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속 그리고 그림 속 주인공 그리트는 섬세한 감성을 지녔다.
그의 여리고 조심스런 감성을 살그머니 만져보게 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체념과 함께 화가 났다.
난 차라리 그리트가 화가 베르메르와 함께 그의 부인을 경악케 하며 어디론가 떠나기를 바랐다. 그러면 아마도 열정적인 3류 소설이 되겠지.
남자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리고 느끼며 조심스레 외면하면서 할수 있는 일이란 기껏 그들이 뜻과 어긋나는 일 몇번하며 희열을 느꼈던 거다.
이해해주길 바라는 사람은 늘 결정적일때 자기편이 되지 못한다.
피터가 그리트에게 결혼하자고 지금더나자고 했을때 그 당혹감 속에 망설이는 그리트에게 창녀라고 내뱉었을 때.
과감히 아주 과감히 차라리 창녀로 사는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손톱에 묻은 고기의 피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어린 아들을 안아주는 두툼한 부이닝 되는 대신에.
그러나 삶은 삶이지 영화가 아니다.
삶의 열정 속에서도 모든 것이 정해져 있듯 그렇게 흘러가고 그렇게 나잇살이 쪄가듯 익숙해져가며 벗어버릴 수 없다.
그것이 속상하고 읽는내내 신경질이 났다.
그리 될줄 알았다.
그리될 줄.
아지만 그리 안되었다면
어떤 결과를 바랐을까? 신분상승? 아니면 불꽃같은 잠시의 사랑 아니면 라위반의 한순간 노리개.
모두 부질없었을것이다.
여린 소녀의 마음 속에서 갈팡질팡하며 현명히 처신하는 주인공 그리트에게 나는 하소연을 듣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현명히 처신한게 든다.
그다지 조언해줄 필요없다는. 현명함.
그림은 남아있고
이제 그림의 원래의 사연은 중요하지 않다.
트레이시가 탄생시킨 그리트의 눈빛이 그림의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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