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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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서 시간이 흐른 뒤 리뷰를 쓰게 되는 건 바빠서이기도 하나 당시는 좀 슬퍼서 쓸수가 없었다.  

제 5회 우리 교육 작가수상작이어서 읽기도 했고 제목이 와닿기도 했지만 예상대로의 내용과 결말이어서 실망도 컸다. 아주 뻔한 이야기를 능숙한 기술력으로 잘 다듬은 느낌! 그 기술력이 부러워서 침흘리는 정도. 

이렇게 냉담하게 말함 좀 낫나? 싶게 사실 난 이 책을 읽고 펑펑 울었다. 

이 책에는 아이의 죽음을 소재로 다루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아이의 죽음에 대한 소재는 절대금기인양 조심스럽고 문을 열면 수렁에 빠진듯 슬픔에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절대 있어서는 안될 불길한 상상. 

그래서 재미나게 읽고 슬퍼 울고 한동안 이 책 때문에 책읽기를 며칠 멈추기도 했지만 다시 냉정을 찾으면 잘 된 동화이긴 하나 어디선가 베스트 극장같은 드라마 한편 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에 대한 글을 보니 아하 드라마를 쓰는 작가였구나. 그래서~ 

책 속에는 상처를 가진 아이들과 어른들이 등장한다. 

재혼 가정의 아이 근호, 편모 슬하에서 아픈 형 사이에 아빠를 기다리며 명랑하게 지내는 아이 동우. 외로운 할머니. 

이 세사람의 연결고리는 죽음과 영혼사이에 있다. 사랑과 영혼의 아이들버전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책은 작가의 능력인 흡입력으로 책장을 쥐게 만든다. 

자전거 사고로 느닷없이 죽은 아이 근호. 죽어도 너무나 억울한 영혼.

영혼을 알아보는 영매인 할머니는 이들의 뜻을 전하고 동우와 친구가 되면서 근호와 동우의 형은 같은 심장을 공유하며 죽었으나 살아나고 죽어가나 살아나는 사이가 된다. 

아픔을 건드리는 방식이 익숙하나 직설적이라 슬프면서도 통쾌하기 까지 하다. 

우리는 모두 아프고 그래서 어딘가 아픈 곳을 터뜨려 주길 바랄 수도 있다. 

죽음이 아닌 영매도 아닌 서로 대화와 마음을 알아줌 속에서 서로 보듬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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