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프레이야 > 깎아내기

갈수록 태산이다.

나만의 색깔을 살리자니 교수님의 가지치기가 매섭다.

살리고 싶은 구절과 비유와 단락들이 많이 잘려나간다.

일반적이고 순탄한 길을 따라가는 주제표현을 좋아하시는 교수님의 성향에 때때로 반기를

들고는 싶은데 아직은 역부족이다.

쳐내야한다. 깎아야한다. 줄여야한다. 말, 말, 말... 삼가야한다.

그만큼 내실을 길러놓고 깊은 눈도 갖춰놓고, 모든 면에서 너무 앞지르려는 욕심도 버려야겠다.

하기야 욕심대로 잘 되지도 않는 부족함이 내 욕심을 부추기는 면이 있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나의 경쟁자는 바로 나..

오늘 부경문학수필 전문반 수업 있는 날.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나서 솔숲 등나무 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50대, 60대의 언니들에게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이래저래 넉넉해지는 것 같았다.

대학생들의 풋풋한 모습들도 보기에 유쾌했다.

내 나름대로 새겨본다.

- 결미에서는 미화하지 말고 단촐하게 말을 최대한 줄여라.

- 설명하려들지 말고 인식을 형상화하라.

- 문장 내에서의 군더더기도 깎아내라.

- 의미를 중첩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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