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물이 되어 들어왔다
넉살좋은 기름속
누런 끈적기가 달라붙었으나
섞여 들지 못한다
하나 둘씩 호기심을 굴리며
다가오는 이들
어색한 입김 속에 이리 끌려 저리 끌려
물인지 기름인지 혼미한 정신
물로 남아야 하는지 기름이 되야 하는지

어느덧
번질번질한 꾀를 배우고
누런 끈적기를 입고
기름 인양 기름 옆에 달라붙어 
기름 행세를 한다

그들 속에서
자꾸만 느끼는 것
기름은 아니라는 것
그렇다고 물이라 믿어 줄 이
있을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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