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 -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람들
서해경.이소영 지음, 마정원 그림 / 휴먼어린이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이야기다.
나는 부끄럼이 많은 아이였다.
버스를 타서 자리에 앉으면 늘 좌불안석이었다.
자리를 양보할 노인이 타시지는 않았나 살펴야 하고
바로 옆에 가방을 든 사람에게 가방 주세요.라고 말을 걸어야 했다.
늘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가방 주세요. 여기 앉으세요를 말하곤 했다.


목욕탕은 또 어땠나.
여기 조마조마하긴 매한가지였다.
등밀어요. 등밀었어요? 하는 물음에 나는 수줍게 때밀이 타월 주세요. 먼저 밀어드릴게요.라고 응했었다.


엄마는 음식을 하면 우리 먹을 게 팍 주는데도 이웃에게 돌렸고 비싼 배 한 상자 선물로 들어오면 집집마다 두 개씩은 돌리셨다. 하나는 정 없다고.


이제는 버스나 지하철을 편한 마음으로 탈 수 있다. 목욕탕에 가도 누가 때밀어 달라면 어쩌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무거운 가방을 들고 타도 끝까지 내가 들고 가야하고 내 등은 내가 알아서 밀거나 돈을 내고 밀어야 한다.
이웃에게 음식을 돌리지 않아 맛있는 음식 전보다 더 오래 먹기도 하고 가끔은 상해 버릴 때도 있다. 세상은 그렇게 편해졌고 그것에 대해 우리는 누구하나 불평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공동체이며 함께 사는 사회를 이야기 하려 한다.
이 책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났을때 나는 억울하고 답답함이 목까지 치밀어올라왔다.
정말 이런 나쁜 사람들이 우리 모습인가.

함께 사는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 비슷하거나 취향이 맞거나 혹은 나보다 나아서 잘 보여야 할 사람들하고만 함께 살길 원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물론 아이들이 읽어야 한다. 더 많은 아이들이 읽고서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아이에 앞서 어른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이게 우리 모습이니 어찌 생각하느냐 자문하면서.

요즘 더더욱 이 공동체에 대해 많은 생각이 오고간다.

편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흔하디 흔한 진부한 말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았는가.

아직 내 아이는 어려서 인지 친구를 때릴 줄도 모르고 친구와 나누고 안아 줄줄만 안다. 혼자 자라 경쟁을 배우지 못했고 외면을 배우지 못했다.

함께 인사하고 나누는 것만 배우고 있는 아이.

이 아이가 정말 아이 마음 그대로 공동체 학교에 굳이 들어갈 필요없이 말 그대로 그 사회를 살아갔으면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8-11-0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가르치지 않고 경쟁만 가르치는 어른들의 세계, 부끄럽고 서글퍼요. 리뷰를 보면서 꼭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하늘바람 2008-11-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노아님 ^^
그런데 참 그게요 이미 세상은 그렇게 되어서 우리도 그렇게 적응하고 살잖아요 엣날방식으로 가르칠수도 없는거죠. 적응하면서 더불어사는법이 되는거예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