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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제중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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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 만에 읽은 추리소설이다. 더군다나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들은 주로 하드보일드 계열이어서 순수하게 추리를 하는 추리소설을 읽은 진짜 진짜 오랜만 인 것 같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책장을 펼 때 부터 덮을 때까지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다. 범인이 궁금하지 않으니 끝이 궁금하지 않고 끝이 궁금하지 않으니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자꾸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주인공들도 슬슬 짜증이 났다.

 

후루룩 책장을 넘기고 나니 여전히 진행은 그대로이다. 워낙에 이런 류의 소설들의 묘미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모든 용의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순간 긴장감이 최고조여야 하는데, 하긴 몇년전 만해도 그런걸 느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어서 범인을 말해주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

 

아니,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이렇게 지루하고 힘든 일일줄이야. 물론 앨러리 퀸의 초기작인 탓에 구성이 느슨하고 중복된 추리가 많은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 비단 이 소설이 특별히 더 재미없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이제는 추리소설을 더이상 읽지 말아야 할 나이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추리소설이여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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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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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규칙들을 제시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단편소설들을 묶어서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제목에 굉장히 충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진짜 명탐정, 또는 추리소설의 '규칙'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왠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작품 속의 단편들이 규칙에 갇혀 있을 뿐, 그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은 픽션이고, 따라서 탐정 역시 완벽할 수 없고, 작가 역시 완벽할 수 없다, 절대로! 이걸 모르고 있는 독자들이 있을까? 굳이 추리소설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와 약점들을 들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건 마치 순정만화를 그리는 만화가가 백마 탄 왕자는 없고, 신데렐라나 캔디처럼 역경을 딛고 왕자님이나 테리우스를 만나는 것이 현실 속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만화를 그리는 일과도 같다. 일종의 자학성 작품활동이라고나 할까!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자학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작가 자신이 자신이 쓰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 냉소적인데, 독자는 말할 것도 없다. 집중을 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 것이다. 

추리소설의 한계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자학'의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뭔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단편은 이런 문제의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이 소설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좀 더 진지한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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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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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무릎에 간단한 수술을 받을 일이 있어서 입원을 하게 되었다. 다리가 불편하니 병실에서 못 움직일 것은 뻔하고, 그렇다고 주구장창 TV나 DVD만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이거나 저거나 모두 두시간이 넘으면 눈도 아프고, 머리도 띵해져 더이상 집중해서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책을 보는 것은 가능할까? 가능하든 안하든,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 책을 입원가방(?)-여행을 할때 들고가면 여행가방이고, 출장할 때 들고가면 출장가방이고, 동원훈련때 들고가면 훈련가방이다- 에 넣기로 했다.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첫번째로 생각한 것은 양이었다. 재미있으면서도 무지하게 길어야 한다. 책장에 워낙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많지만 막상 고르려면 그리 선택이 다양하지 않은 법이다. 왜냐하면 양과 재미를 다 만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입원해서 <사르트르 평전>이나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 같은 책들을 가져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마도 가져갔다면 베개나 문진으로 쓰게 되지 않을까?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곳은 따로 있다는 뜻이니 오해가 없으시길!)

그러다가 고른 책이 몇 년전에 사놓고 읽지 않았던 700쪽 분량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눈에 띄었다. 분량은 적당한데, 재미있을까? 책이라는 것이 예고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독자들 리뷰만 믿을 수도 없는 일이고......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의 리뷰와 <개는 말할것도 없이>를 번역했던 최용준이라는 번역자와 먼저 읽었던 집사람의 극찬을 참고하여 결국 이 책으로 하기로 했다.  

