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원강사를 꽤 오래 했다. 두 전공을 하느라 학교를 오래 다닌 탓에 내내 아르바이트로 학원강사를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신내 복지관에서 한 글짓기 강사때인데 당시 스승의 날의 기억을 되살려 본다

당시 복지관 글짓기 반에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열명 이상의 기쁨을 주었다

스승의 날 슬기라는 여자아이는 장미 한송이를 곱게 가져와 주었고 다른 아이들은 카드를 써왔는데 그 중 석진이란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학년 석진이는  평소 넘치는 호기심으로 너무 귀여운 아이였는데 

스승의 날인 그날  석진이는 조금 늦게 나타났다

그런데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는데

추석때 많이 보이는 비누 샴푸 세트

긴 상자가 긴 포장지에 담겨 있었다.

1학년 석진이가 들면 따에 끌려서 아이는 몸을 반대로 휘어서 낑낑대며 학원에 왔다

"아이고 선생님 엄마가 이거 드리래요"

내게 선물을 넘기고 난 뒤 아이는 후련해 하는 표정이었다.

그날 따라 날씨도 더웠는데 햇볕도 쨍쨍거렸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집도 멀었는데

나는 선물보다 석진이의 마음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고마웠다.

스승의 날 부모는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맘으로 부담스럽고 아이는 선물을 못주면 선생님이 미워할까 불안해 한다.

내 경우는 그랬다.

마음을 주고 받는 스승의 날

그런 날이 훗날에도 기억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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