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이란 작가에 대해 익히 그 명성과 좋다는 소문은 무성히도 들어왔다.
그럼에도 난 왜 접하지 못했는지 모른다.
싫어한 것도 싫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이현작가 책만 딱히 읽은게 없다.
거의 동화책만 읽고 사는 나는 한권쯤 읽어봤을 텐데 말이다.
그러다 문득 손에 들에 된 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영두의 우연한 현실
제목과 표지가 이상하게 끌리더라니.
펼쳐보니 단편집 같았다.
앞부분부터 읽기도 싫어서 제목과 같은 작품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책 뒤표지를 보았다,
아주 작은 변수 하나만으로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우리네 인생이란 얼마나 복잡한 시뮬레이션인가!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그 경우의 수만큼
수많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절대적인, 유일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그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라면?
지금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은 다른 우주에서 살던 또 다른 당신일 수 있다.
작가 이현은 여섯 개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현실,
그래서 정답처럼 자신을 맞춰 가며 살아 보려는 현실, 혹은
너무나 높고 튼튼한 철벽 같아서 벗어나 보고 싶은 현실을 보여준다.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게, 때로는 비참하게.
누군가에게 반한 느낌
그런 느낌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주제와 감성으로 글을 쓰는구나
작가에 대한 약력은 예전에도 읽은 적이 있으나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건방지고 게으르며 무책임하고 산만하며 이기적이고
고집 센 인간이지만 글을 쓸 때만은 가끔, 겸손하고
부지런하며 책임감 있고 진중하며 이타적이고 유연해지는
자신을 심하게 어여삐 여기는 무한이기주의자.
아, 난 한결같이 게으른데~
이제 이 작가의 책을 찾아읽어야겠다.
연애하는 기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