한 엄마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서울로 와서 엄마의 쌈지돈으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다.  

그때 엄마에게 쌈지돈이 있었던걸 알게된 아들 (아마 작은 아들이지 싶다) 엄마에게 대드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돈이 있었다는 걸 진작에 아버지가 알았더라면 아버지는 죽지 않았을거라고.. 엄마가 독하게 그돈을 쥐고 있지 않고 아버지에게 주었더라면 우리가 가난을 면하지는 않았더라도 아버지를 잃지는 않았을거라고 엄마에게 퍼붓는다. 그러나 독한 엄마는 아무런 변명을 하지 않는다. 그냥 못 들은척 묵묵히 그 돈을 발판으로 악착스럽게 행상을 하고 함바집을 하고 식당을 하면서 돈을 불려나가고 자식들을 먹이고 공부시키고 자리를 잡는다. 

그 돈이 아버지를 죽게 하진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빚을 다 갚고 가난을 면할 액수는 아니었을것이다. 어머니도 겨우 서울서 셋방을 얻고 행상을 다니는 정도였다.  

그때 어머니가 그돈을 내어놓았다면 빚의 일부는 갚았을지 모른다. 아버지 체면이 섰을지는 모르지만 그게 전부였을 것이다. 몇달간 혹은 일년정도 빚독촉에서 놓여나고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면이 서고 조금은 평온한 일상을 살고...  하지만 그게 전부다. 빚이라는게 그렇게 쌓일줄만 알지 녹을 줄 모르는것이라 잠깐 따뜻한 햇살이 있다고 해도 윗부분 약간만 녹아 물이 흐를뿐 그 물이 데워져서 아래의 얼음까지 녹일 수는 없다.  

결국 잠깐의 평온이 지나면 다시 독촉이 날아오고 또 불안하고 여전히 가난할 것이다. 어머니는 그걸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내 새끼들이 어떤 꼴이 될지 뻔하다는 걸 안거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독한 년이 되고 말고 어떻게든 자식들을 살려야겠고 나도 살아야겠다고 맘을 먹고 그렇게 쌈지돈을 쥐고 있다가 그것이 밑천에 되어 일어난다. 아들은 바락바락 대들면서 그 돈이 아버지 목숨값이라고 퍼붓지만 어머니도 모르는 건 아니다. 어쩌면 이돈이 남편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었고 당신이 과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고 자식들이 아비없는 놈들이 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지만.. 과감하게 한가지를 도려내기로 했다. 사실 그렇게 시달리고 쪼들린다고 덜컥 죽어버리는 무책임하고 나약한 남편에게 실망하면서 돈을 내놓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한켠 죄책감은 영원히 지니고 살아야할 주홍글씨가 되었을거다.  

아들이 눈을 뒤집어가면서 엄마를 살인자로 몰아가며 악을 써대는 동안도 어머니의 표정은 한치도 흐트러짐이 었었다. 그냥 묵묵히 뒤집어 쓰고 견디고 있었다. 내 속으로 낳은 내자식이 이렇게 입에 거품을 물고 날뛰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그건 체념같기도 하고 의지같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가하는 채찍같았다. 오냐 이렇게 독하게 살아남았으니 정말 살아남는게 뭔지 살아가는게 죽는것 보다 얼마나 어렵고 지긋지긋하고 비굴한지 온몸으로 보여주겠노라는 의지같았다.

썩은 종기를 도려내듯이 모두가 살기위해 한쪽을 도려내는 건 누구에게는 근엄한 선택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잔인한 선택일수도 있다. 그걸 하든 안하든 힘들기는 마찬가지고 욕을 먹기도 마찬가지라면... 차라리 잘라내는게 나을까 

