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게질이 하고 싶다
태은이 임신했을때 뜨게방에 가면
따뜻한 난롯가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낙들과 뜨게질을 했었다
뜨면서 만족해하고 서로 이쁘다하고 입을 사람생각하면
웃음이 절로났다
몇년전 동희 태어나지 않았을 때
회사일로 개인적인 일로 상실감에 좌절할때
양철나무꾼님이 보내주신 뜨게 가방을 받고 동네 뜨게방에 갔다
행복만들기라는 간판의 뜨게방
날마다 뜨게방 아줌마와 호호 하며 뜨게질 하니 마음의 병이 조금 낫는듯 했다
지금은 마감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 시달리게 된 건 순전 내탓이지만
요즘 내게 다시 힐링이 필요하다
뜨게질도 책도 영화도 보기 힘든 나날
전에는 우울하고 슬퍼졌다면 요즘은 화가 난다
새벽내내 젖을 빨다 아침에 일어나는 동희
태은이 깨워 옷 입히고 밥먹이고 어린이집 데려다주고는 집에는 12시에서 1시쯤 들어가게 된다
그 사이는 방황의 시간
가서 밥하고 다시 태은이 데리러가고 저녁하는 사이
에너지 넘치는 동희는 날마다 저지레
어떤날은 씻지도 못하고 잠들때도 많다
분명 밤에 글을 써야하는데
잠들어버린다
그제도 어제도
분명 아침에 오늘은 밤새야지 했는데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자고 있고 아침되면 우울이 화선지에 먹물번지듯 퍼져나간다
아이들은 이쁘다
아이에 대한 내 욕심도 커간다
더 많은걸 알려주고 프고 보여주고 픈데
요즘처럼 자꾸 화가 나는 나날
어느 하나 제대로 할수 없구나
여유를 갖고 싶다
편히 밥먹을 여유
책 한줄 읽을 여유
차한잔 제대로 마실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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