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판]한국, 미국 원서 수입국 중 비영어권서 3위 [06/05/09]
소설 등 다양한 도서 읽는 독자층 늘고 어린이 외국어 교육서적 수요 커져

출판시장은 크게 자국 저자가 쓴 도서, 번역도서, 그리고 해외에서 출간돼 직수입된 원서시장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언어 장벽이 점차 해소되고 국가간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원서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원서시장을 가장 폭넓게 점유하고 있는 것은 역시 영어권 도서다. 그 중에서도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원서가 단연 압도적이다.

또 최근 수년 사이 국내 대형 온ㆍ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원서를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고, 특히 온라인 서점에서는 번역도서와 함께 해당 도서의 원서까지 함께 소개한다. 과거 전문도서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이제는 일반 대중도서에 이르기까지 국내 독자들에게 다양한 원서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와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이곳을 통해 원서를 구입하는 독자 또한 급증하고 있다.

미 상무성이 최근 발표한 ‘미국 도서 수출 현황’(US Book Exports, 2004~2005) 자료에 따르면, 미국 출판시장에서 출간되는 도서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으로부터 8억6620만달러(약 8500억원)어치의 책을 사들여 전년도인 2004년에 비해 6.6%의 수입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은 2005년 미국으로부터 3860만달러어치의 도서를 수입했는데, 267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던 전년도에 비해 44.6%의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미국 도서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비영어권 국가로서는 3위다.

이는 한국의 독자가 전문서적이나 교재도서 중심에서 벗어나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일반도서를 읽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어린이 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국내 독자 수요가 반영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캐나다 다음으로 미국 도서를 많이 수입한 국가는 영국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억8500만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2004년도에 비해서는 수입 폭이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04년도엔 5위였다가 작년에 3위로 올라선 나라는 멕시코다. 작년 1억260만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전년도에 비해 55.3%나 상승했는데, 특히 전문서적 분야에서의 수입 폭은 2004년도에 비해 무려 226%나 증가했다.

2005년 미국 출판도서 중 대외 수출분야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상승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전문도서인데, 2004년도에 비해 26.7%가 증가했고 거래규모는 3억557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으로부터 이 분야의 도서를 가장 많이 수입해 간 나라는 멕시코와 함께 영국과 호주다.

한편 종교서적은 643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4.1%의 신장세를 보였고, 교재도서는 3억77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2004년도에 비해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교재도서(텍스트북)의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국 ‘톱4’에 해당하는 국가인 캐나다, 영국, 싱가포르,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모두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 출판시장의 해외로부터의 서적 수입 비율도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도에 비해 4.8% 상승했고, 거래규모는 20억달러를 웃돌았다.

현재 미국이 가장 많은 도서를 수입하는 나라는 중국인데, 이 경우 중국 저자가 쓰고 중국 출판사가 출간한 도서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출판사가 중국 출판시장에 콘텐츠를 전달하고 그것을 제작 의뢰해서 완성된 영문도서를 수입해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 출판, 인쇄사업 분야 전체로 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며, 중국이 미국의 도서를 가장 많이 제작해 수출하는 시장으로 그 기반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이 중국에 제작을 의뢰해서 수입한 도서 규모는 무려 6억530만달러어치로 이는 전년도에 비해 13.4%가 증가한 것이다. 한편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수입한 도서는 2004년도에 비해 1% 증가한 3억750만달러어치다.

미국의 주요 수입대상국 중 3,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캐나다와 홍콩으로부터의 수입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각각 2.9%와 5.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는 미국에 409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81%의 수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인도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외주제작 서비스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1250만달러어치를 수출하여 전년도에 비해 무려 52.2%의 신장세를 과시했다.

중국이나 인도에 결코 뒤지지 않은 인쇄, 제본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국 출판시장이 앞으로 미국은 물론 기타 유럽 국가들이 출간하고자 하는 다양한 도서의 주문제작을 의뢰받아 완성된 상품을 해당 국가에 수출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도 한국 출판시장 경제의 활로를 트는 전략 중 하나다.


(이구용 출판칼럼니스트) = 주간조선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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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5-1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는 기사에요... 앞으로 제 일거리도 요 맥락에서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