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금지 느림보 그림책 43
백미숙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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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주택가 좁은 골목길 주차때문에 다툼이 인 에피소드 쯤 일 거라 생각했다.

돌부리에 걸려 터진 똘이네 자동차 바퀴는 주차금지란 이름이 만들어진 후 자신의 본분을 다 한다.

"여기 서지 마세요! 주차금지예요!" 하고 말이다.

매일 같은 자리를 지키는 주차금지는 심심할테지. 지금까지는 늘 이곳저곳 굴러다니며 세상구경을 했을테니까.

주차금지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동네 트럭이나 포클레인 하다못해 자전거에게까지 내가 네 바퀴를 하면 안되냐며 부탁하지만 모두에게 거절당한다.

꿈속에서는 신나게 달릴 수 있었지만 현실은.ㅠㅠ 주차금지는 달리고 싶었다~~~~

겨울이 되어 많은 눈이 쌓이자 똘이는 주차금지를 끌고 언덕 위로 올라간다.

드뎌 고대하고 고대하던 씽씽 달릴 기회가 온 것이다. 똘이랑 종일 미끄럼을 타도 힘들기는 커녕 신나기만 하다. 그러나 주차금지에게 좌절의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쌩쌩 달리던 주차금지는 전봇대를 들이받고 쓰레기들 속에 파묻히게 된다.

마침 고물 줍는 할아버지가 주차금지를 발견했다. 그리곤 손수레가 제멋대로 달리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손수레 아래쪽에 달았다.

누군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만은 자신이 이렇게 보람있는 일을 하게 될지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삶의 고난은 매 순간마다 찾아온다.

어떤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일반적인 생각의 틀을 깨면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 주차금지는 남들과 똑같은 바퀴가 하는 일이 아닌 좀 더 특별한 일을 하고 있고 거기서 보람을 느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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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동이
김정호 글, 김재홍 그림, 안대회 원문풀이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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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소리'나 '민요'라 하면 전라도 지방을 떠올렸다. 물론 경기 민요도 있고 서도나 강원도도 있으나 무지한 나는 통영과는 전혀 연결을 짓지 못했다. '백조요'라는 것은 들어 본 적 조차 없었고 이것이 중요한 우리 민요의 하나라는데도 불구하고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 싶다.

 

표지의 아이는 부채를 들고 흥에 겨워 노래를 하여 즐거워 보일테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본인이 노래를 하는 순간은 행복할지 몰라도 부모 없이 사는 오누이는 부잣집에 잔치라도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찾아다니며 노래로 밥을 벌어 산다. 복색을 보아도 알수있듯 여기저기 기워입은 것이 눈에 띄고 뒤쪽에 바가지를 들고 있는 여동생은 아마도 음식을 얻고 있는 모양이다. 배경에 있는 사람들의 웃고 있는 얼굴에서 난 아름다운 슬픔과 애잔함이 느껴진다.

 

백조요에 얽힌 사연이 참으로 애닮다.

통영 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길놀이에 나선 통영동이는 동생을 잃어버린다. 밤낮으로 동생을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서도 동생을 찾을 수 없었다. 걱정으로 밥도 물도 먹지 않고 눈물만 흘린 통영동이는 눈이 멀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와 노래를 기억할 동생을 찾기 위해 방방곡곡 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온갖 새가 등장하는 노래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널리 퍼지게 된 노래가 다름아닌 백조요였다. 대체적으로 민요가 작자미상인데 반해 이 노래는 통영동이라는 걸인이 만들어 유행된 사실이 밝혀졌고 조수삼이 묘사한 <추재기이>라는 책에 실려있다.

 

김재홍 작가의 그림은 톤이 어두워서인지 다소 무거운 스토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눈이 멀게 된 통영동이의 사연이 나오는 페이지는 절정에 이른다. 검은 바탕에 살짝 드러난 통영동이를 표현한 그림은 슬픔이 극대화 되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것이 김재홍 작가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김재홍 작가의 그림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밝고 따스한 느낌보다는 톤다운 된 그림에서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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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는 공주가 싫어! 그림책 도서관
이안 팔코너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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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을 키우면서 공주에 집착하거나 분홍에 집착하는 시기가 있다.

올리비아, 이제 공주나 분홍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이나 주체성을 가지려하는 것 같다.

정말 그럴까?^^ㅋㅋ

 

따지고보면 유행이란 것은 몰개성화를 만들기도 한다.

"만약 모든 아이들이 공주가 된다면, 공주는 더 이상 특별한 게 아니에요."

올리비아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이 명품백을 들었다치자,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명품백이라 할 수 있을까?

또 상위 몇 프로의 사람들은 희귀템을 구하려 혈안이 될 것이고....이러한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또한 내면의 공허함이나 컴플렉스 등을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려 들지 않을까.

어쨌든 올리비아는 "왜 모든 여자아이들이 똑같아지려고 하는 걸까요?"라며 자신의 꿈과 개성을 찾으려 한다.

간호사가 되면 어떨까? 고아들을 입양할까? 아니면 기업가들이 저지르는 나쁜 짓을 알리는 기자가 될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 반전이다^^

 

전에 아이들 책을 읽어주면서 전통적인 공주가 아니라 현대판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종이 봉지 공주>가 인상적이었고 앞으로 이런 책은 계속 나오겠구나,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었던게 기억난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예쁘다.

올리비아도 마찬가지. 남들과 똑같은 공주는 싫지만 추운 눈 속에서 떨기 싫어하는 솔직한 모습이 그러하다.

