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경쟁력”…세계는 책과 열애중 [06/05/18]
미·일, 법 제정해 ‘읽기’ 강화…영국 ‘북스타트 운동’
캐나다, 공공도서관 프로그램

21세기를 지식기반 사회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이 지식, 정보, 문화 등 무형의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책의 중요성에 다시 눈길을 돌려 독서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독서를 지적 능력 개발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문자활자문화진흥법안을 제정했다. 도서관을 늘려 모두가 문자·활자 문화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고,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읽는 힘, 쓰는 힘, 및 조사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까지 못밖았다.

이 법안은 10월27일을 문자활자의 날로 제정하고, 공공도서관 확충, 교육기관 도서관의 개방, 사서 교사와 도서관 직원 배치 확대,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네트워크화, 출판 지원 등의 세부 정책도 제시했다. 일본은 이 법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독서교육 정책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에 읽기진흥법을 제정한 미국은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을 제정해 수학 교육과 함께 읽기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법은 9100여개에 이르는 공립학교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해마다 영어와 수학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학생들의 성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부실학교’에 주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 교사노조인 전국교육위원회가 지난해초 정부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성적 지상주의를 부채질 하고 있다며 교육부를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으나 이 법 시행뒤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점수는 1970년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0~1세의 영아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북스타트 운동으로 갓난 아이때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매년 65만명의 신생아가 모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국가 교육 지침인 ‘내셔널 커리큘럼’도 읽기 교육을 강조해 아이들이 책을 즐기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 상상력과 창조력, 비판적 인식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학교에 요구한다. 이에 따라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매일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학교는 물론 학급별로도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또래 아이들을 모아 책을 읽는 ‘이야기 시간’을 운영하며 혼자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통해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21세기를 10여년 앞둔 1988년부터 독서진흥재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고, 싱가포르는 21세기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으로 ‘생각하는 학교, 공부하는 국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및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 세계에는 책읽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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