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번 주는 제게 있어 완전히 기진맥진하는 날들이었습니다.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일어난 일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있을 수 있는 일인데...희한하게도 이 확률적으로 희박한 사건을 4번 연속 당하니 허탈을 넘어 빡침에 이르더라구요~
얼마나 몸이 부르르 떨리는지, 빡침의 정수를 느꼈다고 할까요..ㅎ
다름이 아니라, 책 덕후에게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검색을 통해 찾아 헤매던 책을 발견해서 부랴부랴 갔습니다.
그게 뭐냐면, 'DK 지식 시리즈'죠. <철학의 책>을 본 후에, 이 책에 압도되어 중고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난해하고 복잡한 내용을 어찌도 그렇게 깔끔하게 담아내는지 놀랍더라구요~
많은 정보량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방식과 밀도 높은 내용을 평이하게 정리해 주는 게 경탄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리즈의 책을 '편집의 승리'라고 부르곤 하지요. <과학의 책>을 읽고 내린 결론입니다.
그래서 중고책을 찾아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매우 쌔거든요~ 권당 3만원이 넘는 책이라, 중고 가격도 부담되지만 2만원 미만이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지요.
알라딘 중고서점 가격이 2만원~18000원 언저리니 충분히 살 만합니다. 자주 검색하여 알아 보곤 하지요. 가끔 검색에서 뜨는 데, 대개 이런 경우 책을 업어옵니다만, 이 시리즈는 예외인 거 같습니다.
책이 검색되면 갑니다. 대체로 저녁 무렵때죠. 아무리 급하더라도 가는 시간이 있기에 팔리지나 않았나 휴대폰으로 검색을 계속 합니다. 도착 직전에도 검색을 통해 책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잽싸게 내려가죠.
대체로 검색을 통해 찾는 책을 발견하여 중고서점에 도착하려면 약 2시간이 걸립니다. 주로 서울 외곽 지역에 있는 중고서점들에서 잘 검색되거든요~ 땀나게 뛰어갑니다. 도착해서 허겁지겁 찾지요.
헛! 근데 없습니다! 알라딘 종로점에도!(일요일), 일산점에도!(화요일), 부천점에도!(목요일), 강남점에도!(일요일) 모두 당일 같은 시간대에 나보다 먼저 선수 친 언 넘때문에 허탕을 친 겁니다!!!
눈 앞에서 한 무더기의 책을 가져가는(거기 한 권!) 놈을 본 적도 있고, 언 넘의 수중에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니기도 했습니다. 물론 허탕을 치기 일쑤지만요.
심지어는 직원에게 이 책을 찾는데, 검색되는데, 왜 없냐고 따지니, 직원이 찾아 본다고 한 후 2분쯤 있다 제게 와서 "방금 팔렸는데요!"라고 전해 주기도 했습니다. 힘이 빠지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군요. 빡쳐서요!!
2시간을 땀나게 달려 갔는데, 몇 분의 시간차로 인해 원하는 것을 놓쳐 허탕을 치면 억울하고 신경질이 도지는...뭐, 그런 느낌 말입니다.
자기 바로 앞에서 "매진입니다, 손님!"하면 기대감이 무너지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공연 티켓이나 선착순 모집 뭐 그런 경우 말이지요.
4번 연속 당하니 너무 신경질이 나서 이 시리즈는 그냥 새 책으로 장만할 요량입니다. 중고책 검색해서 가는 시간 동안 팔리면 그 빡침에서 헤어나오기가 좀처럼 어렵더라구요. 당일은 계속 후유증이 남습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했습니다. 있는 중고책을 몽땅 처분해서라도 기필코 이 시리즈를 모두 컬렉션화 하겠다구요! 제가 얼마나 빡쳤으면 이런 결심을 했을까요. 모두 구입하려면 약 10만원이 훨씬 넘게 듭니다만~
그래두 어쩔 수 없습니다. 이 미친 빡침을 벗어나는 길은 이길 밖에 없다는 걸 어렴풋이 감지했으니까요. 3달이 걸려도 좋고 4달이 걸려도 좋습니다. 단지 절판만 안되길 빌 뿐이죠.
헛! 근데, 이 글로 인해 이 시리즈에 관심도 없던 분들이 급 관심이 생기면 어쩌지요?!!
전 다만 아래의 3권의 책만 우선 구하길 원하는데, 이 책들만 미리 품절 되는 현상은 없을 테지요. 흠....아마 그럴겁니다. 예, 그래야 하구 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