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승주나무 > <알라디너를 위한 예쁜우리말 사전> 세 번째 - 한 의미 두 형태 불가
한글 맞춤법의 특징 중 유달리 중요시되는 것은 하나의 형태에 이질적인 의미를 가진 낱말을 무척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부치다’라는 단어처럼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 달려 있을 수도 있지만, 그와 발음이 비슷한 ‘붙이다[부치다]’가 ‘부치다’와 혼용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글맞춤법 제6장(그밖의 것) 중에서도 마지막 손님인 57항에 그에 관한 방침을 명시해 놓았습니다. 언중들이 이 용어들을 혼용하는 이유는 1. 발음이 비슷하고, 2. 두루뭉수리로 써버리거나 3. 사동/피동형태를 모르거나, 의미를 분별하지 못할 때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맞춤법에 명시된 것이나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 중 빈번한 것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놀랠 정도로 → 놀랄 정도로
☞ 놀래다 → 놀라다의 사동형(놀라게 하다)
마음으로 바래다 → 마음으로 바라다
☞ 바래다 → 색이 바래다
세 살박이 → 세 살배기
☞ 박이다 → 살이 박이다(굳은살이 생기다)
※ 살이 배기다(백이다) → 살이 박이다
조리다 / 졸이다
조리다
☞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다. (생선을 조리다, 생선조림)
졸이다( 졸게 만들다(사동형) / 초조해하다)
☞ ‘졸다’의 사동형
※ 졸다 : 찌개,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 / 겁먹어 기를 펴지 못하다(‘쫄다’는 구어체)
부딪히다 / 부딪치다
무딪히다
☞ ‘부딪다’의 피동형 (~에, ~와 등 다른 사물이나 현상 등에 당하다는 의미)
부딪치다
☞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내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뚫고 가거나 마주치다 등 나의 행위가 능동적으로 문장에 드러나는 경우)
가름 / 갈음
가름
☞ ‘가르다’의 명사형(분별이나 구분을 뜻함)
예 : 이 일에 대해서는 가름이 잘되지 않는다
※ 판가름
갈음
☞ ‘갈다’의 명사형(대신하다 또는 바꾸다의 뜻)
예 :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축사를 갈음합니다.
든/던의 차이
'-든'은 선택적 상황에 대한 표현에 활용된다. 다만 반드시 둘 이상의 대상이 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 : 내가 무엇을 하든 무슨 상관이야!
예 : 네가 그것을 하든 말든. (하던 말던 X)
이에 비해 '-던'은 과거의 상황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선택적 상황은 올 수 없습니다.
예 : 공부를 하던 교실이다. (하든 X)
이 외에도 시대와 세대에 따라 문화와 지역에 따라 변천하여 구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죽음 / 주검, 놀음 / 노름 등이 그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