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좋아 늦게 읽어보셨다는 선생님이 제가 쓴 동화에 대해 해 주신 말씀이다.
나는 분명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좀더 핵심을 꼬집어 줄 꼬챙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철판을 자처하며 부탁드린 거였다.
내가쓴 동화 제목은 새의 아이인데 원고지 20매 정도의 짧은 단편이다.
이사하게 애착이 가니 참 버리기도 뭐하고 고치자니 잘 안된다.
항상 동기들이 하는 말은 소재는 참 좋은데이다
그 좋은 소재로 그리고 뒷말이 생략된다.
첨엔 못모르고 소재 좋다는 말에 신이 났었다.
이제는 제발 내용과 구성이 좋길.
바란다.
정말 습작 분투기네.
내게 가장 부족한 것은 사건이다. 즉 구성이다. 그리고 그 구성의 깊이다.
이걸 깨닫는데 참 오래 걸렸다.
이제 깨달았는데 어떻게를 모르겠다.
그 방법은 아무래도 많이 쓰는 것에 있겠지?
선생님이 보내 주신 메일의 일부분
먼저 문장도 안정되어 있고 이야기 씨앗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연성 떨어지는 구성이 문제입니다
엄마가 새가 되었다는 할머니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려면
엄마가 새를 좋아했다든지
아이를 뱄을 때 새와 어떤 인연이 있어서
늘 새를 좋게 말했다든지 하는 게 있어야겠고요
아이가 새 모양 토우를 보고서 엄마를 자연스레 떠올리며
엄마가 남긴 유품이나 일기 속에서 얼굴도 모르는 엄마와
자연스레 이어질 만한 실마리를 마련해야겠어요
그리고 결말에선 단순히 새떼가 날아가는 걸로 끝낼 것이 아니라
뭔가 밋밋한 이야기를 뒤집을 만한 반전이 이루러였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