지금 나는 그 어머니에게 기대고 싶다. 그렇게 아들에게 욕을 먹고 원망을 듣고 독하고 모진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게 후회되지는 않았는지... 결국 끝이 좋아 다 좋아지는 경우긴 하지만 과연 끝이 좋을지 아닐지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어떤 선택을 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때 내가 먹을 욕이 중요한건 아니다. 내가 욕을 먹고 똥통을 뒤집어 쓰더라도 그 결정이 누군가에 결국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거라는 걸 믿을 수 있는게 중요하다. 인생이란 만약에... 라는 건 없다. 이것이 아니면 저것 일단 선택한 대로 쭉 이어질 뿐이다.지금 내가 내린 결론이 그 태수 엄마만큼 독한것이라도 태수엄마만큼 강인하고 옳은 선택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삶이 지속되는 건 지리멸렬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죽음으로 단절되는 깔끔함이 그래서 더 유혹적이다. 구질구질하고 비굴하게 굽히고 휘고  웃음지어가며 사는 것..그래도 살아있는게 살아서 하루하루를 견디는게 더 용기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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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도심에서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성곡미술관에서 차를 마시고 거닐다.  

성곡미술관이 참 좋았다.  

예전에 아이들 어렸을때 갔을 때도 좋았고 이제 아이들 떼놓고 가는 것도 좋았다.  

그 유명한 신정아가 있었던 곳이고 그때는 몰랐는데 그가 기획했던 전시를 많이 보러 갔었던 곳  

미술관 가운데 카페의 커피도 맛있고 지금은 없어졌는데 그때는 호투파이도 팔았었는데 그게 금방 떨어지는 거라 운이 좋아야 먹을 수 있었는데 참 정감있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햇살이 뚝뚝 떨어져서 다소 덥다고 생각되는 날이었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골목길을 걷는 것도 좋았다. 

동행도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느긋하게 성곡미술관 카페에서 햇빛받고 있는 거.  그거 참 좋아하는 건데.. 

이번 여름은 비가 많아서 그런지 햇살만 보면 그게 뜨겁든 말든 참 반갑다. 서양에서 해만 나면 훌러덩 벗고 해를 즐기는게 어떤 기분인지 알 거같다고나 할까... 다만 오늘따라 미술관 카페에 넥타이부대 아저씨들이 많아서 여자들끼리의 수다는 조금 눈치가 보였다. 아저씨들도 이런데서 차를 마시는 구나... 사실 어디서 마시건 둘러앉아 여자들 못지 않는 수다를 떨다가 나가셨지만 그래도 길가 아무 커피전문점말고 이렇게 미술관 정원에 앉아서 햇살과 나무와 풀을 즐기며 마시는 커피가 더 운치있지 않을까 

언젠가 비가 오는 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면서 진한 커피한잔 마시면 어떨까 싶다, 내게 그런 여유가 빨리 찾아오면 좋겠구나 싶고,,,, 

각설하고 

한때 이근처에 살고 싶었다, 돈이 있으면 주위 주상복합 괜찮은 평수에 집을 마련하고 아이는 덕수초등학교에 다니고 사교육은 어디로 갈지 그런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면서 평일에도 덕수궁 경희궁을 산책하고 역사박물관을 놀이터 삼아 다니다가 조금 멀리 사직 어린이 도서관까지 걸어가는 여유있는 삶,,, 저녁 도심에서 일하던 직장인들이 다 퇴근하고 텅빈 도심에 우리들만 주인이 되어서 검고 텅 빈 거리를 쓸쓸하게 산책하거나 창밖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여유있게 바라보거나 그러면서 살고 싶었다 언젠가 그렇게 살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아이를 키우고 교육에 대한 수다를 떨고 사교육을 위해 강남을 가느니 중계동을 가느니 하는 말 대신 조금 느리게 키우고 근처 중학교를 보내고 이화여고를 보내고 그렇게 사대문 안에서 성장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았다. 어짜피 서울에 산다는 건 아스팔트위에서 조금은 삭막하고 깍쟁이처럼 살아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진짜 서울 안에서 고궁의 사계절도 느끼고 바삐 움직이는 직장인들을 바라보며 경각심도 키우면서 도심속 맛있는집들도 찾아다니며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았다.,  

그런데 이제 그런건 다.. 꿈이네. 시작했으면 모를까 이미 다른 곳에서 둥지를 틀었는데 그렇게 아이 키우기 힘든 도심으로 들어가는 것도 겁나고 그럴 경제력도 없고 나이를 먹으니 도심은 간혹 나와야 우와~하면서 감탄하고 좋아하지 매일 사는 건 너무 외로울거 같다,  

