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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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적 작품 네 편이 실려 있다.

<어셔가의 붕괴>, <붉은 죽음의 가면극>, <검은 고양이>, <도둑맞은 편지>

앞 두 작품은 처음 읽은 것 같고, 뒤에 두 작품은 예전에 읽은 바 있다.

앞의 세 작품은 모두 죽음에 관해, 그리고 죽음을 향한 인간의 공포에 관해 그리고 있으며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비루한 태도가 인상적이다. 


가장 무모한 사람의 심장에도 감정 없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심금이 있다. 삶과 죽음을 똑같이 조롱거리로 여길 만큼 타락한 인간에게도 농담거리로 삼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 52쪽

'붉은 죽음'이라는 별명이 붙은 무서운 질병이 세상을 휩쓰는 가운데, 이를 피해 은둔하면서 흥청망청 즐기는 천여 명의 귀족들. 어느 날 이들의 파티에 참가한 '붉은 죽음의 가면'을 쓴 존재는 모두의 분노를 사는데...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붉은 죽음의 가면극>과 "피할 수 없는 단죄"를 이야기하는 <검은 고양이>가 겹쳐 보인다. 포는 운명론자였나. 데스티네이션 같은 도망가봐야 소용없어~ 하는 느낌이. 


<검은 고양이>는 굉장히 무섭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포의 <검은 고양이>를 따 온 공포만화 였던 것 같다. 거기서는 고양이가 자꾸 되살아나는 것을 강조하면서 사람이 느끼는 공포감을 극대화 시켰던 걸로 기억하는데.. 실제 포의 <검은 고양이>에서 고양이는 불쌍할 뿐이고, 미친 주인공이 무섭다. 이렇게 미친놈을 어쩌려고 곁에서 지키고 있는지, 그 아내에게 얼른 도망가라고 하고 싶었다.. 결국 아내도.. ㅜㅜ 


<도둑맞은 편지>는 세 작품과 결이 다른 추리소설이다. 통념을 뒤집는 한방을 보여주는 영리한 작품. 지금 와서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소설 속 탐정의 시초"라고 평가된다고 하니, 당시에는 상당히 획기적인 소설이었을 것 같다. 

명석한 탐정 뒤팽의 추리 과정을 친구 '나'가 서술한다는 점에서 셜록홈즈가 떠오른다. 매우 잘난척 한다는 점에서도..  


「지도를 이용한 수수께끼 놀이가 있는데,」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한쪽이 상대에게 어떤 낱말을 제시하고, 지도에서 그 낱말을 찾으라고 요구하지. 도시나 강, 나라나 제국의 이름 등, 요컨대 잡다하고 복잡한 지도 표면에 적혀 있는 낱말이라면 무엇이든 좋아. 이 놀이를 처음 하는 사람은 대개 깨알같이 작게 쓰인 지명을 제시하여 상대를 골탕 먹이려고 하지만, 숙련된 사람은 대문자로 지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어져 있는 지명을 고른다네. 이런 지명은 지나치게 큰 글자로 쓰인 거리의 간판이나 플래카드처럼 너무 명백해서 주의를 끌지 못해. 여기서 눈에 너무 잘 띄는 것을 오히려 보지 못하는 물리적인 간과는 정신적인 몰이해와 거의 비슷해. 인간의 지성은 너무 중뿔나고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명백한 고려 사항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 버리지. (...)」  - 104쪽

 

그래서 찾아보니, 영향이 있었던 모양이다.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는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의 도입부를 얘기하면서 친구 생각 하나 읽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뒤팽을 분석적 재능은 있지만 열등하다고 평가하지만, 정작 코난 도일 본인은 뒤팽을 '최고의 탐정이며 그 누구도 견줄 수 없다'고 평했다.   - 나무위키, '오귀스트 뒤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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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05 15: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도 꾸준히 읽으시는군요~!! 저 찾아보니까 이 책을 두번째로 읽었더라구요. 저도 생각보다 무섭다기 보다는 분위기가 좋았었어요ㅋ 저도 읽어야 하는데~! 독서괭님 완독 응원 합니다 ^^

독서괭 2021-10-05 15:14   좋아요 5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저는 이책이 네번째네요. Noon은 아직 손도 못 대서 멀었습니다ㅎ 그래도 작고 가벼워서 읽기 부담 없어 좋아요. 새파랑님은 금방 완독하실 것 같아요. 저도 응원합니다^^

미미 2021-10-05 15: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 <열린35주년..>이 책 읽으려고요!! 52쪽 발췌문에 입이 떡..벌어집니다. 역시 포~^^*♡

독서괭 2021-10-05 15:29   좋아요 5 | URL
미미님도 완독 응원합니다~ 어느 책을 집어도 건져낼 멋진 문장이 있는 고전전집의 매력!ㅎㅎ

mini74 2021-10-05 16: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야 하는데 ㅎㅎㅎ 처음엔 와! 앨런 포다 ! 먼저 읽어야지 하곤 딴 길로 ㅎㅎ 저도 검은고양이가 짠했어요 ~~

독서괭 2021-10-05 20:05   좋아요 2 | URL
딴 길로 새셨군요 ㅋㅋ 다시 돌아오세요! 고양이 넘 불쌍합니다 ㅜㅜ

scott 2021-10-05 17: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포우는 진정 천재! 오디오북도 추천 합니다. ^ㅅ^

독서괭 2021-10-05 20:05   좋아요 4 | URL
오디오북도 있어요?? 😳

붕붕툐툐 2021-10-05 18: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 리뷰 읽으니 저도 포 다시 읽고 싶네용~ 워낙 예전이라 다시 읽으면 새로울 듯 합니당!!

독서괭 2021-10-05 20:40   좋아요 2 | URL
오래전에 읽으셨으면 다시 읽어보심 좋겠네요~^^ 저도 예전이랑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10-06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학교 다닐 때 원서 읽을때의 그 짜릿함이 기억 나요. 포를 언제고 다 읽어버릴거야!! 했건만, 거기서 멈췄다는^^;;; 괭님 덕에 추억 소환했어요. 감솨!^^

독서괭 2021-10-06 07:39   좋아요 1 | URL
우와 원서로 읽으셨군요! 지금이라도 다 읽어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