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돌잔치 준비를 하는 태은이 친구 엄마를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었다.
돌잔치를 멋지게 (화려하게가 아닌 기억에 남게) 해주려던 내 계획이 틀어지고 안하게 되자 영 마음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에서 나름 멋짓 돌상을 차려주고 돌잔칫날 못지 않게 집에 이것저것 꾸며 놓야야지 라고 맘을 먹었는데도 아직 돌사진도 못찍었다.
겨울잠을 좋아라 하는 내 특성도 그렇고 추운 날씨도 그렇고
부산한 맘도 그렇고
뭣부터 해야할지.
태은이 한복을 입혀야겠지. 그런데 대여해야하나 사야하나.
어떤 곳에 가면 대여비가 사는 값보다 더 비싸고 인터넷으로는 잘 판단이 안선다.
하얀구두도 하나 사주어야하는데 돌복이랑 짝맞춰 신켜 사진 찍어주어야 할텐데.
사진도 현상해야하고 맘스다이어리도 새로 주문해야하고
돌상을 꾸밀 천이나 바구니 등도 알아보아야하는데
등등
하지만 요즘은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느낌이라서 뭣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할지 자꾸 망설이게 되고 주저앉게 된다.
돌이 다되어 가는데도 태은이는 걷기는 커녕 아직 혼자 서지도 못한다.
뒤지기도 백일즈음하고 뭐든 빨리 하고 붙잡기 서는 것도 8개월부터 했는데 아무래도 붙잡고 서는게 빨라 심하게 넘어진 기억에 두려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