그냥 혼자 비오는 날 성곡에서 전시회를 보고 4층 꼭대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내려다보고 건너 교보문고를 산책하는 정도로 만족하고싶다 

서울 한가운데 그곳은 내가 서울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매혹의 장소였고 판도라상자처럼 살고 싶으면서도 가까이 하기 조금은 두려운 그런 곳으로 아직 남아있다 햇살 좋은 날 광화문 한가운데서 아직도 나는 스무살 갓 서울에 올라온 어리버리 촌년처럼 그렇게 그곳을 그리워하고 혼자 사모하고 지쳐가면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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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바라고 바라던 신간평가단이 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조금 어리버리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겠다. 일단 이달의 추천도서라.... 사실 사심이 가득한 내가 가지고 싶은 책으로 골라봤지만 그래도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이렇게 골라본다.

     

도데체 저 어린 아이에게 무슨 고민이 있으랴 싶지만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크기만큼 고민이 있다. 나이든 어른의 입장에선 코웃음칠만한 거라도 그 아이에겐 세계가 흔들리고 괴로운 고민이 아닐까... 가끔 가볍게 넘겨버리기 쉬운 에민한 아이들 속내를 이렇게라도 이해 해보려고 해보면 어떨까 싶어 골라본다.  

그리고 나름 푸른 문학상이란 것에 신뢰를 느끼기도 하고...

 

 

 

 

 

 딸만 둘 키우다 보니 이런 책에 늘 눈이 간다. 여자로서의 성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줘야 하고 같이 대화도 해야하고,,, 어쩌면 글이 가득한 정보성 책보다는 이렇게 그림책으로 이야기 들려주듯 시작해도 괜찮을거같다. 아련한 색감이 예쁜 책... 사춘기에 들어선 그리고 들어설 아이들과 대화의 시작으로 그리고 같은 여자로서 엄마도 함께 보기 좋은 책

 

 

  

사회과목은 참 애매하다 어렵다고 하긴엔 수학만큼은 아니고 쉽다고 하자니 헷갈리고 용어나 의미를 완전히 안다고 하기도 그렇다. 달달 암기하는 과목으로 여겨져 왔지만 단순 암기만으로도 다 해결할 수 없다. 일단 개념을 이해하고 알아야 암기가 가능하다.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과목으로서의 사회를 공부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구성되어졌는지 교양으로서도 필요한 책이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알지만 명확하지 않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는데도 필요한 책일듯.

 

 

 

 

   

요새는 폭력이 청소년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서 까지 보이고 있다. 여러매체에서도 폭력이라는 것이 폭력이 아닌것처럼 빈번하게 보여지면서 폭력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어쩌면 친구사이에 그냥 장난 혹은 우정과시용으로 그냥 무디게 사용된다. 이책은 이야기 속에서 폭력이 갖는 여러가짓 심리적인 현상들을 설명하면서 이해시킨다. 왜 폭력을 쓰는가 폭력을 당하는 순간의 느낌 심리 쓰는 사람의 심리등이 이야기속에 잘 버무려져 있다고

 

 

 

 

 

 

 제목이 참 아프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를 엄마가 슬프게 한단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나를 가장 이해하고 사랑하리라 믿은 엄마가 나를 아프게 한다. 무심코 하는 행동들 그리고 다 잘되라고 하는 여러가지 말들 행동들 조금은 극성맞고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들 이렇게 하잖아...하는 스스로 위안으로 무마했던 행동들이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 상처가 된다 엄마로서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말랑말랑하고 섬세한 마음을 다시 공부하게 하는 책이다.  

