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域




뒷골목 어딘가 에선
궁지(?)에 몰린 마리아
영업용처럼 굴려진다
강간이든 매춘이든 간통이든
편의점을 찾듯 일상이 되는 와중
나는 오늘의 무사함(?)을 다행히 여긴다

남잔
이유 없이 여자가 필요할 때가 있단다
이유 없이?
첫사랑 선생님은 말해 주셨지
나도 컸군요 그런 말을 다 하시다니
아무한테나 하나아
아무한테나

모두들 솔직 그윽한 얼굴로
'아무한테나'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한테나 차마시잔 말 안하고
아무한테나 술따르란 말 안하고
밤새 얘기? 하잔 말 아무한테나 안한다

걸쭉한 기름기의 주둥이가 아니더라도
다들 그렇게 정조를 지키고 위안을 하며
밤새 한 오입질은 자위라 한다

누가 남자를 아느냐 
음흉한 눈짓을 보내면
선생님께 배운 데로
남잔 이유 없이 여자가 필요할 때가 있단다고
아는 척한다
한술 더 떠
고로 그 이유 없음에 부응해야 한다고

물 흐르듯 흘러가라고
분노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백치미로 통하기에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해 준다
아무한테나 하지 않는다고
 

 

 

1993년 겨울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5-11-2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좋아한 선생님이 있었다.
정말 너무 좋아했다, 과연내가 앞으로 그렇게 누군가르 좋아할 수있을가 할 정도로
그분은 졸업하고도 23까지 가끔 만났다.
물론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그분은 30이 훌쩍 넘어서 결혼 하셨고 아마 결혼 하신뒤부터 연락이끊긴 것같다.
어느 날 그분이 내게 말했다. 남자는 이유없이 그냥 여자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
난 바보였나? 그댄 정말 몰랐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지금은 그 말이 무슨 듯인지 알지만
나완 상관없는 말이었으리라 그냥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 하며 읊조린 거였으니
그분은 좋은 분이었고 멋진 분이었다. 그러나 그 때 그 느낌만으로 나는 천사같은 이미지의 선생님에 대한 환상이 깨어졌다.
내가 환상이 깨졌다고 말했더니 선생님은 진작 깨졌어야 한다고 했다.
진작
그분은 아마도 환상 속에 있는게 힘들었었던 것같다.

글샘 2006-04-0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했던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하늘바람 2006-04-07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좋은 선생님이셨어요. 글샘님, 다만 선생님이기 전에 인간이셨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