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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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담임선생님 면담시간이었다.

나는 선생님 면담을 두근반 세근 반 가슴을 졸이며 교무실로 갔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만 선생님을 만나러 가면 웬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열심히 하라고 혼내시겠지

그런데 교무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마자 선생님 하시는 말씀

"음 그래 너한테는 특별히 할말이 없네 알아서 잘하고. 아주 믿음직스러워서 앞으로도 그렇게 잘 해야해."

언듯 칭찬같아 보이겠지만 나는 아리송했다.

나는 잘한 게 없었다.

시험공부를 안해서 점수도 조금 떨어졌는데 일등한 아이는 한개 더 틀렸다고 울고불고 했는데 내가 좀 더 틀린 건 나뿐 아니라 선생님 눈에도 아무일이 아닌 듯 싶었다.

알아서 잘 한다고?

사춘기의 반항심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나를 보는게 속상했다.

"너 왜 그러니? 더 잘할 수 있잖아? 잘할 수 있으면서 왜 그래? 네 능력을 보여줘."

난 이런 말을  원했다.

나는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지도 안았는데 더 열심히 하라는 말도 안한다는 건 네 능력이 거기니 거기를 지켜라로 들렸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강 점수는 떨어지지 않아서 난 중3내내 기고만장하며 지냈다.

선생님의 역활을 그런 거였다.

무심코 한 마디가 상처가 되고 독이 될 수 있다.

문제아라니

세상에 누가 누굴 평가하는가?

그들의 잣대는 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박기범의 문제아에는 속깊은 아이들의 마음씀씀이가 나온다.

 그 마음씀씀이가 따뜻하고 가슴아파서 읽는내내 화가 났다가 중간중간 책을 덮고 생각했다.

이런 아이들은 얼마나 많을까?

이런 어른들은 얼마나 많을까?

정말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고 어른들이 골라 놓은 빈부를 아이들은 관심도 없다

다만 잣대를 가져다 대는 또 다른 어른 선생님이 있을 뿐.

예전에 평창동에서 글짓기 강사를 한 적이 있다.

부유계층이 사는 그곳의 아이들은 박기범의 문제아라는 책을 마치 아프리카 난민 보듯 할 것이다.

당시 쌀이 없어 밥을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쓴 난이 있었는데 밥이 없으면 빵사먹으면 되지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진정한 선생의 위치

진정한어른의 위치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고

좀더 많은 아이들이 읽어서 나와 다른 친구를 이해하고 보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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