올리비아는 공주 대신 여왕이 되고 싶단다^^ 올리비아 답다. 그리고 귀엽다. 옆에 있으면 깨물고 싶을 만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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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12-10-1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막내가 한창 분홍에 집착하고 공주책 좋아하고 그러네요. 공주 대신 여왕이 되고 싶다니, 멋진 올리비아 입니다. ^^

희망으로 2012-10-21 23:49   좋아요 0 | URL
ㅎㅎ그야말로 한 때지요^^ 그때가 가장 이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애들이 다 크니 엘리베이터에서 보는 모든 애들이 다 이쁘더라구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바람그림책 6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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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 히데코의 글은 매우 서정적이다. 그림도 그것과 매우 잘 어울리는 투명한 수채화라 글을 더 돋보이게 한다.

전작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와 같은 감동은 아니더라도 신간이 나오면 관심있게 살펴보게 만드는 작가이다.

 

이 책은 지인의 블로그를 통해 알고는 있었고 빨리 번역되어 나오길 바라던 책이다.

고베대지진이란 사건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일본은 워낙에 지진이 많은 나라이고 그것과 관련하여 뉴스가 나와도 딱 거기까지만 생각이 미치지 그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상처를 가지고 힘들어하는지는 관심 밖이고 개나 고양이조차 없는 황폐한 거리까지 그려내지 못한다.

작가에게 고베 대지진 복구 지원 자선 행사에 참여해 달라는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연주회장에서는 마음을 담아 기도처럼 연주되는 천 개의 활에 멜로디가 되어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은 바람을 타고 흘러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것임을 작가는 깊이 느낀다.

고베에 살지도 더더구나 피해를 입지도 않았던 작가는 그후에야 그토록 그리고 싶어했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동안 그려지지 않았던 고베 대지진에 대한 풍경을 스케치북에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천 명의 첼리스트. 천 명이란 숫자가 놀랍기도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다른 사람에 무관심 할 거라고 알고 있었던 일본인의 그 같은 행동이 의외였다. 물론 외국에서 온 첼리스트도 있었지만 그렇게나 많은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참여한다는 것은 매우 대단해보인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고통을 기꺼이 나누려는 그들의 마음이 그림으로도 표현된다. 그림의 인물은 대체적으로 얼굴의 표정은 생략되어있지만 주인공이 나오는 몇몇 장면들을 통해서 감정전달이 되고 있다.

작가 자신이 그 현장에서 연주를 해서 일까 아니면 자신이 가진 아픔 때문이었을까 다른 책에서도 그랬지만 따뜻한 느낌이 아니라 서늘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해왔다. 그 이유가 38세란 이른 나이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한 쪽 시력을 잃었고 장성한 아들을 고베대지진이 일어나기 전 해에 잃었다고 한다. 결국 상실감과 같은 슬픔 등이 맞닿아 있었던 것일까....

아름다움 속에서도 깊은 슬픔이,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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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솔솔 나서 생각에 대한 생각이야기 2
노석미 글.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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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팍팍할 때면 난 그림책이 고프다.^^ 정말로!

특별한 취미도 없고 열정적으로 매달릴 것도 없는 내겐 그림책이 잠시 삶의 무게를 잊게 해서 좋다.

<향기가 솔솔 나서> 딱히 제목도 끌리지 않았고 도서 소개로 올라온 내용도 내가 흥미있어 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림이 왠지 정감이 가고 편안함을 주는 느낌이 든다.

세련되거나 세밀하게 그려 단박에 탄성이 나오는 그림책도 있지만 투박하거나 거칠어도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도 있으니까~^^

실제로 받아보니 기존의 그림책과는 달랐다. 제본 방식부터가. 우리나라 독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양장본이 아니다. 그림책은 거의 양장본인걸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모험이라할 만하다.

더구나 유저급 출판사가 아닌 이름도 생소한 출판사라니. 실로 묶은 제본 방식, 면지도 없어 표지를 열면 거듭 만나는 똑같은 제목을 다시 볼 일 같은 건 없다. (책등이 없으면 책을 꽂았을때 제목이 보이지 않는데 영세 출판사로서는 대단한 리스크가 아닌가???)

익숙한 인쇄된 글씨가 아닌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극히 일부가 아닌 전체를 그림 글자(?) 방식으로 전개되어 어쩐지 많이 낯설다.

빨강과 초록의 보색 대비가 촌스러운 감도 있고 빨강 바탕에 노란 글씨는 매우 강렬해 마치 포스터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렇듯 책의 내용이 아닌 것에 주절주절 글이 길어진 것을 보면 새로운 시도임엔 틀림없다.

백합은 예쁘로 향기롭지만 도도하고 새침한 느낌을 준다. 누구도 예쁘다는데에 이의를 달지 않을 꽃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자신이 중심이라 생각하기 쉽다. 교만하기 쉽다. 잘난체 하기 쉽다.

꽃 중의 꽃은 역시 백함님이라고 치켜세워주니 우쭐댈 수 밖에.

난 예쁘잖아. 게다가 향기롭기까지 한걸~

어, 그런데 넌 뭔데 날 그냥 지나쳐.

'이봐, 벌레. 설마 내게 오려다가 실수한 거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나를 지나칠 수가 있지.

아휴 자존심 상해. 얼굴이 잔뜩 구겨진 백합은 자신에게 날아온 파리에게 괜한 화풀이를 한다.

나보다 볼품없는 잡초같은 작은 꽃을 피운 달개비를 찾아온 남색주둥이노린재는, 백합님보다 달개비님이 더 좋다는 말을 남기고 날아간다.

나보다 못난 것 같지만 사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

평소 나이 값을 못하고 사냐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데 암튼 그랬다.

정말 그 사람에게 배울 게 하나도 없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향기가 없다면 뭔가 다른게 있겠지. 그런데 자꾸 잊는다. 난 백합도 아니면서, 쥐뿔 잘난 것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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