  

  

요즘 대세는 자기주도학습이다. 그러서인지 그런 계통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중앙일보에서 진행했던 맛있는 공부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온 책이다, 사실 공부에 대한 책이라는게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얄팍한 희망을 파는 상술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사람들은 부적처럼 그런 책에 기대기도 한다, 어찌보면 이 책은 이상적인 내용보다는 조금은 속되면서 실속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교육이 어찌해야한다는 바른소리보다는 사실 어찌 공부해야하는가 하는 지름길을 사람들은 더 알고 싶어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

 

이렇게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라 뭐라고 소개해야할지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읽어보고 싶고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책으로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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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살이란 할게 못된다. 죽은 사람은 죽으면 그만이다. 아직 죽은 이후 세계를 알 수 없으니 죽으면 얼마나 고통이 따를지 아니면 모든 것이 끝이 날지는 모르지만 산사람은 ,,, 일단 죽은 사람을 신고 해야지 장례를 치러야지 죽은 곳에 따라서 여러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들어야지 만약 집에서 죽었다면 집값도 떨어질 거고 남은 자들 중에 미성년이 있다면 그들의 마음에 앉아버린 상처 그 트라우마는 어찌할 것이며 남은 가족의 상처와 기억 죄책감들을 어떻게 할것인가.. 돈도 들고 상처도 남고 이웃에게도 쪽팔리고,  

게다가 죽는 방법도 고르기 쉽지 않다. 나 스스로 상처를 내는 건 무서워서 못하겠고 차에 뛰어들거나 하는 건 누군가에게 죄짓는 일이니 할 수 없고 여관이나 어디 가서 죽어버리는건 그 장소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같고 약을 구하기도 힘들고 내 몸에 피를 보는 것도 무섭고 목을 매자니 나중에 혀바닥이 그렇게 나온다는게 그것도 쪽팔리고.. 아.. 자살돋 보통 정신으로는 할 수없는 일이다. 이미 그 길을 떠난 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사실 가스를 틀고 죽는게 젤 낫겠다 싶었다. 술을 잔뜩 먹고 취한 상태로 가스를 열고 잔다면 고통없이 가지 않을까.. 그러나 그건 혼자 있을때 일이지 주변에 누군가 함께 있다면 자살과 동시에 살인까지 하는 셈이다. 그래서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목을 맬수도 손목을 그을 수도 떨어져 내릴 수도 가스를 틀수도 없다. 비틀즈는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지만 ... 나는 겁이 많아서 내버려두는게 제일 무섭다. 어떤 커다란 등뒤에 숨어서 그냥 비굴하고 쫌스럽게 살고 싶다.  

매일 눈물이 나고 통곡하고 싶다. 그러나 장소도 마뜩치 않고 상황도 그렇다 혼자 울자니 좀 어이없고 누군가에게 안겨 울자니 그것도 찌질해보이고 마땅한 상대도 없다. 아이들앞에서는 절대 티내지 말아야 하고 어른들 앞에서는 자존심이 있다. 어쩌란 말인지..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그러면서 막상 맘에 드는건 없고 내가 골라잡자니 내가 져야할 책임이 싫고 누군가에게 짐지우고 싶으면 또 그 선택이 맘에 안들고 .. 암튼 나란 인간은 조물주가 만든 실패작이 아닐까.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까다롭고 허약하고 속물적인게 나다.  

사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런 책임을 피하고 싶다. 누구의엄마라는 게 제일 부담스럽고 누구의 이웃 나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조용히 증발해버리고 싶다. 그냥 나혼자 조용히 지워져버리고 싶은 그런 맘... 그렇게 기억에서 완벽하게 지워져서 사라져버리는 것.. 남은 자는 나때문에 고통받거나 슬퍼하거나 나에대한 뒷담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나만 그냥 그렇게 지워지는 것... 그런 욕심만 가득하다.  

나는 모성도 모자라고 누군가를 살갑게 푸근하게 안아주는 그릇도 안된다. 나하나도 어찌할 수 없어서 데데거리고 서성거리고 어쩔줄 몰라 불안하다. 결혼을 해서는 안되는 거였고 아이를 낳으면 안되는 거였다. 남들 하는 건 다 하고 싶었고 남들사이에서 튀지 않으려고 선택한게 결혼이고 임신이고 출산이었지만.. 결국 그렇게 무책임하게 저질른 내 행동이 지금 나를 옮아매고 있다. 내가 한것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 그것만 진리처럼 내앞에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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