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요?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5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박광신 옮김, 오렐리앙 데바 그림 / 상수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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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터가 철학적 냄새를 팍팍 풍긴다.

사실 철학관련 책은 고루하다는 생각에 선뜻 읽으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철학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것도 시리즈로. 그렇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터인데 가장 큰 이유는 논리적 사로를 키워 그것을 논술로 끌어내고자 함은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유를 막론하고 이전엔 철학책을 읽어본 적도 없지만 최근 나오는 책들을 보면 그림책 판형으로 화려함을 취한 것도 있고 귀여운 표지로 일단 거부감을 많이 줄였다. 물론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철학적인 느낌까지는 어쩌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철학책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수 많은 질문을 던져준다. 그리고 이에 대한 특별한 답은 없다.

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기 위해 크게 여섯 가지 질문을 한다. 또 그 질문을 시작으로 디테일한 또 다른 질문으로 생각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고민으로 갈 수 있는 질문을 한다.

철학이 그동안 평면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입체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장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 질문이 무엇이든 다양한 색깔을 내는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면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을 기르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결국 끊임 없는 질문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묻는 작은 질문에도 부모들은 성의껏 답을 해야 할 이유를 여기서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특징은 많은 질문을 쏟아 내고 있는데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기에 '생각정리하기'를 통해 그 질문들을 통해 정리해주고 있다. 

서로 다른 질문을 통해 또 다른 질문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재미를 찾는다면 철학의 재미에 폭 빠지게 될 것이다.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위해서도 철학은 필요하다. 다만 생각의 강요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여야 할 것!

경직되고 고착화된 부모의 생각으로 맞고 틀리고를 재단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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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1
패트리샤 맥코믹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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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 중 누군가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프면 모두가 그 한 사람에게 집중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가 힘들거나 외로워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더라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괜찮다고 나보다 엄마나 아빠가 힘들거라 생각하고 자신을 추스르며 그렇게 나 자신을 가두게 되고 속으로 곪아간다.
그러한 일례로 보통 사춘기 시절 아이들이 너무 고분고분하고 착하게 보여진다면 한 번쯤 아이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심리학에서는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커다란 편견의 자루를 뒤집어쓰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이상하다고 아니,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미쳤다고들 한다.

그러나 주인공으로 나오는 캘리를 이상하고 이해 받지 못 할 대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특히나 내게는.
책을 읽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과 안쓰러움으로 꼭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러워 그것이 견디기 싫어 책을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캘리의 아픈 상처가 내게 전염되는 듯한 느낌도 없었고 혹은 그와 같은 경험을 한 적도 없는데도 이상스레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마음이 쿵쾅거렸다.
단지 그런 아이들을 가끔씩 보기는 하는데 그것이 이렇게 크게 작용하는지...아니면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얼굴들이 자꾸만 떠올라서 인지 책을 읽기가 편치 않았다.

누구나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짐이 무겁고 힘겨운데 어느날 문득 그 짊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때 자신도 의도하지 않았고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캘리처럼.

캘리는 자신의 힘겨움을 표현하지 못해 말문을 닫아 버리고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는, 자해라는 섬찟하고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결국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고 만다.
아리러니컬 하게도 캘리는 시파인즈라는 정신병원에서 함께 그룹 치료를 받는 아만다가 자신과 같은 문제를 가져 그 애를 통해 자신을 제대로 보게 되며, 각기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통해 위로를 받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 성장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편적인 아이들의 심리인 '내 탓'으로 여겼던 동생의 천식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아빠와의 극적 화해를 하게 되며, 낫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말하면서 캘리는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보여주면서 끝을 맺자 비로소 휴~하는 안도의 숨을 쉬며 책을 덮을 수 있어 무엇보다 기뻤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참을 우울해 했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읽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읽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청소년 소설분야에 참신한 소재의 번역책들이 <메타포>에서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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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1-1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우울한 내용이에요. 무한도전처럼 좀 밝고 웃기는 책이 요즘 더 좋아요.

희망으로 2012-01-26 18:59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만큼 우리 삶에 웃음이 필요하다는 반증이겠죠.
 
눈의 여왕 동화 보물창고 4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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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한 번도 작품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하나의 동화를 낱권으로 접하는 경우도 아주 흔한 일이다.

황제님의 새 옷(우리가 익히 들어온 벌거벗은 임금님)이 그러하고 성냥팔이 소녀나, 못생긴 아기 오리, 막내 인어 공주, 눈의 여왕, 꼬마 엄지둥이 등은 어릴 적 그림책으로 먼저 접했음직 하다. 아니 어쩜 TV의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할런지도 모르고^^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썩 유쾌하지 않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슬픔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어공주나 성냥팔이 소녀는 내 눈물샘을 자극하다 못해 펑펑 솟게 했다.ㅋㅋ

표지 뒤쪽에 간략한 도서소개를 보면 '보잘것없고 버림받은 것들에 크나큰 애정을 갖고 있었기에...'라는 글에서처럼 못생겼다고 놀림 받는 아기 오리나 가난한 성냥팔이 소녀는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인물일 수 밖에 없었는데 동화에 등장시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지독한 외로움과 가난을 경험하였기에 그것이 작품에 투영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작품 곳곳에는 서양의 기독교적인 문화와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다름 아닌 구원을.

안데르센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한 동화를 썼다고 밝힌 바 있듯 많은 상징을 부여하고 있고 틀에 얽메이지 않았기에 많은 동화들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림책으로 된 아기자기한 안데르센 동화를 만나다가 조금은 딱딱하게 여겨질지도 모른 완역 안데르센을 읽는 느낌은 조금 달랐다.

