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해도 괜찮아 - 꼬마 다람쥐 두리 1 사계절 웃는 코끼리 5
강정연 지음, 국지승 그림 / 사계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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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태권도 띠 안보내줬어? 

엄마 수첩을 넣어주어야지? 

엄마 물통 넣어주라니까?  

엄마 가위 없어. 엄마 장난감 찾아줘,  

어디있지? 

요즘 잔소리쟁이 딸이 날마다 나를 부른다. 

어머 미안해. 깜박했다. 어쩌지? 미안, 담엔 챙길게. 아디 두었더라? 

한때 기억력하면 바로 나 라고 자부할 때도 있었건만 왜 그리 깜박깜박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가습기에 물넣다가 다른 거 잠깐 한다고 가서는 잊어버리고는 물 철철 넘치는 소리에 아고 하고 달려가고, 세탁기 돌려놓고는 빨래 한걸 잊고는 안 널어서 오래 시간이 흘러 다시 하고 

지갑찾고 어느날은 핸드폰을 손에 쥐고 핸드폰 찾으러 다니고. 

그런 내 모습이 아이에 어떻게 비춰질지는 안봐도 뻔하다. 

아기 다람쥐 두리 엄마 역시 깜빡이 아줌마. 

늘 깜빡깜빡. 두리는 그게 무척 속상하다. 

과자를 굽다가도 태우고 파란 멜빵바지를 어디 두었는지도 모르고. 

우리 엄마는 정말 못말려. 두리가 말한다. 

우리 딸이 몇년 후 그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게다가 친구 엄마랑 비교가 된다니. 두리가 비교한 것은 바로 리본을 좋아해서 주렁주렁 리본을 달고 있는 리본 아줌마인 미미 엄마. 

미미 엄마는 깜박하지 않고 미미를 기다리고 과자를 태우지도 않고 만들어 주고 깜빡하지 않고 미미에 대해서는 모든 걸 기억하는 미미 엄마가 부러운 두리. 게다가 미미가 자꾸 엄마에 대해 놀리자 속상해서 과자도 안 먹고 집으로 가버린다. 

집으로 가자 국자를 들고서는 국자를 찾고 있는 엄마. 

두리 엄마는 호호 하고 웃지만 두리는 아주 속상하다. 

깜박하는 엄마가 맘에 안드는 두리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떠난다. 

'기분이 엉망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엄마를 보고 싶지가 않아요. 비밀 기지에서 그림책좀 보다가 돌아올게요.' 

밤나무 숲길 은빛 강가에 두리, 보보, 미미가  함께 만든 비밀 기지가 있다. 

두리는 그곳에서 책도 보고 사탕도 먹다가 잠이 들었다. 

해가 니엿뉘엿 지자 집으로 돌아가려는 두리. 

그런데 집으로 난 숲길이 안보이는 거다. 두리는 점점 무서워하고 있는데 반가운 목소리, 

바로 엄마다, 

두리 엄마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건 바로 두리의 냄새를 맡는 일. 

다른 건 다 잊어도 두리 냄새는 잊지 않는다는 깜빡이 엄마 두리 엄마. 

무지무지 사랑해서 생기는 특별한 능력,  

두리는 이제 엄마가 깜빡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잊어버린건 두리가 기억하면 되니까. 

이것이 강정연 작가의 힘이 아닌가 싶다. 

이 짧은 이야기에 재미와 주제를 담아 자신만의 독특한 어조로 버무리는 것. 

재미있게 그리고 공감하며 읽었다. 

다만 숙제가 남는다 

깜빡하는 내게 특별한 능력을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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