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호텔 - 내 마음이 머무는 곳 작은 곰자리 72
리디아 브란코비치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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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호텔이라는 그림책을 만났다. 큰 기대를 안했다. 마음이야기는 흔한 아이템이기도 하지 않은가 하며 나는 기대는 안했지만 보고 싶은 마음에 주문했다. 

호텔지배인이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이 그림은 지배인이 찾아오는 손님을 기대하며 시작된다. 어떤 손님이 올지. 어떤 손님은 재미있고, 까탈스럽다

그러다 만난 장면은 슬픔이 머문 방.

슬픔은 툭하면 방을 어질러 놓고 늘 욕실에 물이 흘러 넘친단다. 가끔 아래층까지 물이 새기도 하고. 

슬픔이 찾아오면 조용히 기다려 줘야 해요 하는 문장에 나는 기다려 준다는데도 무엇이 안기다려주어서 억울하기라도 했는지 눈물이 펑펑 났다.


충분히 울고 글도 쓰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구나. 그러지 못한 내 마음에 미안함이 번졌다.

책에는 분노.평화, 등의 감정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는 끝 부분 불안에 대한 이야기가 쿵하고 와닿았다. 분노는 엄청 시끄럽고, 벽이 흔들릴 정도로 소리를 질러 댄다고 한다. 분노에게는 넓은 방이 필요해서 가장 큰 방을 내어주지만 분노는 가둬두면 다른 감정으로 변신한다고 한다. 

다른 감정은 바로 죄책감, 우울감, 심지어 수치심. 분노가 마음껏 소리지르지 못하면 오히려 훌훌 털고 떠난다고 한다.

분노가 떠나면 무엇이 올까? 호텔은 조용해지고 바로 그때 평화가 찾아온다고 한다. 평화가 찾아오면 끝날까? 평화는 지속될까? 살아볼수록 지속되는 마음은 없었다.

감정은 온갖 크기와 마음으로 찾아오고 잘 보이지 않는 감정도 있다고 한다. 들키지 않는 감정도 있겠다 싶다.

너무 많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아우성치면 불안이 찾아온다고 한다.


불안은 늘 모습이 달라요.

두려움처럼 보일 때도 있고,

죄책감처럼 보일 때도 있어요.

불안은 주목받기를 좋아해요.

내가 자기만 봐 주었으면 하지요.

다양한 감정이 아우성치는 시간을 만나고 있다. 차분해지고 고요해지자고 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이다.

몇년 전 나는 나는 아무래도 괜찮아. 나는 안 중요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다 갑자기 내 자신이 고개를 들고 왜 내 생각안해? 하는 듯하다.

날마다 화이팅을 외치고 괜찮아. 지나갈 거야. 를 외치고 있지만 잘 안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체력을 기르고 감정호텔에서 말하듯 기다리고, 지금 내 마음이 이렇구나를 느끼면서 토닥토닥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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