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갈수록 책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낀다. 일 때문이라는 건 순전히 핑계일 뿐. 책 읽는 시간 이외에 다른 많은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시간을 허비한다라고 표현했지만, 뭐 평상시와 같이 마음이 먼저 가고 눈이 가는 걸 먼저하다보니 책은 좀 차선책이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요즘 월드컵 시즌이라 집에 가면 축구만 본다.
그럼 축구를 보기 전에는 뭘 했나...넷플렉스를 통한 영화나 미드를 봤지. 그래서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집중해서 읽을 만한 책을 찾지 못한 경우가 크다고하지 아나할 수 없겠다.
그래두 조금 변명을 해 보자면 지난달은 그래두 걸출한, 진짜 대작이라고할 만한 작품을 만나서 뿌듯했다. <나는 고백한다>(민음사, 2022)와 <타타르인의 사막>(문학동네, 2021) .
특히 부차티의 경우, 처음 읽을 때는 조금 지루하다고 살짝 느꼈는데, 다 읽고 난 후에는 이상하게도 계속 생각나는 작품이다. 약간만 여유가 생기면 소설속의 황량한 느낌이 계속 올라온다. 정말 이상한 체험이다. 그만큼 이 소설은 특이하다.
<나는 고백한다>의 경우는 매우 재미읽게 있었고,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 중에서 압도적인 가독성을 자랑하고, 장르가 고르게 섞여 있는 마법같은 작품이었지만, 부차티의 작품만큼 일상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듯하다.
어쨌거나 너무도 걸출한 2작품을 읽고 나니, 이에 필적한 작품을 만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하다고 여겼는데, 우연히 펴든 <오르부아르>(열린책들, 2018) 때문에 솔직히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어찌도 이런 명작들을 못 읽고 있었는지! 이런 바보같은 독서편력이라니..라는 자괴감도 조금 들었다. <오르부아르>는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 두깨의 책인데, 정말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너무도 아깝게 느껴진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콩쿠르상 수상작이라니!! 아직 1/3정도 읽고 있는데, 대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표지는 드럽게 재미없을 거 같게 생겼는데, 완전 반전이다.
뭐, 다른 책들도 몇 권 읽었는데 자게서의 범주를 못 넘었다. 그래도 <사무실의 정치학>은 좀 나았다.
<오르부아르>를 읽은 다음에는 안나 제거스의 <제7의 십자가>와 어빙 고프만의 <상호작용 의례>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덧>>
요즘 미술작가 입문반에서 선생님이 내게 독려하는 그림이 있다. 처음 추상화는 좀 그럴거 같아 누구에게도 좋게 평가받는 추상적 풍경화를 그렸는데, 선생님이 시리즈로 계속 그리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계속 그리고 있다. 최근에 그린 게 생각보다 너무 잘나와서 올려본다. 사진은 세로로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