빅토리아시대, 레즈비언, 도둑, 덧붙여 스릴러까지, 이 이질적인 조합들을 성공적으로 묶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걱정도 잠시뿐. 왜냐하면 1부를 읽고 나면 궁금해서 2부를 도저히 안 읽어 볼 수가 없었으니까. 마찬가지로 2부를 다 읽을 때 쯤 되면 3부와 결말이 궁금해진다. 결국 소설의 주인공인 세 여인, 수, 모드, 석스비 부인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비비꼬인 매듭을 남은 시간에 풀 수 있을까? 이 때쯤 되면 소설이 아니라 손발을 묶고 탈출마술을 하는 마술사를 보는 심정이 된다. 째깍째깍......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디테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신선한 서사라는 세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성취해낸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뒷골목, 정신병원, 시골 부잣집의 서재를 치밀하게 묘사하면서, 서로 다른 상황, 같은 운명, 서로가 필요하면서도 서로를 없애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세사람의 진술을 통해서 서로를 속고 속이는 사기극을 긴장감있게 묘사한다. 빅토리아 시대에 낭만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는 '이야기'(서사)들은 읽어봤지만 빅토리아 시대에 <오션스 일레븐>이나 <스팅>을 뛰어넘는 기발한 사기극과 레즈비언들의 엇걸린 운명을 다룬 이야기는 들어본적도 읽어본 적도 없다. 정말 어떻게 이런 소재로 글을 쓸 수 있을까.  

3부가 끝날 쯤이 되어도 도무지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이 셋의 혼란스런 관계를 작가는 단 한번에 정리한다. 코니 윌리스의 말처럼 집사가 언제나 범인이듯이, 해결의 열쇠는 항상 편지 속에 있다. 아, 더 얘기하면 안되는데......뭔가를 더 말하고 싶어서 자꾸 입이 근질거린다. 아니, 자꾸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자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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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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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을 먼저 읽은 탓인지는 몰라도 끝이 너무 싱겁다. '반전'을 너무 기대한 탓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지루하다 것이다. 지루하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길다는 것이고, 불필요하게 길다는 것은 군더더기가 있다는 것이다.  

빼도 될 것 같은 첫번째는 1975년에 데이브가 유아 성폭행범들에게 납치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현재의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왜 굳이 따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서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도 추리소설의 '긴장'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오히려 없애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두번째는 너무나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인물들이 많으면 독자들의 집중력이 흩어진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들에게서 모든 증언들이 나오는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세번째는 군더더기가 아닌 부족한 부분이다. 이 소설의 중심에 있는 '케이티'의 살해에 대한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 원래 그런 동기가 모호한 사건도 존재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건 '현실'이고 소설은 현실이 아닌 의도된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범행 동기 역시 좀 더 '의도'가 분명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가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이런 범행동기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아마도 이 소설을 통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사건의 해결이나 추리의 묘미가 아닌 오해가 낳은 비극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살인사건은 오해의 결과물일 뿐이다. 하지만 논리적인 추리라는 장르의 규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동기가 모호한 사건은 소설의 약점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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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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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에 서너권의 추리소설을 읽었던 것 같은데, 올해만 그렇지가 못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다. 하지만 그 없는 중에도 읽은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적당한' 수준의 살인과, 너무 잔인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의 추리, 너무 복잡하지 않은, 로 짜여진 소설이었다. 아참, 하나더! 적당한 분량도. 그런 중에 눈에 띈 것이 이 소설이었고, 책 소개를 보니 내가 원했던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것 같았다 .  

결론 부터 말하면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우선 독자가 추리를 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이 추리 소설이 집 또는 방의 구조를 잘 알아야 이해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나마 두번째 이야기 정도가 '방'과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도 섬, 부두, 동굴, 등등, 섬의 여기저기 장소를 옮겨가면서 살인이 일어나기 때문에 '장소'에 집중해야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건 독자와 작가가 같은 수준에서 추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다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두번째는 첫번째와 세번째 소설의 경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절정에서 대단원으로 가는 일반적인 이야기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극적인 긴장감이 없다. 이것도 읽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원인중의 하나이다.   

빼먹은 것이 있는데,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나이 탓이 아닐까 싶다. 이젠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풍 소설들이나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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