조금 큰 아이들이라면 원작이 주는 꽉찬 느낌을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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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비밀 하나 - 3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3-1(나)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8
박성배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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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옷을 입고 나온 <행복한 비밀 하나>는 제목도 그림도 흥미로워 보였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자면 낡고 고루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내용이라지만 척 봐도 교훈적인 메세지가 곳곳에 드러나 재미를 반감시켰다. 

교과서에 실렸다고 해서 모두 교육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간에.

<외짝 꽃신의 꿈>은 권정생 님의 <강아지 똥>이 연상되는 내용이기도 했고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흔적>은 철학적이기 까지 하다.

세상 살면서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고추잠자리를 이해하기엔 난해하다. 과연 책을 읽는 주 독자층인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런지. 내가 살았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사라진다는 생각은 노인네들이 할 법 하지 않은가.

<무엇이 꽃으로 피나?>에서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나 고마움은 마흔 넘은 내게도 익숙치 않은 어려운 일이다. 종교를 갖게 되면서 주위를 보면 예쁜 꽃이 핀 것을 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얘기 할 때면 난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 이질적인 느낌을 가졌다.

죽음을 목전에 둔 잠자리 한 마리, 그것이 꽃이든 날개든 멋진 잎이든 햇살이든 평소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일이 정말 가능할까....내공도 부족하거니와 내 그릇이 이것 밖에 안되서라고 밖에는.... 머리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슴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는 게 맞겠다.

<달밤에 탄 스케이트>나 <행복한 비밀 하나>와 같은 작품은 매우 재미있다.

문득 나는 현실이 많이 반영된 작품을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닌가? 혹은 내 속에 쌓인 부정적인 것이나 편견 등이 비워지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순수함, 서정성이 가미된 작품의 참 맛을 알게 되려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아름다운 글이고 구성도 탄탄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일개 리뷰어가 교과서에 이렇게 많은 글이 실린 작가의 글을 어찌 평하겠냐만은 내 느낌은 그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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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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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든 청소년 대상의 책이든 그녀의 작품엔 기본적으로 따뜻함과 인간적인 냄새가 짙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접하는 소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독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따뜻한 소박미와 더불어 계산하지 않은 감동과 탄탄한 스토리를 끌어가는 능력말이다.^^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로 실린 <조폭 모녀>는 얼마전 10살 조카로부터 좋아하는 남자 친구에 대한 얘기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어찌됐든 딸들과는 호된 사춘기를 겪는 와중에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티격태격 싸우지만 결국은 서로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이르기도 하고.

집에서 보는 아이와 밖에서 보는 아이가 다르듯 엄마의 모습도 안과 밖이 확연히 다르다. 학습지 교사를 하는 엄마이기에 민지는 엄마에게 공부를 배우며 머리를 쥐어 박히기도 하고 온갖 구박에 시달려 조폭 엄마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 영민이가 엄마에게 공부를 배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민지는 좋아하는 마음을 접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 마음이 종이 접듯 깨끗히 접히냐고.

딸의 꿈을 응원할지라도 겉으로는 전혀 티내지 않는다면 엄마가 설령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말을 했더라도 믿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오히려 흉을 봤다고 뻥이라 믿는다.

민지와 엄마는 그렇게 모녀지간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영민이로부터 수줍게 '좋다'는 말을 듣는다.ㅋㅋ 충분히 공감가고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한두번쯤 했으리라 생각한다. 울 딸도 친구들이 엄마를 좋게 생각한다는 사실에 분노까지 하지 말이다.^^

 

<건조 주의보>는 자신만 가족 속에서 동떨어진 것 같은 소외감을 느끼는 건우가 꼭 우리 아들 같았다. 혼자 자기만의 상상으로 엄마와 아빠가 누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유치함. 다른 가족들은 가볍게 여기지만  정작 본인은 굉장히 심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책 속에서도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윤서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넌 마음이 너무 건, 조, 하다구."하는 말 속의 '건조'라는 단어에만 꽂힌다.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 누나는 안구 건조증. 이제 그 건조증의 대열에 합류하여 가족의 대열에 당당히 낄 수 있게 됐다는 기쁨에 "아싸, 나도 건조증 걸렸다!"를 외치는 윤서. 딱 유아기적 상태에서 머무르고 있는 우리 아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두 편의 작품이 매우 유쾌했다면 <사료를 드립니다>는 이보다는 좀더 무겁다.

동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장우가 키우던 장군이를 데려간 성달 씨네 집에서 장군이가 잘 못 됐을까 싶어 불안불안했다. 김성달 씨가 개장수를 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더 크진 않았나 되돌아 보게 했다.

개를 데려가면서 "걱정하지 마, 이젠 아니니까. 우리 애들 친구 삼으려고 데려가는 거야. 잘 키울 테니 나중에 보러 와." 라는 말에도 믿지 못했다. 장우가 성달 씨네 집으로 찾아가 빈 밥그릇을 봤을 때도 내 생각은 나쁘게 흘러가고 있었으니까.

비록 장군이가 장우네가 보내주는 사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할 만큼 어려운 환경이지만 새 주인집의 부모 없는 아이들 곁을 듬직하게 지켜주는 가족으로 있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만 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장우는 장군이를 두고 간다. 마음은 아프지만.

'말 못하는 동물이니까 보살펴 줘야 한다는 생각에 장군이에게 주려고만 했지 나누려고 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장우는 장군이와 두 아이가 서로 나누고 지켜 주고 돌봐 주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됐음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으 수 없었다.'

 

역시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래서 늘 이금이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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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1-0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눈이 번쩍 하더라고요

희망으로 2012-01-05 22:4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뜨면 뭐가 됐든 정말 궁금증이 일어나서 못 참겠더라구요^^

2012-01-05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