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문학 출판사들 관행 성토 [06/05/03]
기존 문학 출판사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문학적으로나 상업적으로 검증된 작가에게 줄을 서서 번갈아가며 원고를 받아 책을 내는 안일한 관행에 젖어있는 것은 아닌가, 상대적으로 신인 작가들의 발굴 및 육성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빈곤한 기획력의 타개 방안은 있는가 등등. 근각출판사마다 경쟁적으로 내고 있는 앤솔러지(Anthology·품집) 사태가 그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창비의‘20세기 한국소설’ 문학과지성의‘한국문학 전집’, 민음사의‘오늘의 작가 총서’ 발간재개, 문이당의‘청소년문고’…. 작가도부족하고 마땅한 기획도 없으니 커지는 논술시장이나 겨냥하자는, 안이하고 뻔한 계산이라는 것이다.

앤솔러지는 필요하고, 좋은 앤솔러지는 중요하다. 독일의 유명한 출판사인‘주어캄프’를 먹여살리는 것이 헤르만 헤세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도 매년 3, 4권의 헤세 앤솔러지가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주어캄프의 헤세 앤솔러지가 그 긴 세월동안 시장에 통하고 신뢰를 쌓아온 것은 그들의 돋보이는 기획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널리스트를 위한 헤세 읽기’‘힙합적으로 헤세 읽기’ 등등…. 그것이 우리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우리 문학 출판계에도 회사별 특징과 특기, 대표 브랜드가 절실해지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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