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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는 아프다 ㅣ 푸른도서관 13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3월
평점 :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고 허전함을 채워주는 것이 있다. 느티가 바로 그렇다.
사람의 연속선 상에서 우리는 많은 아픔과 절망과 속상함들을 껴안고 산다. 그것들을 때론 무시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다 반항을 해보기도 한다.
아무 문제가 없어도 문제꺼리가 생기고 마음이 아파오는 청소년기에 순호의 마음은 너무 갑갑하다.
이해하면서도 속상함을 아는 순호는 느티처럼 평정심을 가지려 하지만 느티가 아니다. 느티의 묵묵함을 순호가 어찌 따르랴.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갑갑하고 답답했다.
독자가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그게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느티는 아프고 어느하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작가는 희망의 메세지를 만들어 준다.
그 시작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쫓겨날 위기에서도 주인집 공팔봉씨의 일을 팔 걷어붙이고 돕는 순호 엄마, 모두 떠나지만 그래도 순호네 가족을 붙잡아 두고픈 공팔봉씨.
노숙자에게 덮고 잘 신문지를 건네는 순심,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노숙자.
엄마를 기다리는 단비기 공팔봉씨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
아버지의 다짐, 그리고 아버지가 순호엄마에게 느끼는 사랑의 마음
우울하나 어느 하나 사랑과 따스함을 간직한 우울함이어서 내내 마음이 짠하다.
그것은 어쩌면 꿈일지 모르나
우리 삶이 끝없이 절망적이지 않을 거란 희망을 준다.
그 희망에 내내 우울했던 책을 다 읽고 나서 약간의 개운함이 찾아왔다.
섬세한 작가의 표현들에 감탄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많이 살려쓴 작가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