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마로는 우두머리라는 뜻입니다.


(1) '마'
'마'는 아가가 제일 먼저 습득하게 되는 입술소리입니다. 하기에 유아어에는 '엄마' '맘마' 등 '마'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요. 또한 '마'는 어원상 '진짜' '으뜸' '신성한 것' '큰 것' '중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2가지 사실은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하지만 관련한 자료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2) '마립간'='마로'
신라 시대의 왕 이름을 보면 자비마립간(慈悲麻立干),소지마립간(炤知麻立干) 등 마립간이 여러 곳에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의 간(干)은 징기스칸의 칸(汗)과 어원이 같은 것이며, 마립(麻立) 역시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마로'의 차음표기입니다.  '마로'는
일본으로까지 전해져 일본 귀족들 사이에는 '마로'가 이름끝에 붙은 사람이 많습니다.

(3) '마루'='마로'
'마로'는 고어로 '산마루' 또는 '정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전남 순천시 '마로현', 충남 보은군 '마로면' 등 마로가 들어간 지명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4) 이름으로서의 '마로'
- 고려말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에 보면 '마로'스님이 앉는 것만 익히고 화두에 참구함이 없을 때 남악스님께서 기왓장을 갈으니 마로가 보고 기왓장을 왜 갈으십니까? 거울을 만들려고 한다. 기왓장이 어찌 거울이 됩니까? 그럼 너는 앉아만 있으면 성불이 되느냐 하고 수레가 안 갈 때 수레를 때려야 하느냐 소를 때려야 하느냐 하는 일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직지심체요절'은 현재 전해지고 있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중에서 가장 오래된 책으로,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우리나라가 200여년을 앞서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것을 증거해주는 귀한 문화유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반환 요구에도 불구하고도 하권 1권만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을 뿐입니다.
- 고구려 3대 대무신왕의 신하중에 적곡사람 '마로'가 있었다고 하네요.

-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만화책에도 나와요. 불의 검의 남자주인공 이름이 바로 '산마로'입니다. ^^

(5) '마로'에게 놀러가자.
- 별마로천문대 : 강원도 영월군 영흥리 봉래산 해발 799.8m의 정상에 건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공립 시민 천문대입니다. 아마추어 천문인을 위해 심야에도 개방되며, 숙박도 가능합니다. 동강에서 올려다보이고요, 산림욕장과 활공장도 있습니다.
- 마로산성 : 전라남도 기념물 제 173호. 광양읍 용강리 뒤편, 해발 200미터인 마로산 정상부에 자리한 마로산성은 600년경에 돌을 쌓아 만들어진 백제시대 산성으로, 통일신라시대까지 꾸준히 활용되어 왔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광양읍성의 회복을 위해 왜군과 공방전을 벌인 곳입니다.
마로산성에는 남과 북에 두 개의 봉우리를 이용한 망루가 있어 광양읍성, 중흥산성, 광양만등 사방을 한 눈에 바라볼수 있습니다.

(6) '마'가 들어있는 다른 단어들
- '마'가 들어있는 호칭은 '마마' '마님' 등 존칭일 경우가 많습니다. '마누라' 역시 존칭이었으나 한자어인 부인에 밀려 지금은 낮춤말로 여겨지곤 합니다. 과부가 미망인에 밀린 것처럼 씁쓰름한 일이지요.
-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에 보면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마니산'이 나옵니다.


고등학교 때 첫아이의 이름은 무조건 마로라고 지으리라 결심했더랬지요. 그 사연은 좀 긴데...

당시 저의 오랜 친구네 집에는 사촌여동생이 유학(?)을 와 있었습니다. 사촌의 집은 남도의 섬인데 남동생이 파도에 그만 변을 당하자 하나뿐인 자식이라도 잘 공부시키기 위해 서울로 보낸 겁니다. 그 집은 다시 아이를 가지기 위해 무진장 노력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계속 실패만 했고, 결국 완전히 포기할 즈음, 뜻밖에도 태몽을 꾼 겁니다. 산신령이 나타나 지성에 감복했다며 새로 아들을 보낼테니 이름을 '마로'라고 지을 것을 당부했다나? 그 후 정말로 아들을 낳게 되었지만, 귀한 자식이 또 변을 당할까 두려워해 작명소에서 명 긴 이름을 새로 받았다고 하더군요.

전 그때 처음으로 '마로'라는 말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뜻까지 듣고서는 그렇게 좋은 이름이 버려진 게 너무 아까왔습니다. 그래서 덥썩 그 이름을 사버렸고(뭘로 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이제 그 이름은 내꺼라고 친구랑 그 부모님, 사촌에게 다짐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결과 우리 딸의 이름이 마로가 되었답니다.

사실 신랑은 딸의 이름을 '마로'라고 짓는 걸 조금 반대했습니다. 태명으로 마로를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 없더니, 새언니의 여우짓으로 미리 딸이란 걸 알게 된 후부터 반대하더군요. 너무 남자이름 같다나? 하지만 임신 9개월 때 전치태반 진단을 받고,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지시에 따라 회사도 못 나가고 수술날짜만 기다리며 계속 우울해하자, 신랑이 우리딸 마로를 생각해 더 밝게 지내야한다며 위로해주더군요. 결국 '마로'라는 이름으로 무사히 출생신고까지 마쳤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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