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 - 피아니즘의 황홀경 현대 예술의 거장
피터 F.오스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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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서점에서 년중 행사처럼 주기적으로 30% 세일을 하는 출판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가듯, 근데 진짜 참새가 방앗간 쌀을 먹을까?, 둘러만 볼거라고 생각하면서 책 구경을 시작하지만 늘 몇권을 사게 된다. 이 책도 그렇게 사게된 책중에 하나이다.

최근에 글렌 굴드가 연주한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포함한 피아노곡을 듣게 되었다. 글렌 굴드의 연주를 들으면, 내가 이 분야의 문외한이라서 정확한 차이점을 잘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차이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전문가도 아닌 내가 들어도 알 수 있으니 누구나 다 알 수 있으리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이상한 소리,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레코딩 과정에서 녹음된 귀신소리같은 이상한 허밍이 들린다.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들을 조금씩 해결해준다. 덧붙여 바흐를 종교처럼 생각했던, 그러나 베토벤 이후의, 쇼팽을 포함한 낭만파 작곡가들을 경멸하고, 모차르트를 질투했던 20세기의 피아니스트의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남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강한 애착과 무대 공포증, 관객들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가졌던 내면에 대한 분석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에게 이러한 점을 기대하는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이 강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평전은 평범하다.  

20세기가 낳은 비범한 피아니스트의 평범한 평전이라고 평하면 너무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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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 풍월당 주인 박종호의 음악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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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대한 적당한 입문서로 선택한 책이다. 풍월당이라는 레코드 점을 차릴 정도로 열정을 가진 정신과의사 답게 한 곡에 대하여 비교적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해설이라는 것은 여전히 그 자체가, 음악을 글로 다시 표현한다는 것,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정성스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작 음악을 듣지 않고는 어떤 느낌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다.  

영화평이나 그림에 대한 해설과는 달리 음악에 대한 평은 읽을 때마다 영 맘에 와닿지가 않는다. 내가 읽은 글들이 우연하게도 다 잘 못쓴 글이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음악이 주는 느낌을 글로 풀어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좀 달리 말하면, 영화와 그림은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지만 음악은 읽어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읽는다? 글쎄 이러한 시도를 하기 보다는 음악을 하나의 이야기꺼리로 풀어내는 것이 좀 더 쉬울 것 같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해설이 아니라 팝 음악의 예를 들면 전영욱(?)-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같은 칼럼니스트들의 글은 음악을 소재로 멋진 한편의 글을 만들어낸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몇안되는 음악을 소재로 멋진 글을 쓴 사람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박종호씨가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그런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런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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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매튜 라이 외 엮음, 이경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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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개의 경우 책을 다읽고 서평을 쓰게 되는데, 아마도 이책은 평생 동안 다 읽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다 읽지 않았음에도, 아니 다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평을 쓴다. '죽기 전에' 시리즈의 이름을 지은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그런 식의 이름을 지었을까? 아마도 '이것 만은 꼭 하라'는 부탁의 의미에서 였을 것 같다. 하지만 죽기 전에 듣거나 보거나 읽어야 할 것들이 1001가지 라면 좀 끔찍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첫장을 넘기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싶다. 1001권의 소설에 대한 소개를 읽는 것도 끔찍한데 해당소설을 또 다 읽어야 하다니! 아마 이 시리즈 중에서도 그나마 부담없는 것이 음반과 관련된 것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소설이나 음반이나 명화나 영화나 꼭 1001개 모두를 섭렵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야 1001곡 쯤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혹 어떤 이들은 무심중간에 이미 들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함이나 풍부함 보다는 오히려 '간결함'에 있다. 어느 평자의 말처럼 책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곡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몇번 찾아서 읽다보면 익숙해진다. 각각의 곡에는 간단한 해설과 주로 최근에 레코딩된 음반들 위주로 들어볼 만한 음반이 소개되어 있고 박스 안에는 오래된 명반이 소개되어 있다. 내 경우엔 오래된 음반은 클래식 mp3 사이트를 통해서 다운로드를 받고 최신 음반은 구매를 하는 방식을 택했다. 편집자의 서문에 보면 이책을 쓴 목적중에는 클래식CD를 좀 더 많이 사서 듣게 하려는 것도 있다고 한다.

작곡자와 곡, 연주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다른 방식을 통해서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LP시절에는 종이커버 뒤나 간지에 있는 해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었는데 CD시절에는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덧붙여 이 책은 하나의 가이드일 뿐이다. 물론 조금 묵직하고 약간 두툼한, 실수로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 무지하게 아픈, 가이드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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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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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기로 하면서 이것저것 사게 된 책 중에 하나이다. <글렌굴드 -피아니즘의 황홀경>, <죽기전에 들어야 클래식음반1001>,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을 샀고,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MP3를 다운로드 했다.  

최근까지도 재즈 음악을 듣기 위해서 이것저것 들어보았으나 여전히 재즈에 대한 내 수준은 고만고만하다. 결국 수준이 고만고만하다는 것은 별로 재즈음악이랑 나랑 잘 안맞는다는 것이고 잘 안맞는 다는 것은 결국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악을 겉멋으로만 듣는 것이 아닌담에야 좋아하느 종류의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 사실 취미를 굳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할 이유가 있을까?, 더 나을 것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클래식 음악은 재즈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 재즈를 들을때의 자유로움은 없지만 정확한 룰과 규칙에 의해서 만들어진 느낌이 '확'든다. 하지만 그런 엄격한 음악들 중에서도 모차르트의 자유롭고 밝은 선율로 단연 빛난다. 모차르트는 자유로운과 밝은 선율의 음악가이면서 동시에 천재라는 존재에 대한 전범으로 후세에 이름을 떨쳤다. 타고난 재능, 화려한 유년기, 놀라운 창작력, 그리고 요절로 방점을 찍은 인생. 유년은 화려했으나 말년은 초라하였고 음악은 뛰어났으나 당대는 그 음악을 알아주지 않은 비운한 천재의 전범.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의 천재성의 대부분이 그의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평전은 이러한 기존의 사실을 반박하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천재 모차르트를 고찰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천재성에서 사회적 부분이 빠져 있는 이유가 음악사가들이 음악적인 부분을 검토하는 것에는 뛰어나지만 사회학적인  존재로서 인물을 파악하는데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평가절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좀 쉽게 말한다면, 모차르트와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모차르트의 아버지와 같은 이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우리가 아는 모차르트는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타락하고 재능뿐인 건방진 천재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당대의 예술가로서 '자유'를  얻으려 했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서 모차르트를 발견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또다른 모차르트의 전기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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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 풍월당 주인 박종호의 음악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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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여행, 추억, 이 책은 음악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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